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만6,638 아동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와 사이트 이용자들의 합당한 처벌을 원한다며, 국민청원 하루 만에 10만 명의 동의를 얻었고 11월 20일 청원 시작 한 달 만에 동의한 사람들의 수이다. 경찰청, 미국국토안보수사국, 영국국가범죄청 등 32개 수사기관의 공조 수사가 이루어진 과정에서 이들은 검거가 되었고 뉴스를 접한 많은 사람들은 운영자와 이용자의 대부분이 한국인이라는 점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을 것이다.

손**은 다크웹에서 영유아 및 4~5세의 아이들이 강간, 성폭행당하는 영상들을 사고파는 사이트를 운영했고 더 기가 막힌 것은 걸음마도 채 떼지 않은 아이들이 성적 대상으로 학대당하고, 아무 죄 없는 아이들이 폭행을 당하며 신체 일부분들이 잘려나갔다는 것이다.

3년 전부터 해커들의 제보로 긴밀하고 은밀하게 소탕작전은 이루어졌고 사이트를 통해 학대를 당하던 23명의 아이들을 구출했으며 범죄자 검거의 쾌거를 이루었음에도 왠지 꺼림칙한 느낌은 필자뿐인가? 유료회원 중 이용자 337명 중 한국인 223명에 대해 합당한 처벌에 전 세계가 집중하고 있을 때, 외국과 다른 너무나 관대한 처벌에 다시 한번 분통을 터트리지 않을 수 없었다.

청원인은 아동포르노 사이트 운영자 손**와 사이트 이용자들의 실명과 사진을 공개하고, 현재 복역 중인 손**과 처벌 대상인 사이트 이용자들이 합당하게 처벌받기를 원한다며 대한민국이 더 이상 범죄자를 위한 나라가 되지 않도록 우리가 바꿔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청원인의 간절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국은 이들의 구체적 협의를 함구한 반면 미국, 영국의 경우 신상정보와 구체적 혐의를 낱낱이 공개했다.

같은 범죄를 저지른 동일 인물을 두고, 미국에서는 손**의 신상이 공개되었지만 우리나라는 필자조차 이름을 알 수 없어 손**이라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사이트를 운영한 손**은 1년 6개월 형을 받았고 미국인은 음란물을 다운로드했다는 이유로 15년 형을, 영국인은 아동음란물 제작한 혐의로 22년형을 선고받았다. 왜 이토록 모든 국민이 분노하는 사건에 처벌 수위가 극명한가? 어처구니 없게도 그들이 선처받는 이유는 결혼, 취직, 자백 등의 이유에서 이다. 솜방망이 처벌은 피해자들의 회복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고 오히려 피해자를 두 번 죽이는 일이며 고통만 가중시키게 된다. 국회는 아동 성착취 영상 소지자는 징역 6개월 이상에서 3년 이하 또는 3천만 원 이하 벌금형으로 형량을 높이겠다며 아동청소년성보호법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그러나 아무리 형량이 높아진들 말도 안 되는 그들의 이유로 법 적용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법이 되는 것이다.

얼마 전 모 방송에서, "사이트의 한 한국인 이용자는 무죄판결을 받은 후 미국에서 태어나지 않은 걸 감사한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고 한다. 돈은 지불했지만, 영상을 다운로드하지 않았다는 주장이 인정되어 무죄판결을 받았다는 것이다. 그의 게시글에는 많은 이들이 고생하셨다는 축하 댓글을 달았듯 한국은 범죄자들이 죄를 저질러도 살만한 곳이다.

문제는 다크웹뿐만이 아니다. 아동음란물, 아동포르노는 엄연히 아동성착취라는 인식도 하지 못한 채 성착취 영상 등은 쉽게 어플리케이션, 카페, 밴드 등 어디에서도 쉽게 볼 수 있고 거래되고 있다. 아동이든 성인이든 사람을 상대로, 이윤을 취한다는 것은 가장 파렴치한 짓이며 인권유린에 해당한다.

아무런 비판의식 없이 한 번쯤 볼 수 있는 포르노의 한 장르로만 여겨왔던 우리 사회, 어쩌면 운영자가 손**인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닐지도 모른다. 이미 한국에는 수백, 수천 명의 손**이 너무 많다.

이제 우리는, 청원인과 우리 모두의 바람처럼 아동청소년성보호법의 처벌조항이 상향조정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법적용이 제대로 되어 가해자의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고 포르노, 음란물이 아닌 성착취라는 인식과 더불어 아이들이 건강한 환경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온라인, 오프라인에서 성착취나 불법적인 것들을 감지해 내는 민감성 있는 감시자가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