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사회의 변화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사람들의 접촉을 피하고, 만남을 억제하거나 금지하는 일이다.

사회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다. 산내들의 자연세계에 독불장군이 없듯이 사회란 개인과 개인은 씨줄 날줄로 엮어져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면서 서로 도와가며 살아야 한다. 이 때 친함이 진실되고, 진솔하며 깊이가 있을수록 인간관계가 잘 되는 것을 뜻하며, 친함의 정도는 가족에서부터 비롯된다.

친하다고 하는 ‘친’을 한자로 풀이하면, ‘나무 위에 서서 누군가를 바라보는 것’인데, ‘친’함에는 서글픈 얘기가 깃들어 있다. 먹을 것이 부족했던 아주 오랜 옛날, 굶어 죽는 사람이 태반이어서 어버이가 늙으셨어도 돌아가시지 않으면 식량만 축내기에 어느 시기가 되면 어버이를 업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서 2~3일 정도 먹을 것과 함께 어버이를 버리는 습성이 있었다.

이 때 지게에서 어버이를 내릴 때 지게에 있던 어버이가 나뭇가지를 꺾어 길바닥에 버리던 것을 본 아들이 ‘왜 나뭇가지를 꺾는 겁니까?’라고 묻자 ‘혹시 네가 돌아갈 길을 잃을까봐 산속으로 들어오면서 나뭇가지를 꺾어 뿌려 놓았으니 길을 잃지 말기 바란다’고 하여 부자간에 서로 껴안고 울었다는 슬픈 전설이다.

고구려, 발해, 고려, 조선을 이어오면서 계속 이웃이었던 여진족의 풍습은 어버이가 늙으셔서 식량을 축내는 경우 어버이를 산속으로 모시고 가서 포대에 넣어 나무에 매단 다음 아들이 포대에 들어있는 어버이에게 화살을 쏘아 죽였는데, 화살 한 방에 쏘아 죽도록 만드는 일을 가장 좋게 여겼다고 한다. 빗나가 맞추지 못하거나 잘못 맞추어 어버이가 고통을 계속 느끼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환경에서‘생활 속 거리 두기’는 철저하게 지키고 있으며, 손씻기와 마스크는 필수이며, 구내식당에선 차단막을 설치하거나 하나의 방향으로만 앉아서 식사하거나 다중이 모이는 장소를 회피하거나 각종 모임도 여전히 자제하고 있다.

나로선 요양원에 계신 어머니를 만나 뵙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코로나19는 올 가을 다시 창궐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고 있어 수그러들고 있는 오늘날의 형세를 낙관할 수는 없으며, ‘생활 속 거리 두기’는 계속될 것 같다.

또한 미국은 코로나19 발생지역으로 중국 우한을 지적하면서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도 피해자라며 발끈하자 무역제재를 통해 양국 사이의 긴장감이 더해 가고 있다. 미국과 이웃인 중국은 우리나라 무역시장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이로 인한 어려움이 가중될 것 같다.

사람간 ‘생활 속 거리 두기’로도 힘드는데 미국과 중국의 나라간 거리 두기는 물론 무역전쟁을 통해 헤게모니를 장악하려는 강대국들 다툼 속에 우리나라는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꼴이니 더더욱 안타깝다. 사실 코로나19는 ‘생활 속 거리 두기’등 다양한 정책으로 수그러들 것이고, 박멸돼 예전의 평화롭던 시절로 돌아갈 수 있겠지만 두 강대국의 해게모니 장악을 위한 싸움은 쉽게 끝날 것 같지 않다.

냉전종식을 위해 과거 죽의 장막을 걷우기 위해 두 나라가 핑퐁을 통해 새로운 협력세계를 열어 상생을 도모했듯이 지혜를 모아 갈등을 극복하고, 협력해 나가는 길이 필요해 보인다. 두 나라가 경쟁관계가 될수록 우리나라는 정치·외교·경제분야 등에서 낀 나라로서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움에 봉착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상황이라 정부가 제2추경, 제3추경을 마련해 경제를 부양하려 하는데 미국과 중국의 알력과 다툼에 피로감이 쌓이고 걱정이 늘어나고 있다.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되고, 미국과 중국의 관계도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나가 평화로운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그래서 개인간이든, 국가 사이든 코로나19 후유증으로 인해 ‘다시 친밀하게 가까워질 수 있을까?’라는 불안감과 의문을 깨끗이 씻어야 한다.

그래서 솔로몬 지혜와 서희의 외교력이 기다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