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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묵히 일하는 이들로 인해 풍요로워지는 일상
국제 콤포스텔라 그림책상 수상작
'우체부 코스타스 아저씨의 이상한 편지'

2020. 08.11. 13:05:43

우체부 코스타스 아저씨의 이상한 편지

코스타스 아저씨가 일하는 섬마을./길벗어린이 제공
콜라주 기법을 활용한 편지 일러스트./길벗어린이 제공
전화도 이메일도 없던 시절. 모든 사람들이 목 빠지게 기다렸던 사람들 중 한 명이 바로 우체부들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항상 모두의 사연을 전달하기만 하던 이들에게 수신자도, 발신자도 없는 익명의 편지 한 통이 도착한다면 어떨까?

국제 콤포스텔라 그림책 수상작인 ‘우체부 코스타스 아저씨의 이상한 편지’는 이 궁금증으로부터 시작한다.

작은 섬마을에서 50년 동안 우체부로 일한 코스타스 아저씨. 아무리 작은 섬이라고 해도 우체부 일은 쉽지 않다. 비 오는 날이면 편지가 젖지 않도록 조심해야 했고, 섬 끝에 있는 먼 마을까지 편지를 전해야 하는 날도 있었기 때문이다. 반가운 편지가 여러 장 오는 날에는 코스타스 아저씨의 발걸음도 덩달아 가벼워졌지만, 좋지 않은 소식을 담은 편지를 배달하는 날이면 코스타스 아저씨의 발걸음도 괜시리 무거워져 힘이 빠지기도 했다. 그래도 섬 마을 사람들에게 바깥 세상 소식을 전해주는 유일한 창구였던 코스타스 아저씨가 배달하는 편지들은 하루 세 번 끼니를 챙겨먹는 것 만큼이나 중요한 것이었기에 코스타스 아저씨는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배달을 나가곤 했다. 코스타스 아저씨는 가끔 글을 읽지 못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큰 소리로 직접 편지를 읽어주기도 했다. 그럴 때면 편지 속 글자들은 언제나 소중한 사람들과의 추억을 떠올리게 해 주었다.

그러나 코스타스 아저씨도 우체부로 일하는 마지막 날을 맞이했다. 그 날 따라 이상하게 항상 편지를 기다리던 마을 사람들은 하나도 보이지 않고, 아쉬운 마음에 배달을 끝마치고 나무 그늘 아래 앉은 코스타스 아저씨는 무심코 우편 가방 안을 들여다보다 수신자도, 발신자도 없는 이상한 편지 한 통을 발견한다. 편지에 적힌 내용은 딱 하나.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섬 저편의 해변인 ‘황금 모래 해변’.

코스타스 아저씨는 몹시 피곤했으나 편지를 기다리는 사람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황급히 발걸음을 옮긴다. 부지런히 걸어 도착한 그곳에는 온갖 음악 소리와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로 북적거린다. 바로 그 편지는 다름 아닌 코스타스 아저씨를 위한 파티 초대장이었던 것. 우체부로서의 마지막 날을 축하하는 섬마을 사람들 가운데서 코스타스씨는 환한 웃음을 짓는다.

작가 이리스 사미르치는 부드러운 펜 선으로 그린 그림 위에 종이를 자르고 뜯어 붙이는 콜라주 기법을 활용해 작업했다. 옛 우표 등을 이어 붙여 그 매력을 살린 콜라주 기법이 섬마을 사람들과 코스타스 아저씨의 따뜻함을 배가시킨다.

코로나19로 인해 그간 누렸던 일상의 중요함을 다시 한 번 절실히 깨닫게 되는 요즘, 우체부 코스타스 아저씨처럼 묵묵히 일하는 이들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코로나19로 인해 늘어난 택배를 배달해주는 택배원들과, 의료 현장에 앞장서 활동하는 의료진들과 소방관, 구급대원 등등. 모두의 소중한 일상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맡은 일을 묵묵히 해내는 이 세상의 모든 코스타스 아저씨에게 다시 한 번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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