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남구 한 다문화가정에서 아동방임 사건이 일어나 충격을 주고 있다. 집안에는 발 딛기 어려울 만큼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었고, 천장에는 거미줄까지 쳐져 있는 방안에 어린 남매 아이들이 방치돼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아이들은 친모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관계 기관에 호소하기도 했다.

아동방임을 막기 위해서는 꾸준한'관찰'이 선행돼야 한다는 걸 다시 한번 확인 시켜주는 사건이었다. 그 관찰의 주체 또한 더 확대돼야 한다. 문제는 위기가정 방문은 코로나19로 지난 2월 이후 중단되면서 사례관리가 수개월째 안 되고 있다는 점이다. 각 지자체들도 다문화 가정을 대상으로 비대면 전화상담을 이어가고 있지만 위기가정 발굴 효과는 미미한 수준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동방임 사실이 밝혀지려면 일선 학교와 아동보호시설 종사자, 이웃 주민들의 신고밖에 없다. 아동범죄 특성상 이웃 주민 신고에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하기 때문에 아동방임 피해가 늘어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다. 물론 관계 당국도 마냥 손을 놓고 있지는 않다. 현재, 각 자치구의 다문화가정 지원센터는 방문교육지도사를 활용해 해당 가정들을 사례관리 중이다.

하지만 자치구마다 인원 등의 사정으로 1인당 맡아야 할 가정은 천차만별이다. 더욱이 사례관리를 하려면 해당 가정의 동의가 필요한데, 가정이 원치 않을 경우 방문이 어렵다. 센터 관계자들도 모든 가정을 세밀하게 살필 수 없다며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관기관들은 사례관리를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 코로나19와 같은 특수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전문적인 사례관리사를 고용하거나 확대하는 정책을 하루빨리 도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각 지자체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현실적 어려움만 토로하기보다는 아이들을 더 면밀하게 관찰할 수 있는 방법을 꾸준히 고민하길 바란다. 아이들이 아픔을 호소하기 전, 우리가 먼저 나설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