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역
문화
스포츠
기획
특집
오피니언
특집
교육
경제특집
웰빙라이프

천혜 자연 그대로…여행객 유혹하는 '행복의 섬 고흥 득량도'
격랑의 역사 속에서 승전을 오롯하게 뒷받침한 섬
녹동항서 뱃길로 40분 … 방송·영화 촬영지 '각광'
탁 트인 해안도로 걷기 딱 좋아…밭 농사도 다채

2020. 04.02. 16:39:13

득량도 전경.

[전남매일=동부취재본부] 우성진 기자=파도가 제법 뱃전으로 덤벼들었다.

바람은 포말을 일으켰고 햇살은 포말과 그 사이사이에 내려앉았다.

옷깃을 여미고 도선 안벽에 어깨를 기댔다. 멀어지는 녹동항을 뒤로하고 득량도로 향했다. 이 바다는 고흥 녹동 앞 득량만이다.

녹동항과 득량도를 오가는 도선 ‘득량호’의 정원은 12명이다.

승용차를 실으면 4대까지 가능하지만 사람이 우선이다.

함께 탄 마을 어르신들의 오가는 얘기가 정겹다. 뭍에 나가 약을 타 온 얘기, 농협에서 라이터를 산 얘기, 소주 한 박스를 부탁받아 샀다는 얘기….



◇이순신의 바다, 승리의 바다, 그 속에 우뚝 선 ‘득량’

조선시대 득량도에는 목장이 있었다. 논과 밭이 있었다. 바다를 품어 풍족함이 넘쳐 났다.

이 바닷길과 득량도는 임진왜란 당시 전라, 경상, 충청 삼도수군통제사로 조선의 바다와 조선 백성의 안위를 지켜냈던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일상이 그대로 전해 내려온다.

장군이 이곳에서 ‘식량을 얻었다’ 해서 이름이 ‘득량’도이다. 득량도는 이순신 장군의 해상 전투를 위한 중요 식량기지 중 하나였다. 두 차례에 걸쳐 벼 300석과 820석을 잇따라 수확했다. 둔전이었다. 각종 역사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장군은 지휘관과 부하들에게 병참을 강조했다. 해상전투를 자유롭게 전개하기 위해서는 화살 같은 무기는 물론 먹을 것이 필요했다. 이 때 제 몫을 해냈던 곳의 하나가 득량도였다.

장군은 섬 정상에 성을 쌓고 식량을 비축했고, 그 둘레를 풀을 엮어 만든 마름으로 둘렀다. 간악한 왜적의 탐망꾼들이 정찰활동을 하러 올 때, 그것을 군량미로 보이게끔 속였다. 전술은 통했다. 목포에 노적봉이 있다면 고흥에는 성재봉이 있다.

해발 223m의 성재봉 정상에는 당시 득량성의 흔적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고흥과 보성, 장흥, 완도를 조망할 수 있다.

득량도에는 ‘장군샘’이라고 불리는 우물이 있다. 조선 수군과 이순신 장군이 마셨던 우물이다. 오늘도 샘솟고 있다. 마을사람들이 여전히 마시고 농사에도 요긴하게 쓴다.

400년 수령의 노거수.


◇“하루에 두 번은 뱃길로 왕복해야 헌디~”

고흥군 도양읍 득량도 면적은 1.93㎢이고, 해안선 길이는 6.5㎞이다. 녹동항에서 뱃길로 40분 남짓이다.

성재봉을 중심으로 남동쪽과 서북쪽에 마을 2곳이 있다. 남동쪽 해안 관청마을과 서북쪽 해안에 선창마을이다. 오늘날 관청마을은 34가구 43명이, 선창마을은 18가구 32명이 산다.

관청마을 사람들은 농사를 짓는다. 고구마와 감자, 기장, 대파, 유자, 수수, 마늘이 난다. 어촌계가 있어 바다농사도 늘 풍년이다. 벼농사 또한 명맥을 잇고 있다. 이 같은 농사는 큰 소득원이 아닐지라도 일 년 내 먹을 것과 자식들에게 보내져 득량의 너른 품을 내보인다.

관청마을 김명진 이장은 “예전에는 천명 이상이 사는 시끌벅적한 큰 섬이었다”면서 “지금은 일부 귀농 가구를 빼면 모두 나이가 들어 조용한 마을이 됐다”고 말했다.

이장은 “하지만 여전히 바다에서 갯것을 하고 마을 농사도 많이 짓는다. 여름에는 시원한 바람이, 겨울에는 오히려 따뜻한 기운이 돌아 마을은 건강하다”고 말했다.

