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동부취재본부]권동현 기자=순천시가 시민의 휴식공간인 조례호수공원을 사용하며 고액의 임차료를 한국농어촌공사에 지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며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공공재인 조례호수공원을 한국농어촌공사가 순천시에 기부채납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목소리는 지난달 27일 순천시의회 제239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폐회사에서 서정진 순천시의회 의장이 "조례호수는 신도심 형성 이후 농업용 저수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지 오래고 한국농어촌공사는 공익을 추구하는 준정부기관인 만큼 조례호수를 순천시에 기부채납해야 한다"라고 말한 데서 촉발됐다.

조례호수공원은 원래 농업용수를 제공하던 저수지였다. 1991년 농업기반공사(2008년 한국농어촌공사로 개칭) 소유인 조례저수지를 자연녹지에서 주거지역으로 바꾸는 도시기본계획 변경을 하며 10년이 넘는 논란은 시작됐다.

이때부터 매립에 반대하고 공원녹지로 보존해야 한다는 시민운동이 시작됐다.

시민단체는 대책위원회를 꾸리고 토론회와 공청회, 설문조사 등을 전개하며 매립반대 의견을 강하게 표출했다. 저수지 둑에서 천막농성까지 전개하며 호수공원화를 주장했다. 시민들의 자발적인 모금이나 기부·증여를 통해 보존가치가 있는 자연자원을 보호하자는 내셔널트러스트 운동도 펼쳐졌다. '조례저수지 매립개발지 매입운동'을 펼쳐 500여명의 시민들이 땅 한 평 매입금 기부 약정을 했다.

마침내 2004년 6월 순천시장은 조례저수지의 전면 호수공원화 조성계획을 발표하고 2008년 착공해 2009년 '호수공원'으로 탄생하기에 이르렀다.

호수 면적은 7만8,419㎡에 달하며 이 중 2만433㎡는 순천시가 매입해 음악분수와 실개천, 산책데크 등을 설치했다. 나머지 5만7,986㎡에 대해 한국농어촌공사에 임차료를 지급하고 있다. 2017년 8,600여만원, 2018년 9,600여만원, 2019년 9,900여만원을 지불했다.

이 과정을 잘 알고 있는 순천시의회 서정진 의장은 "한국농어촌공사는 조례호수공원을 아직도 저수지로 보고 있다. 조례호수공원은 시민들이 만든 명품공원으로, 앞으로도 이웃과 어울리는 공동체 공간으로 시민들이 만들어갈 공원이기에 온전히 순천시민의 품으로 돌려줘야 한다"라며 "순천시의회 또한 순천시와 함께 조례호수공원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극 나설 것이다"라고 강한 어조로 말했다.

오랫동안 시민단체에서 활동해 온 A씨도 "조례저수지의 소유자는 한국농어촌공사로 사실상 국가 소유라 할 수 있다. 국가를 대신하는 한국농어촌공사는 국민이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순천시에 기부채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