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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의 세계' 통해 점검해 보는 계기 갖길
대유민 전남청소년문화센터장

2020. 05.13. 18:40:59

밖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시끄럽지만 안방에서는 '부부의 세계'로 뜨겁다. 부부가 안방에서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젊은 여자와 바람피운 남편, 결혼 전 임신까지 해 결국 결혼하는 불륜녀, 복수를 노리는 여자 주인공, 이혼한 여자를 유혹하는 전 남편의 친구 등 이 드라마를 보며 부부가 서로 씩씩대며 캐릭터에게 욕을 하고 질타를 하면서도 눈을 떼지 못하고 본다는데 왜 그럴까?

'부부의 세계'는 영국 BBC드라마 '닥터포스터'를 리메이크한 드라마로, 사랑이라고 믿었던 부부의 연이 배신으로 끊어지면서 소용돌이에 빠진다는 줄거리는 유지하면서도 우리 정서와 문화에 맞게 내용을 담으려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륜을 저지르며 "사랑이 죄는 아니잖아"와 같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는 대사나 장면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남자 주인공 생일파티에서 남자들끼리 저질스러운 대화를 주고받으며 마치 남성의 외도를 옹호하는 발언을 하기도 하고 지역사회에서 나름 지성인이라고 자부하며 잘 나간다는 유명인사들 조차 성적인 농담으로 받아치는 도덕성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장면, 여자 주인공의 집에 괴한이 침입하여 피투성이가 되도록 무차별 폭력을 가하는 장면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을 경시했다거나 여자 주인공이 아들을 벼랑 끝에서 위협하는 장면 등은 지나치게 폭력적이란 지적이고 시청연령도 처음에는 19금으로 했는데 15세 이상으로 전환하려다 다시 19금으로 전환하는 오락가락하는 모습도 비난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부분이다.

여자 주인공의 병원 동료는 원장에게 "부원장 자리를 제게 달라"고 당당히 말했으나 "미혼에게는 맡길 수 없다. 여자들은 왜 그러냐?"며 차별적인 발언을 하며 부원장 자리를 내줄 수 없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들 준영은 이혼한 가정의 자녀로 주변의 엄마에 대한 따가운 시선과 갖가지 소문을 감내하는 어려움 속에 결국 도벽 행위까지 나타나고 우리나라 이혼율은 OECD 국가 중 상위권(2018년 기준 9위)을 고수할 만큼 결혼한 부부 2쌍 중 1쌍은 이혼을 하거나 고려하고 있다지만 아들과 여자 주인공은 이혼 후 낙인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을 볼 수 있다.

폭력성, 선정성, 고정관념, 성차별적인 대사나 장면으로 시청자들의 비난이 쇄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 드라마가 인기 있는 비결은 우리 사회의 고정관념이나 성차별적인 장면을 확대하고 공론화하면서 여성들의 공감을 이끌어 낸 점이라고 전문가들은 언급한다.

말인즉, "드라마에 나오는 병원장은 꼭 상사를 보는 것 같다, 한국 직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라고 한 시청자가 말하기도 했듯 아직 우리 사회는 고정관념이나 성차별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거나 힘들어하고 있다는 뜻이다.

소재가 '불륜'이어서 더 인기가 있을지도 모른다. 홍모 감독처럼 되고자 하는 불륜 환상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일본에서 '최초의 불륜학'을 출간한 저자는 "어떤 문화, 종교, 국가에서든 불륜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개인의 감정 문제로만 접근하기보다 어떻게 불륜으로 인한 불행을 줄일 수 있을지 다각적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우리나라 간통죄가 폐지는 되었지만 해도 된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불륜은 개인적으로 이뤄지는 행위지만 엄연히 범죄행위에 해당되고 우리 사회의 근간이 되는 가정을 무너뜨려 가정 파탄의 주원인으로 결국엔 심각한 자녀문제, 경제문제 등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적인 문제로만 보기엔 어렵다.

불륜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로 19금을 넘나들며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부부의 세계' 아무리 인기 있는 드라마라 하더라도 이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나 행동들이 모두 합리화되는 것은 아니다. 분별력을 가지고 그 안에서 얼마나 폭력성, 선정성, 고정관념, 성차별적인 요소가 존재하는지, 어떤 내용으로 얼마나 많은 공감을 이끌어 내는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어떤 것일지, 우리 가정은 흔들림이 없는지, 우리 자녀는 잘 가고 있는지 한번쯤 점검해보는 계기를 만들며 경건하게 시청을 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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