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역
문화
스포츠
기획
특집
오피니언
사람들
열린세상
전매광장
데스크칼럼
사설
에세이

'38 세계 여성의 날' 의미 되새기며
대유민 전남청소년문화센터장

2020. 03.11. 17:48:09

'국제 여성의 날' 또는 '세계 여성의 날'은 여성의 정치·경제·사회적 업적을 범세계적으로 기리는 날로, 1908년 3월 8일 루트커스 광장에 미국 뉴욕의 섬유여성노동자 2만여 명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열악한 의류 공장에서 하루 12~18시간 일을 하다 화재로 숨진 여성을 기리며, 미국 노동자들이 궐기한 날을 기념하여 안전한 노동조건, 남성 노동자들과 같은 수준의 임금(빵), 근로시간 단축, 노조 설립의 자유, 투표권(장미)을 요구하며 "우리에게 빵(육체의 권리인 생존권)과 장미(정신의 권리인 참정권)를 달라"고 외쳤다. 그 후 빵과 장미는 '여성의 날'의 상징이 되었다.

1917년 3월 8일 러시아에서는 굶주림과 추위, 전쟁의 고통을 견디다 못한 여성 노동자들과 여성 농민들이 거리로 뛰쳐나왔고 여성들의 궐기 앞에 러시아 차르(황제) 체제가 무너지면서, 아내는 남편 허가 없이 혼자 여행 갈 수 있게 됐고, 부부의 침실에 채찍이 사라지고, 이혼이 자유화되고 낙태가 합법화되었으며 투표권도 얻었다.

이후 세계 각국에서 여성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에 맞서 여성들의 연대와 투쟁이 이어졌고 UN은 1975년 여성에 대한 차별 철폐를 요구하며, 여성연대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기고 성평등 인식을 확산하고자 3월 8일을 '세계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하였다. 한국은 늦게나마 유엔 지정 43년 만인 2018년 양성평등기본법을 개정하며 법정기념일로 3월 8일을 '여성의 날'로 지정하였다.

많은 국가가 3월을 봄의 시작으로 여김에 따라, 세계 여성의 날은 봄철의 첫 번째 축제로 치러지기도 하지만 올해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코비드19)로 인하여 세계 곳곳에서 있어야 할 행사와 집회 등은 대부분 취소되었거나 연기되었다.

그럼에도 가부장제와 '페미사이드'(여성 살해)에 반대하는 여성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고 페미니즘 단체 회원들이 상의를 탈의한 '토플리스'(topless) 차림으로 행동에 나섰는가 하며 성폭력 문제에 대한 농담과 여성 비하 발언으로 수 차례 구설에 오른 거대한 두테르테 대통령 인형을 불태우는 등 아시아, 유럽, 중남미, 아프리카까지 이어졌고 거리로 나선 여성들의 외침을 코로나19 막지 못했다.

'여성연합'은 '올해의 여성운동상'은 66년 만에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을 이끌어낸 모든 여성들에게!, '성평등 디딤돌'상은 비정규직화에 정면 도전한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 여성 노동자들에게!, 차별 혐오 표현 금지를 담은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합헌 결정에!, 체육계 미투를 발화한 심석희 선수에게!, 교내 성폭력 문제 해결을 주도한 청소년 페미니스트 네트워크 '위티'에게!, 여성청소년에 대한 억압과 폭력을 여성주의 시선으로 담아낸 영화 '벌새'의 김보라 감독에게! 불명예인 '성평등 걸림돌'상은 성폭력에 연루되었지만 맞불작전을 폈던 김기덕 감독, 성차별적 채용을 일삼은 대전MBC방송국, 성착취의 온상 텔레그램 n번방 운영자들, 김학의, 윤중천 성폭력 사건을 축소 은폐한 검찰특수단, 리얼돌 수입을 허가해 많은 이들을 분노케 한 대법원 2부 재판부, 재판 과정에서 성관계 동영상을 보고 성관계 횟수, 장소 등을 물어 피해자에게 2차 가해 한 오덕식 판사에게 주었다. 고 발표했다.

뉴욕 여성 노동자들이 시위를 벌인 지 112주년이 됐지만 지구촌 여성들은 여전히 성차별과 성폭력으로 불안 한 삶을 살아가고 있고, 우리는 성별격차가 세계 104위에 머물고 있는 현실 앞에, 화이트데이를 손꼽아 기다리는 청춘 남녀들이 많을 것이나 '여성의 날'의 의미를 잘 아는 젊은이들은 과연 몇 명이나 될까?

모 의원은 생전에 2005년부터 15년 동안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여성 근로자들에게 빨간 장미꽃 한 송이를 보냈다고 한다. 성평등의 가치를 일깨우고 사회적 약자로서의 여성들과 연대하겠다는 마음을 담은 꽃 한 송이가 아니었을까?

코로나19로 조용한 가운데 '세계 여성의 날'이 우리 모두에게 성차별과 성폭력이 종식되는, 성평등을 향한 변화를 시작하는 뜻깊은 날이 되기를 염원해 본다.

정치

사람들

경제

사회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