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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도블록 문제의 경영학적 해법
박성수<미래남도연구원장·전남대 명예교수>

2020. 08.09. 19:54:59

요즈음 시내 거리를 걷다 보면 교체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새 보도블록들이 들쑥날쑥하여 보행에 큰 불편을 주고 있음을 본다. 연중무휴로 도로 곳곳에서 보도블록을 새롭게 바꾸고 있지만, 그 결과는 하나같이 불만족스럽다. 이처럼 볼썽사나운 모습들을 지켜 보고 있자니 짜증이 날 때가 많다.

해외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은 잘 알 것이다. 특히 이웃 일본의 거리는 어떻던가. 어디를 가나 깔끔하게 잘 정리된 보도를 걸으며 부러워하곤 했던 기억이 새롭다. 무엇보다도 마무리에 강한 일본은 완벽한 제품을 선보여 일찍이 제조업 강국으로 발돋움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4차산업혁명 운운하며 선진국대열에 합류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어떤가. 하찮은 보도블록 하나 해결하지 못한 채 이렇게 보행인들에게 불편함을 주고 있다니 한심하기 그지없다.

며칠 전 어느 모임에 가서 보도블록 이야기를 꺼냈더니 동석했던 여성회장 한 분이 맞장구를 쳐 주었다. 여성들은 걷다 보면 하이힐 굽이 틈새로 빠져 곤욕을 치르기 일쑤라는 것이다. 심할 때는 발목 부상까지 당하는 경우들도 더러 있단다. 도대체 우리 보도블록 관리는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충분한 예산이 뒷받침되지 않아서 부실 공사를 하는 것인가. 아니면 회사의 시공능력이 문제인가. 그도 아니라면 감독관청의 관리 부재란 말인가.

며칠 전 하도 답답해 페이스북에 튀어나온 새 보도블록들 사진과 글을 올려 보았다. 그러면서 보도블록 문제의 해법을 머리 맞대고 함께 찾아보자고 읍소하였다. 그랬더니 의외로 많은 페이스북 친구들이 다양한 의견을 올려 주었다. 여기서 응답자들 내용을 간략히 정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효율과 생산성을 외면한 정부의 조기예산 집행, 관급공사의 하청, 재하청에 따른 공사비 삭감, 근로자들의 안일한 근무태도와 직업의식. 이재명 지사의 일하는 방식을 벤치마킹하기, 철저한 감수 절차의 제도화, 여성을 기획부터 시공까지 참여시키는 방법, 돌로 바닥을 까는 러시아 본받기, 시공업자와 담당 공무원들의 전문성, 자부심 부족 등이 언급됐으며, 심지어 어떤 분은 아래와 같이 세세한 방법을 제안하여 주었다.

“보도블록을 깔 때 흙을 다진 후, 자갈과 굵은 모래로 깔아서 통수가 되도록 하고 그 위에 보도블록을 깔고 틈새에 모래로 줄눈을 메워 주면 견고할 것입니다.”

필자는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우선 특정 지역을 모델로 하여 보도블록을 제대로 깔아 보자고. 그러기 위해서는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의 확고한 결심이 있어야 하고 업자선정부터 시공, 그리고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빈틈없이 수행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 제일 먼저 보도블록 팀을 구성해 처음부터 끝까지 챙겨 보도록 함으로써 하나의 성공작품을 만들어 보고 이 바람직한 사례를 확산시켜 나가도록 하자.

그러자면 우리나라 보도블록 문제에 경영학적인 접근을 시도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경영의 기본원리는 PDS 사이클에서 찾을 수 있다.

맨 먼저 사전에 치밀한 계획을 세우는 일(planning), 다음으로는 차질없이 실행에 옮기는 일 (doing),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원안대로 잘 수행하였는지 평가하는 일 (seeing)이며, 이어서 그 검토 결과를 다음 계획을 세울 때 반영하도록 하는 순환과정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보도블록을 까는 일도 먼저 주도면밀한 계획을 원활하게 수행한 다음, 잘 깔았는지를 보고 다음번 깔 때는 시정할 부분이 있으면 보완하여 작업하는 노력을 지속해 갈 때, 우리는 더 이상 잘못된 보도블록을 찾아볼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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