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역
문화
스포츠
기획
특집
오피니언
사람들
열린세상
전매광장
데스크칼럼
사설
에세이

층간 소음에 '멍' 드는 이웃사촌
공동주택 층간소음 사회문제 대두
이웃끼리 서로 배려하는 마음 중요
이두헌 본사 주필

2020. 02.02. 17:05:12

#. 직장인 최모씨(56·여·광주시 서구)는 요즘 집에 들어가는 게 지옥이다. 하루도 마음 편히 쉬는 날이 없기 때문이다. 아파트 위층에서 시도 때도 없이 들려오는 층간 소음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낮에는 물론이거니와 밤늦은 시간까지 울려대는 쿵쾅거림에 이젠 거의 노이로제 상태다. 관리사무소에 얘기해도 특별히 제재할 방법이 없다는 얘기만 돌아온다. 급기야 몇 번을 올라가 사정도 해보고 때론 큰 소리도 내 봤지만 별무 효과다. 7살, 3살 아들형제를 키우고 있는 30대 젊은 부부는 '우리 보고 어쩌라는 것이냐'고 되레 항변한다. 자기네도 매트도 깔고 아이들 단속도 하고 있지만 어쩔 수 없다는 것이다. 곤두선 신경에 부부 싸움까지 잦아진 최씨는 요즘 이사를 고민하고 있다. 현 상태로는 너무나 견디기 힘들기 때문이다.

#. 주부 김모씨(50·광주시 동구)는 최근 황당한 경험을 했다. 밤늦은 시간 같은 동 아파트에서 굉음 수준의 음악소리가 들려온 것이다. 창문까지 열어 놓은 채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에 주변 입주민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소리를 줄이라'는 성난 외침에도 음악 소음은 아랑곳없이 밤늦게까지 계속됐다. 결국 112순찰차가 도착했고, 경찰의 제지에 가까스로 상황은 정리됐다.

공동주택이 일반화 되면서 층간소음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위 아랫집 이웃끼리 얼굴을 붉히고, 심지어 주먹다툼을 넘어 칼부림까지 이어지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층간소음이 이웃공동체를 심각하게 해치고 있는 것이다. 실례로 지난달 16일 밤 광주 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층간소음으로 다투던 남자 3명이 쌍방폭력 혐의로 줄줄이 경찰에 입건됐다. 위층 소음을 견디지 못한 아랫집 남자가 홧김에 올라가 항의하던 중 위층 남자 2명과 말다툼 끝에 서로 주먹질을 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위층 남자가 흉기로 위협하자 생명에 위협을 느낀 아래층 남자가 계단으로 도주, 경찰에 신고한 것이다. 이 같은 사례는 하루에도 몇 건씩 접수되고 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층간소음은 여러 유형이 있으나 대부분 아이들이 뛰는 소리, 문 닫는 소리, 애완견 짖는 소리, 늦은 시간이나 이른 시간 세탁기·청소기·운동기구 사용 소리, 화장실과 부엌에서 물 내리는 소리 등이다. 주거문화가 단독주택에서 공동주택으로 바뀌면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생활소음이 대부분이다. 지난해 '층간소음 이웃사이센터'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아이들이 걷는 소리가 2만8,186건, 망치질 1,634건, 청소기·세탁기 등 가전제품 소음 1,367건, 가구를 끌거나 찍는 소리 1,343건, 문 여닫는 소리 786건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환경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층간소음 민원 건수는 전국적으로 10만건을 넘어섰으며 해마다 증가 추세다. 연도별로 보면 2015년 1만9,278건 ▲2016년 1만9,495건 ▲2017년 2만2,849건 ▲2018년 2만8,231건 등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8월 말까지 1만7,114건이 접수됐다.

해결방법은 없는 것일까. 건축기준을 대폭 강화해 소음이 전달되지 않도록 건축하는 것이 최선일 것이다. 하지만 이 방법은 당장 해결이 어려운 문제이다. 층간소음 원인자를 형사 처벌할 조항도 없다. 국토부의 공동주택관리 분쟁조정위원회 도움을 요청할 수 도 있지만 이 또한 속 시원한 해결책은 아니다. 구청이나 아파트 자체 분쟁조정위원회의 도움을 받는 것도 방법이지만 대부분 미봉책에 그친다. 결국 이웃끼리 서로를 배려하는 문화를 만드는 길 뿐이다.

층간소음 최소화를 위해 아이들이 뛰는 걸 자제시키고, 늦은 시간 조심해서 걸어야 하며, 문도 살살 닫아야 한다. 방음매트를 깔거나 도어 쿠션을 설치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또 큰 소음을 유발하는 청소기, 세탁기, 피아노 등은 밤 10시 이후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 공동주택은 함께 살아야 할 우리 모두의 생활공간이다. 서로 배려하지 않는다면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 보다 행복한 지역공동체를 위해 서로서로 한 발짝씩만 양보하면서 살자.

정치

사람들

경제

사회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