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는 맛의 도시다. 드넓은 서해바다에서 나는 각종 해산물 등 식재료가 풍부해 사계절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그중 목포에서 탄생한 꽃게살 비빔밥은 흔치않은 이색 음식으로 꼽힌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된 요즈음 서해바다에서 잡아올린 꽃게로 만든 게살 비빔밥으로 입맛을 돋궈보자.



◇꽃게살 발라먹는 손님에게서 착안

꽃게살 비빔밥은 40여년을 거슬러 올라 유달산과 여객선 터미널 사이에서 선술집을 운영하던 한 상인이 고안했다. 그는 당시 술안주로 꽃게무침을 판매했는데, 손님들이 밥에 비벼 술과 함께 먹는 것을 보곤 떠올린 음식이 꽃게살 비빔밥이다. 당시 가게를 찾는 주요 손님들은 뱃사람들과 군인들이었고, 이들은 꽃게무침에 비빔 밥과 술로 하루의 노곤함을 풀었다. 오랜만에 반가운 이들을 만나는 군인들에게는 즐거움을 선사한 동반자이기도 했다. 꽃게 껍질을 통으로 넣어 비비는 손님들의 번거로움을 줄이기 위해 식당 주인은 싱싱한 꽃게를 손수 발라 고추양념과 버무려 손님상에 냈고, 그 전통은 지금까지 그대로다. 현재목포에는 꽃게살 비빔밥의 시초인 장터와 미락 등 3개의 음식점에서 풍미 가득한 꽃게살 비빔밥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 신개념 밥도둑

돌솥비빔밥, 산채비빔밥, 육회비빔밥 등 비빔밥의 변신은 무죄라 할 정도로 다양하다. 통상 비빔밥이라고 한다면 채소와 육고기를 활용한 음식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해산물을 활용한 비빔밥을 먹어본다면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신개념 밥도둑으로 꼽히는 꽃게살 비빔밥이 그중 하나다.

꽃게살 비빔밥은 목포와 신안, 진도 등 서해안에서 갓 잡힌 신선한 꽃게만 사용한다. 집게와 다리를 분리해 살을 발라 양념과 잘 버무려 손님상에 낸다. 목포 시목인 비파나무를 사용해 만든 양념장 등 식당 양념의 개성도 각양각색이다. 꽃게는 양념을 하지 않아도 그자체로 달큰하다. 식당들의 비법소스가 더해진 양념장과 만나면 매콤달콤하고 풍미가 더 깊어진다.

참기름과 김가루 그리고 뜨끈하게 갓지은 밥 위에 게살양념장을 넣어 비벼먹으면 짜릿한 행복감이 느껴진다. 뜨끈한 밥알 사이사이로 꽃게살이 사르르 녹아 내린다. 여기에 기본으로 된장국이나 한우 힘줄를 3시간이상 고아만든 미역국 등 가게마다 개성을 살린 국물과 함께하면 금상첨화다. 꽃게살 비빔밥을 제대로 맛보기 위해서는 게살 비빔장을 밥에 비벼먹는 것을 권한다. 하지만 아삭아삭한 식감과 함께 특별한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찬으로 나오는 나물과 함께 비벼먹어도 좋다. 양념장과 함께 나온 꽃게다리무침은 와그작 거리는 재밌는 식감을 맛볼 수 있다. 먹는 순간의 행복, 어디서든 쉽게 맛볼 수 없는 꽃게살 비빔밥은 상상만으로도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