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아라 새들아 푸른 하늘을 달려라 냇물아 푸른 벌판을 오월은 푸르구나 우리들은 자란다. 오늘은 어린이날 우리들 세상! 이 노래를 부르면서 슬픈 이유는 뭘까?.

보건복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학대로 사망한 아동 수가 132명이나 된다. 신고건수 또한 해마다 늘고 있다. 놀라운 것은 최근 5년간 발생한 아동학대의 78.6%(6만8699건)가 부모에 의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학대 사건은 잊을만 하면 발생하고 또 잊을만 하면 발생한다. 최근 9세 남아가 여행용 가방에 7시간이나 갇혀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충격적인 사건은 온 국민의 공분을 샀다. 가해자는 50×71cm 크기의 가방에 가뒀고 아이가 가방 안에서 용변을 보자 크기를 줄여 44×60cm 크기의 가방에 가둬 결국 사망하게 만들었다. 채 충격이 가시기 전에 9세 여아가 잠옷 차림으로 눈에 멍들고 온몸에 심한 상처를 입은 채 도망쳐 주민에 발견된 사건은 우리를 다시 한 번 분노케 했다.

아동학대는 반드시 물리적인 폭력이 있을 때만 성립하는 것은 아니다.

완력을 사용하는 신체적 폭력 뿐 아니라 유기하거나 의료적 ·교육적 방임 등 경제적인 폭력, 성적인 장면을 노출하거나 성매매를 시키는 등 성적 폭력, 차별하거나 감금 등 정서적 폭력이 있다.

중요한 것은 아동 학대를 지속적으로 방치할 경우 학교폭력, 성폭력 등 다양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수 있는 또 다른 폭력의 씨앗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영화 '범죄소년'은 소녀와 어머니가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로부터 무자비하게 상습적 폭력에 시달려오다 결국 어머니가 소녀를 데리고 가출 하여 극심한 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게 됐고 결국 어머니는 소녀 7세 때 암으로 사망 하자 소녀는 친척집을 전전하다 결국 보육원에 맡겨지고 초등학교 3학년 때에는 절도를 시작으로 보육원에서 나와 중학교 학업을 중단하고 유흥가를 전전하다 조건만남으로 생활을 이어갔다. 가정폭력으로 가정이 해체되고 학교에서 퇴출당한 소녀는 SNS를 통한 또래관계와 유흥가의 뒷골목이 세계의 전부였다. 장기간 가정폭력에 노출됨으로 인해 축적된 긴장요인은 청소년의 폭력과 일탈행위의 원인이 되며 부모로부터의 학대 경험과 부모간 폭력 목격 경험은 청소년의 폭력 행동을 직접적으로 증가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2000년 아동복지법이 개정되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예방과 가해자 처벌이 법제화 됐고 2014년 '원영이 사건'으로 인해 아동학대 특례법이 제정되면서 처벌이 강화 되었다. 2018년에는 '아동학대 방지 보완 대책'으로 사회보장 빅데이터를 활용해 보호가 필요한 아동을 조기에 발견해서 지원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운영하고도 있다.

그럼에도 아동학대가 끊임없이 발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대통령은 학대 등 위기의 아동을 사전에 확인하는 제도가 잘 작동하지 않아 사건이 일어났다며 제도가 잘 작동 하는지 살펴보라고 지시 한 상태다. 아동학대가 근절되기 까지는 여러 장치가 필요하다.

제도가 잘 작동하여 피해자 보호가 제대로 되고 가해자가 엄중하게 처벌 되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부모와 떨어져 지내겠다는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이유로 분리조치가 되지 않아 죽음으로 몰지 않도록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유기적인 연계가 이루어져 보호조치나 후속 조치가 안정적으로 이루어 져야 한다. 아동학대는 주로 집안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잘 눈에 띄지 않는다. 따라서 신고의무자나 아동담당자는 밀착 감시자 역할로 신고가 철저하게 이루어 져야 하며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시민들의 아동학대에 대한 높은 인식 또한 절실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녀는 더 이상 내 소유물이 아니라는 사고로 차별받지 않고 온정을 받으며 자랄 수 있도록 합당하게 아이를 보살펴야 하는 부모의 책임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된다.

정부, 경찰, 아동보호전문기관, 시민, 부모 등 너 나 할 것 없이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촘촘하게 사회안전망을 구축해야 할 시점이다. 더 이상은 어른들의 잘못으로 안타깝게 소중한 아이들의 생명을 잃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