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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정책이 신뢰를 얻으려면
탁상 대책 반복 신뢰만 잃어
기본적 시장 논리 접근 필요
정정용<이사 겸 논설주간>

2020. 07.12. 18:10:54

요즘 세간의 가장 뜨거운 이슈는 단연 부동산 문제일 것이다. 정부와 여당이 폭등하는 수도권 집값과 관련, 정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음에도 집값이 잡히기는커녕 실수요자 부담만 커지고 있다는 비판여론이 확산된 때문이다. 비판적 시각이 커진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정책 불신에 따른 신뢰 추락으로 귀결된다.

현 정부는 출범 후 3년여 동안 수차례 부동산 대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통계에 따르면 서울의 중위 아파트값은 무려 50% 이상 오른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집값 고공행진을 잡겠다는 의욕은 컸지만 사실상 실패한 셈이다. 집값이 정책과 반대로 간 이유는 무수히 많을 수 있겠지만 필자는 시장이 작동하는 원리까지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이유에서 원인을 찾고자 한다. 이론적으로는 맞지만 각론에서 현실과 동떨어진 현상만 뒤쫓은 탓이 아닌가 싶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정부 정책이 작동을 하지 않으면서 시장의 신뢰는 이미 추락할 만큼 추락했다. 수도권 집값은 현재 어떤 정책을 내놓아도 잡히기는커녕 오히려 오르고 있다. 당국의 정책에 대해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확산된 탓이다. 부동산 대책과 관련, 정부가 그동안 여러차례 고강도 대책을 내놓았지만 역효과가 나자 불안감에 짜깁기식 추가 대책을 반복적으로 서둘러 내놓고 있는 이유가 가장 크다.

양치기 소년식 상황이 발생한 데는 청와대와 여권 핵심 관계자들의 부적절한 언행이 기름에 불을 끼얹는 격이다. 노영민 청와대 비서실장의 '반포 말고 청주 아파트 처분' 발표가 대표적이다. 현재의 부동산 정책이 서울 강남권을 핵심 타깃으로 하고 있음에도 반포동 아파트 대신 청주 아파트 처분 발표를 했으니 정책 자체를 송두리째 부인하는 것이나 다름 아니다. 정책을 입안하고 솔선수범해야 할 정부와 청와대 인사들의 민심을 읽지 못하는 언행은 정책 실효성을 스스로, 그리고 정면으로 거스르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청주시민 및 충북도민 입장에서 볼 때 노 실장의 발언은 분노가 치밀어 오를 일이다. 충청권은 물론이고 지방, 수도권 여론 모두 이미 심각한 생채기가 심각하게 난 상황이다. 엎지러진 물이 돼버린 격이다. 지난 총선에서 압승을 거둬 국정 추진 동력을 가까스로 다시 추스린 여권과 청와대 입장에선 치명상이 아닐 수 없다.

노 실장은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져 나가자 "7월중 반포 아파트를 팔겠다"며 때늦은 번복을 하긴 했지만 일각에선 비서실장직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여전한 상황이다. 그만큼 충격파가 컸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60%대 고공행진을 펼쳤던 한달여 전 대통령 국정 지지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과반 이상의 지지도를 바탕으로 국정을 안정적으로 끌고 가려던 청와대와 여권으로선 곤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엎질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 없는 만큼, 여권과 정책 당국은 원론적 입장에서 해법을 찾아야 할 필요가 있다. 상황이 꼬인다고 자꾸 거기에 집착을 하고 짜깁기식 대처만 반복한다면 여론은 더욱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해법이 의외로 간단하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한다. 부동산 정책 등에서 일이 복잡하게 꼬일수록 단순화시키는 것이 방안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급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작동 원리에 순응할 필요가 있다는 이치다. 모든 시장엔 복잡하고 다양한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에 상황에 너무 휘둘리다 보면 시장의 신뢰만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모든 정책은 목적이 아무리 선하더라도 그에 부합하도록 작용하는 힘과 반대의 힘이 동시에 존재한다. 따라서 시장 원리라는 기본적인 순기능을 절대 무시해선 안된다. 특히 부동산이나 집값의 문제는 국민들의 가장 큰 관심사기에 더욱 그렇다. 신뢰 회복, 상황이 꼬일수록 기본 원칙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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