[전남매일=광주]황애란 기자="지방자치를 꽃피게 하기 위해서도 공동체를 회복시켜야 합니다."

이종수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27일 광주 서구 라마다플라자 호텔에서 개최된 제1기 전남매일 CEO 경제아카데미에서 '지방자치와 공동체'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강의 앞서 박철홍 골드클래스㈜ 회장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 교수는 "2017년 8월 19일 동아일보에 게재한 '안중근가의 두 아픔' 칼럼을 본 한 사업가가 안중근 의사 유족들을 돕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바로 박철홍 회장이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유족 측이 귀한 마음을 이미 감사히 받았고, 집은 더 필요한 분에게 드렸으면 한다며 끝내 박 회장의 기부를 고사했다"며 "박 회장은 다른 독립운동가 후손을 위해 쓸 수 있도록 별도로 연세대에 1억원을 기탁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자치시대의 공동체 ▲자치와 공동체를 보는 시각 ▲공동체 회복을 위한 시도와 전략을 이야기하며 지역 공동체의 의미와 역할을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치 시대 공동체를 중요하게 보는 시각을 "인간은 공동체적 자아를 보유하고 태어난 존재다"고 밝혔다.

인간은 공동체에 대해 열망과 결합 욕구를 갖고 태어난 존재다고 정의했다. 태생적으로 공동체를 통해 생존하고, 행복을 느끼며, 궁극적 완성에 이르고자 하는 존재이며 가족, 친구, 타인과의 결합욕구를 갖고 살아가는 존재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공동체 중요성을 2009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오스트롬의 '지역 공동체를 통한 공유자원 활용' 연구를 예로 들었다. 마을의 다섯가지 공유재산을 500여년 이상 관리해 온 스위스 퇴르벨 부락, 550년 이상 농토의 물을 공동으로 관리 및 활용해 온 스페인 우에르타 관개농장, 1630년 공용관개 시설을 유지해 온 필리핀의 일코로스 노리테를 통해 공동체 정신의 의미와 기능을 전달했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공동체를 바라보는 시각은 빈약하다"며 "공동체 파괴와 해체 원인은 시장과 돈의 힘에서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최근 정부와 학계 등에서 공동체 회복 일환으로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마을기업에 관심과 지원을 시작했지만 '기업'요소가 붙지 않으면 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고 덧붙였다.

그는 "공동체를 회복하는 것이 삶의 질의 수준을 높여줄 것이라는 가설이 확산되고 있다"며 "지방정부와 묶어서 공동체를 회복하고 지원하지 않으면 자치를 심화시킬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자녀교육을 매개로 한 서울 성미산마을, 일본의 마찌 쯔쿠리, 영국의 커뮤니티 빌딩 공동체부 설립, 스페인 축구클럽 FC 바르셀로나클럽 등을 공동체 회복 사례로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지방자치가 활짝 꽃 피우지 못한 이유로 지역 공동체 와해를 꼽았다. 그는 "지방자치가 활성화 되지 못한 것은 자치의 결핍이 더 큰 이유다"며 "밑으로부터의 자치화는 심각할 정도로 살아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마지막으로 "지방자치를 꽃피게 하기 위해서도 공동체를 회복시켜야 한다"며 "공동체 회복을 통해 우리네 삶터를 회복하고, 이웃과의 어울리고 소통하는 사람 중심의 가치관 성장 연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