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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대국회 '말의 품격'을 높여라
이두헌 본사 주필

2020. 04.26. 17:45:20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대 국회가 종착역을 앞두고 있다. 국회의원 임기가 2020년 5월 29일까지 이니 이제 딱 한 달 남은 셈이다. 돌이켜 보면 20대 국회는 대한민국 헌정사에 기억될 만한 상당한 기록들을 남겼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5개 지역을 둔 선거구가 생겼고, 16년 만의 첫 여소야대, 3개 교섭단체를 둔 다당제 국회가 그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헌정사에 뚜렷이 새겨질 기록은 역시 현직 대통령 탄핵이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정의당, 무소속 의원 171명의 발의로 시작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은 새누리당 의원 63명의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후 탄핵안은 헌법재판소의 인용 결정으로 완결되었다. 헌정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국회 탄핵으로 권한을 내려놓게 된 것이다.

이후 진행된 대통령 선거 또한 새로운 기록을 만들었다.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매번 12월 대선을 거쳐 이듬해 2월 25일 대통령 취임식이 열렸으나, 5월로 선거가 앞당겨진 것이다. 2017년 3월 10일 대한민국 헌정사 최초의 현직 대통령(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이뤄지면서 5월 9일 대통령 선거가 치러졌고,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인 신분 없이 다음날 곧바로 취임선서를 하고 임기를 시작했다. 취임식장 또한 전통적인 국회의사당 앞 광장이 아닌 국회 내 로텐더홀이었다.

정권이 바뀌고 여야가 바뀌면서 임기 1년이 지난 20대 국회는 국민을 위한 생산적 국회보다는 오직 정쟁과 반대가 난무하는 '동물국회'로 전락했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 탄핵 이후 야당으로 전락한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으로 당명을 바꾸고 새 출발을 다짐했으나, 사사건건 문재인 정부의 발목을 잡는데만 당력을 집중했다. 국민의 엄중한 심판을 받아들여 반성하고 쇄신하는데 집중하기보단 심술보 가득한 아이 마냥 오직 발목 잡기로 일관한 것이다. 이 과정에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또한 정치력을 보여주기보단 야당에 끌려다니며 '야당탓'만 하는 무능의 극치를 보여줘 국민을 실망시켰다.

지난해 말 선거법개정 등 패스트트랙을 둘러싼 여야 간 극한 대치는 우리 국회의 품격을 드러낸 '막장국회'의 결정판이었다. 국회의사당에 망치와 빠루가 난무하고, 야당 원내대표를 감금하는가 하면 막말과 욕설·고소·고발전이 흡사 이민족 간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식물국회를 넘어 난장판 동물국회를 보는 국민은 그 혐오스러움에 눈길을 둘 수 없었다. 급기야 극우 태극기 세력들이 국회담을 넘어 경내에 난입하고, 이를 야당 대표가 비호하는 일 까지 벌어져 국민을 경악케 했다. 역대 국회중 가장 무능하고, 혐오스러운 '막장국회'라는 낙인이 바로 이로써 완성된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끝이 아니었다.

20대 국회 특징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막말 퍼레이드' 였기 때문이다. 대부분 보수우파를 지칭하는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과 추종 세력들에서 나온 말로 국회의 품격을 떨어 뜨리고, 국민의 가슴에 심각한 상처를 내는 용서 할 수 없는 행위였다. 대표적인 것이 자유한국당 김진태, 이종명, 김순례 의원 등의 '5·18망언'이며, 같은 당 차명진 전 의원이 쏟아낸 '세월호 막말'이다.

김진태 의원 등 3인방은 극우 논객 지만원과 함께 국회에서 개최한 세칭 '5·18공청회'에서 5·18과 5·18유공자를 비방·폄훼하는 막말을 마구잡이로 쏟아내 국민적 공분을 샀다. "광주폭동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에 의해 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 이제 뒤집을 때가 됐다" "5·18 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이 세금을 축내고 있다"는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역겨울 정도다.

차명진 전 의원은 세월호 5주기를 하루 앞두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세월호 유가족들, 자식의 죽음에 대한 세간의 동병상련을 회 처먹고, 찜쩌먹고, 그것도 모자라 뼈까지 발라먹고 진짜 징하게 해쳐먹는다"고 적었다. 그는 지난 총선 과정에서도 또다시 같은 막말을 쏟아내 세월호 유가족들의 가슴에 대못을 박았다. 이외에도 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달창' 발언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버겁다.

이제 21대 국회 개원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제발 21대 국회만큼은 국민을 생각하는 생산적인 국회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특히 '말의 품위'가 높아진 품격 있는 국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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