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아이러니하다.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이른바 '코로나 19'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기생충'이라는 제목의 영화가 아카데미의 대미를 장식했다.

물론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몹쓸 병균이 창궐하지는 않는다. 극 상류층과 극빈층 사이 상업적이고 생존을 위해 버텨가는 내용이 영화 전체의 줄거리다.

영화 스토리 가운데 일부는 헛웃음이 나온다. 아무리 봐도 의미 연결성이 없는 상황에도 의미를 연결 지으려고 한다. 영화 결론 부분에 관객들의 실소는 나오지만, 감독의 연출력으로 한동안 일부 장면 몇몇 컷은 상당한 복선이 깔려 있는 것으로 나온다.

결국 영화는 동양의 도덕적 관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권선징악을 토대로 자식을 위한 부모의 마음이 그대로 스크린에 투영됐다.

진부한 결론이지만 그 결론을 만들어가는 영화의 전체 스토리는 신선했다. 말 그대로 '그럴 수도 있겠다'라는 끄덕임 속에 영화의 각 씬은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장면들임에 이견이 없다.

사는 과정 모든 것이 연출 가능한 드라마라고 하지만 이번 코로나 사태는 영화 가운데 흥행 가능성이 높은 재난영화 중 하나다.

다행히 국내 사망자가 없고 확인된 확진자 대부분 건강상태가 양호하지만, 비상사태에 대한 우리의 대처를 이야기하자면 한숨부터 나온다.

광주·전남에서 처음으로 확인된 16번 확진자는 최초 검진에서 '퇴짜'를 맞았다. 중국을 안 다녀왔으니 그냥 귀가 조치했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불안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 국가의 안보를 흔들 수 있는 전염병 사태에 그냥 에피소드로 넘기기 어려운 장면이다.

일반적인 질병에 감염되는 것은 죄가 아니다. 낙인을 찍을 필요도 없는 사안이다. 그러나 환자 당사자가 몸에 느낀 증상에 대해 직접 찾아가 치료를 호소했지만, 매뉴얼에 없다고 돌려보내는 보건당국의 행태는 비판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일부러 '감염 확산'을 복선을 깔기 위해 직접 찾아온 환자를 돌려보내는 연출을 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실제 삶은 영화가 아니다.

감염병 관리에 있어 사람이 없고 기술력이 부족해서 막을 수 없었다는 말은 해명이 안 된다. 안이하고 무능함에 대한 지적만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