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때 아닌 골프 라운드가 전남도청 안팎에서 화두다.

전남도가 코로나19 확산 위기 속 골프를 친 공직자들에 대한 징계를 예고하면서 처벌수위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어서다.

전남도에 따르면 광주고시학원에서 광주 127번 확진자와 접촉해 지난 8일 확진 판정을 받은 영암군 금정면장 A씨는 4일 공무원 교육원 동기들과 3개조로 나눠 영암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

금정면장을 포함한 영암군청 7명, 전남도청 3명, 광주시청 1명, 보성군청 1명 등이 이날 골프라운드에 참석했다.

이를 두고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해당 지자체장들은 사과문을 발표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코로나19가 광주·전남지역에 급속히 확산하고 있는 엄중한 상황에서 공직자들이 단체 골프모임을 갖고, 확진자와 접촉해 자칫 지역사회를 위험에 빠뜨릴 뻔한 이번 사안은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더불어 전남도와 영암군청은 지방공무원법 65조 3에 따라 해당공무원 10명에 대해 직위해제 조치를 내렸다.

전남도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열고 이들의 징계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하지만 공직자들 사이에서는 “골프를 친 게 죄가 아니라 공무원인 것이 죄다”는 자조 섞인 말도 나온다.

골프라는 특정 스포츠에 선입견을 가지고 유독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것이 과연 합리적이냐는 시각이다.

근무시간이 아닌 휴일 친목모임이었고, 단지 골프를 쳤다는 사실만으로 징계를 내리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특히 이들이 골프 라운드를 가진 날은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생활속 거리두기)로 집합·모임·행사가 허용, 공무원을 비롯한 대다수 사람들이 여가·친목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만약 골프라운드가 아닌 함께 여름휴가를 갔거나 배드민턴·축구 등 다른 스포츠를 즐겼더라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을까.

법과 원칙을 벗어나지 않는 전남도 인사위원회의 현명한 판단을 기대한다. /길용현 정치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