바다 수심이 남쪽보다 깊어 임진왜란 당시 조선 수군의 판옥선이 정박하고 물산이 오갔던 선창마을 정인곤 이장은 “지금은 가구 수가 많이 줄고 섬 안에 가게가 없어 생필품은 녹동으로 나가 구해오지만 손님들이 찾아 들면 마을회관에서 숙식을 할 수 있다”면서 “언제든지 이장한테 연락하면 편의를 봐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장은 이어 2년 전에 마을 어귀에 새로 지은 ‘득량정’의 현판 글씨와 상량문도 올해 97세 되신 정상준 옹께서 일필휘지로 쓴 뒤 서각해서 걸었다고 귀띔했다.

관청마을 정금모 노인회장은 “하루 뱃길이 오전에 한 번 섬에서 녹동으로 갔다가 오후에 한 번 녹동에서 섬으로 오기 때문에 교통이 매우 열악하다”면서 “하루에 두 차례 왕복은 해야 섬사람들과 육지 사람들의 왕래가 잦아지면서 섬에 활기가 돌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서울에서 정년퇴직을 한 후 고향으로 내려와 정착한 장순락 씨는 “간혹 멧돼지 같은 산짐승들이 고구마를 캐먹어 밭을 들쑤셔 놓기도 하지만 수려한 풍광과 농사짓기에 부족함이 없어 아늑함을 느낀다”면서 “관청마을 왼편으로 예전에 방풍림으로 활용됐을 400년 수령 안팎의 노거수들이 있는 ‘청룡’지역 공원화 사업 등 마을 발전을 위해 어른들과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다”고 언급했다.

득량도 전경.
득량 벚꽃해안.


◇거점개발사업 통해 남해안 섬 관광의 이정표로

고흥군은 득량도권역단위 거점개발사업을 통해 득량도의 미래 비전을 ‘천만다행-천혜의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다시 찾고 싶은 행복의 섬’으로 정하고 이를 추진하고 있다.

기초생활기반확충사업으로 해피니스 해안공원, 포구명성 재현 프로젝트, 해피니스 해안도로를 조성 또는 정비하고 지역경관 개선을 위해 추억의 에피소드길과 이순신 장군 성터를 복원한다.

지역역량 강화를 위해서는 해피니스 활성화교육과 해피니스 활성화 지원 프로그램, 명품어촌마을 가꾸기, 자립형 관광문화마을 지원 사업을 펼친다.

앞서 언급한 사업들은 크게 세 가지 공간 창출을 통해 구현한다.

우선 ‘역사테마 공간’ 창출이다.

포구명성 재현 프로젝트는 이순신 장군 성터 복원을 통해 득량도권의 새로운 역사관광 콘텐츠를 만들어 다시 재도약하는 ‘해피니스 득량도 브랜드’를 모색한다.

이순신 장군과 조선수군, 고흥을 포함한 전라도 백성이 득량도에서 활약했던 역사적 가치를 재현하고 득량도 권역 100년사를 내다 볼 수 있는 볼거리 창출과 마을 간 교류 활성화를 통해 섬마을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역사기반시설을 만든다.

두 번째는 ‘문화테마 공간’창출이다.

방송과 영화 촬영지로써 대중들에게 인기가 높은 권역일대를 테마형 경관 개선을 통해 활력 있는 섬마을 문화 공간으로 만든다.

해피니스 해안 공원은 추억의 에피소드길 조성 사업과 연계해 권역 주민들과 외부 방문객이 더불어 어울려 즐길 수 있는 이색적인 문화접근을 시도한다. 사업별 동선을 연결해 방문객의 자연스러운 산책을 유도해 권역을 한 바퀴 순환할 수 있도록 해 체류시간을 연장한다.

세 번째는 ‘경관조망 공간’창출이다.

관청마을과 선창마을을 잇는 해안도로의 안전편의시설 조성과 우수한 해안경관 조망을 위한 시설 도입으로 걷기 및 드라이브 코스로써의 역할을 제공한다.

권역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자원들과 시설들 간의 유기적인 연계를 도모함과 동시에 주민과 방문객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섬마을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게 핵심이다.

이재호 도양읍장은 “임란 당시 이순신 장군과 조선수군의 승전을 뒷받침했던 득량도의 역사적 사실에다 획기적인 거점개발사업이 탄력을 받는다면 득량도는 남해안 섬 관광지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선창 득량정.



득량도 관청 마을길.


#2020040101000064400000901#

정치

사람들

경제

사회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