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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코로나 이후' 준비해야
김석환 광주스포츠과학센터장

2020. 05.20. 17:38:03

매사에 때가 있다. 전염병의 시대에 스포츠는 다양한 맥락으로 재해석된다. 코로나19는 스포츠도 '새로운 일상(New Normal, 뉴노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일깨워줬다. 모든 외부 충격은 생태계의 변화를 가져온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코로나 이후(After Corona, AC) 스포츠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정부는 지난 5월 6일 사회적 거리두기를 종료하고 생활방역체계, 즉 생활 속 거리두기 단계로 전환하기로 발표했다. 생활 속 거리두기는 경제활동을 보장하되 국민 개개인이 스스로 방역을 책임지는 방역 주체가 되고, 코로나19의 전파를 막을 수 있는 새로운 일상을 만들어가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는 정부의 적극적인 방역과 국민들의 높은 시민의식에 힘입어 코로나 확산세를 막아내고 있다. 무엇보다 높게 평가받아야 할 점은 민주주의 원리에 입각한 방역 성공이다. 강제적 봉쇄와 이동제한 없이 비교적 정상적인 사회 및 경제활동을 실천하면서 감염자 조사와 추적, 통제를 시민의 합의 속에서 성공적으로 이뤄내고 있다. 하지만 생활방역으로 전환했어도 '거리두기' 실천은 계속돼야 한다. 백신이 개발될 때까지 코로나는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이다. 마스크 착용, 기침 예절, 손 씻기, 개인 간 최대한 거리 두기 등 방역수칙을 지키는 데 소홀해져서는 안 된다.

지난 5일 프로야구, 8일 프로축구가 개막했다. 전 세계가 한국의 스포츠 경기를 관람하면서 '스포츠 한류'가 새로운 콘텐츠로 부상하고 있다. 언제나 같은 시기에 시작되고 종료되는 스포츠는 일상의 안정성을 확인시켜 주고 만족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선수들은 새로운 환경에 대한 적응이 필요하다. 경기장에서 습관적으로 침을 뱉는 행위도 하지 않아야 한다. 국제축구연맹(FIFA)의 마셀 도게 의무분과위원장은 선수들의 침 뱉기를 금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의사인 도게 위원장은 "코로나19 백신이 나올 때까지 위생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경기장에서 과도하게 침 뱉는 행위를 금지했다. 선수들이 물을 마시기 전에 입안을 헹군 물을 뱉는 것도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경기 전 악수를 하거나, 경기 뒤 유니폼을 교환하는 일도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골 세리머니도 과거처럼 선수들이 뒤엉켜서 하는 것은 피하는 게 좋다. 국내 프로야구에서도 선수들이 침을 뱉지 못하도록 구단별 교육을 통해 강조하고 있다. 투수들이 공에 침을 묻히는 행위는 이전부터 규정을 만들어 금지해왔다. 앞으로 모든 선수들은 훈련할 때부터 침을 뱉지 않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코로나 이후 관중들은 소리 지르기, 큰 소리로 응원하기 등 침방울이 튀는 행위는 삼가해야 하고, 경기장에서의 음식물 섭취도 어려워질 수 있다.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이다.

아인슈타인은 "우리의 사고방식이 야기한 문제는 그것을 초래한 사고방식으로는 결코 해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 이유다. 스포츠는 단순한 운동 기술의 경연이 아니다. 사람과의 관계를 형성하고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며, 실패를 인정하고 상대를 배려하는 것을 배운다. 무엇보다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

코로나 이후 전 세계 스포츠 문화는 크게 달라질 것이다. 특히 관람위주 스포츠에서 체험위주 스포츠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바이러스에 감염돼도 평소 면역력이 높은 사람은 생존 가능성이 높지만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과 고령자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것이 증명됐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번 재난은 스포츠가 우리들 곁으로 더 다가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 모른다. 이제 한국은 선진국 따라 하기에 급급하지 말고 우리만의 고유한 경험을 살려 '스포츠 한류'를 전 세계에 보급해야 한다. 온 나라의 역량을 집중해서 코로나19 사태에 잘 대처했듯이 스포츠도 미래를 위한 체계적 시스템이 필요하다. 중요한 것은 대응이 아니라 예측이다. 바이러스는 어떤 형태로든 반복될 것이다. 지금은 어느 때보다 멀리 바라보고 대비하는 지혜와 행동이 필요하다. 스포츠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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