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역
문화
스포츠
기획
특집
오피니언
사람들
열린세상
전매광장
데스크칼럼
사설
에세이

코로나 시대의 현장 취재

2020. 05.19. 18:03:50

해마다 3월이면 스포츠 시즌이 시작된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물론이고 아마추어스포츠도 한 시즌을 시작하는 시점이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모든 스포츠가 일시 정지됐다. 그리고 2개월이 지난 5월 초가 돼서야 야구와 축구, 골프 순으로 무관중 체제의 프로스포츠가 시작됐다.

일종의 직업적 행운으로 무관중으로 진행되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를 현장에서 직접 보고 있다. 광주 연고의 KIA 타이거즈, 광주FC 경기다. 먼저 열린 현장은 KIA 홈구장인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였다. 지난 3월20일부터 KIA 타이거즈가 자체 연습경기를 하며 취재를 허용했다.

취재 가이드라인이 정해졌고 대응은 철저했다. 하루 전에 취재신청을 해야 했고 취재 당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출입구에 들어서서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확인받고 매체와 이름을 기록한 뒤에야 들어갈 수 있었다. 마스크와 손 소독제 사용은 말할 것도 없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입장할 수 없다. 한번은 열화상 카메라에 34도가 찍혔는데, 너무 낮은 온도가 표시되자 담당 직원이 비접촉식 체온계를 꺼내 들고 재측정을 했다. 그마저도 낮게 나오자 접촉식 체온계까지 동원해 36도가 나오는 것을 확인한 뒤에야 입장을 허락했다. 한 취재진은 체온이 상한선인 37.5도 이상이 측정돼 30여 분간 실외에서 대기했고 다시 쟀을 때 정상수치가 나오자 입장할 수 있었다고 한다.

취재도 제한적이다. 예전과 같은 별도의 인터뷰는 허용이 안 된다. 사전에 컨택이 된 경우에 한해 야외에서 2m의 거리를 두고 마스크를 쓴 채 인터뷰가 이뤄졌다.

최근 이태원 발 확진자가 발생한 뒤에는 출입조건이 더 깐깐해졌다. TV 중계로 인해 방송 관계자들이 많아지자 KIA는 미디어 카드에 별도의 체온측정표를 달도록 했다. 야구장 안팎을 오가는 관계자들의 경우 하루 두 번 이상 체온을 재야 한다.

프로축구는 정규시즌 개막 즈음까지 접근조차 안 됐다. 광주FC 선수들을 멀리서나마 실제 볼 수 있었던 시기는 지난 4월 22일 훈련이 처음이었다. 프로축구연맹이 취재 가이드라인을 정한 뒤였다. 구단에 사전 취재를 알리고, 현장에서 체온을 재고, 선수들이 훈련하는 그라운드에서는 멀찍이 떨어진 관중석에서 지켜볼 수 있었다.

정규시즌이 시작되면서 광주FC의 홈구장인 광주월드컵경기장 역시 출입이 더욱 깐깐해졌다. 체온을 재고 정상온도가 나오는 것을 확인받으면 안심스티커를 발부받았다. 안심스티커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야 했다. 경기 전 감독과 사전인터뷰를 위해 찾아갈 수 있었던 라커룸은 출입금지. 경기가 끝난 뒤에야 거리를 둔 채 감독을 만나 그날 경기에 대한 총평을 들을 수 있었다.

야구도 축구도 관중이 없는 경기는 긴장감이 떨어졌다. 평소에 너무나 당연했던 관중이 없어지고 나서야 관중의 소중함을 알 수 있었다고나 할까. 아무리 평소 관중이 많지 않았던 광주FC 경기도 무관중으로 진행되니 실제 리그이기보다는 연습경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광주는 개막 후 2연패 중인데 관중의 응원을 받았다면 더욱 힘을 내서 뛸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최근 TV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어촌편’에서 유해진이 한 말이 있다. “조금만 생각해 주세요.” 배를 타고 섬을 돌아보는 과정에서 팁을 주면 좋겠다며 배려해달라는 의미의 우스갯소리였는데 이 문장 하나를 코로나 일상에서도 적용하면 어떨까 싶다. 백신이 만들어지기 전까지 코로나는 종식되기 힘들어 올해 내내 생활 속 방역을 해야 할 분위기다. 아프면 집에서 쉬기, 마스크 쓰기, 손 씻기, 최소 1m 이상 거리 두기 등 조금만 생각하면 된다. 이태원 발 확진자 발생이 대확산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마스크의 힘이었다고 하지 않나.

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되고 아마추어대회들도 슬슬 기지개를 켤 준비를 하고 있다.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도 유관중 체제를 준비하게 될 것이다. 현장에서 경기를 ‘직관’하는 즐거움을 다시 만끽하기 위해서는 조금만 생각하고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의 작은 실천은 ‘직관’의 즐거움을 다시 얻을 수 있는 방식이 될 것이다.


/최진화 체육부장

정치

사람들

경제

사회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