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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끝은 '공멸'이었다
이두헌 본사 주필

2019. 12.08. 18:56:20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민족은 미래가 없다'는 말이 있다. 지나간 역사 속에서 잘잘못을 되새기지 못하고 똑같은 잘못을 반복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얘기일 터다.

우리 역사를 돌이켜 보면 이 같은 뼈아픈 사례를 여실히 살펴볼 수 있다. 선조들의 실수를 반성하지 않고 똑같은 실수를 반복함으로써 결국 또다시 참화를 겪은 사례가 늘 있어 왔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사례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일제침탈, 그리고 6·25동란이다. 이들 역사적 사례들의 공통점은 지도층의 극심한 분열이 불러온 민족적 비극이었으며, 애꿎은 피해자는 결국 백성이었다는 데 있다. 7년 동안 강토를 피로 물들이고 백성을 도탄에 빠트린 임진왜란은 당파싸움에만 몰두해 분열과 반목을 일삼은 지도층의 무능이 불러온 비극이었다. 정세를 오판하고 대비를 게을리한 대가가 백성의 목숨과 피였던 것이다.

16세기 후반 중앙정치를 얼룩지게 한 '붕당정치'의 폐해가 결국 나라와 백성을 파멸로 이끌어 갔다는 얘기다. 임란이 있기 불과 2년 전 정세를 살피고 돌아온 황윤길과 김성일의 상반된 보고가 당시 지도층의 사분오열을 여실히 보여준다. 정사 황윤길은 '침략'을, 부사 김성일은 '그럴리 없다'는 보고를 했기 때문이다. 동인인 김성일은 침략의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상대당인 서인 쪽 황윤길의 보고에 무조건적 반대를 선택했다는 게 역사의 해석이다.

이 같은 지도층의 분열은 나라를 파멸의 구렁으로 몰았고, 전국 8도가 전장으로 변해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고, 엄청난 재산피해를 입었다. 국가운영이 마비상태에 빠졌고, 경제의 기반은 송두리째 무너졌다. 그러나 교훈을 찾지 못한 지도층은 고질적 분열을 계속했고, 40여년이 채 지나지 않아 또다시 비극적 참화를 겪게 된다. 1636년 병자호란이 그것이다. 이 또한 당시 국제정세를 오판한 집권세력의 무능함과 분열이 불러온 비극이었다. 실리보다는 명분만을 앞세워 쓰러져가는 명나라에 집착하는 주전파와 일어서는 청나라와 화친해 실리를 추구하자는 주화파가 한치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면서 무능한 임금과 함께 백성을 사지로 내몬 것이다.

병자호란은 나라의 국왕이 침략해온 이민족 수장 앞에 최초로 무릎 꿇고 항복한 치욕을 안겨 줬으며, 그 수치는 아직도 '삼전도의 치욕'으로 역사에 전해지고 있다. 이 또한 임진왜란에서 교훈을 얻지 못한 지도층의 무능이 초래한 피의 대가였다. 그런 우리 민족은 300여년이 채 되지 않아 급기야 나라를 빼앗기는 설움을 당한다. 다름 아닌 일제 36년의 치욕의 역사가 그것이다. 조선조말 외척세력의 득세와 수탈, 밀려오는 외세 앞에 단합보다는 편을 갈라 싸우는 분열이 계속되면서 결국 국권 침탈의 치욕을 맛보게 된 것이다. 이름 없는 백성들의 목숨 바친 독립운동으로 해방을 맞이한 대한민국은 좌와 우로 나눠 또다시 분열하고 결국 외세에 의해 나라가 두 동강 나는 비운을 맛봤다.

이어진 1950년 6·25전쟁은 동족끼리 죽이고 죽는 최악의 비극을 연출해 내기에 이르렀다.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고 실천하지 못하면서 민족의 고통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작금에 구한말 상황을 연상케 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미국에 치이고, 중국에 치이고, 일본에 당하고, 북한까지 도발하는 상황이 그것이다.

나라를 둘러싼 국제상황이 참으로 어지럽고 위태 스럽다. 문제는 이런 엄중한 상황 속에서 우리 정치권의 행태들이다. 국익보다는 자당의 이익을 위해 무슨 짓(?) 이든 하려 드는 '붕당적 행태'들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총선을 위해 '북-미 회담'을 연기해 달라는 야당원 내 대표의 말이나 국민 대다수가 수긍 안 하는 단식농성을 고집하는 야당 대표, 청와대로 진격하겠다는 어느 종교인의 행태 등 그 어지러움이 도를 더하고 있다. 여기에 국가 공권력의 상징인 검·경의 대립, 일탈까지 국민은 불안하고 혼란스럽다.

'역사 속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국민은 미래가 없다'는 격언을 새길 필요가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금 진정으로 역사 속 교훈을 되새겨 볼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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