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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의 '과학성'과 정치의 '논리'
이유 있는 지지율 뒤바뀜
민심 역행 땐 냉엄한 심판
정정용<이사 겸 논설주간>

2020. 08.23. 19:09:10

정치의 사전적 의미는 '사람들 서로간의 의견 차이나 이해관계를 둘러싼 다툼을 해결하는 과정'으로 정의돼 있다. 다시 풀면, 인간은 살아가는데 필연적으로 막히고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를 해결해 나가고 세상을 두루 이롭게 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세상을 이롭게 하지 못한다면 지지를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고, 권력도 잡지 못하게 되는 이치인 것이다.

우리는 이같은 정치적 이치를 지난 봄 실시된 4·15총선에서 선명하게 목격했다. 야당인 미래통합당은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장외투쟁과 과도한 국정 발목잡기 등으로, 결국 국민들의 지지를 받지 못한 채 여당인 민주당에 참패를 당했다. 국민들은 민주당이 예뻐보이진 않았지만 민주당보다 더 미워 보이는 통합당의 행태에 심판을 가했다 할 수 있다. 결국 민주당은 3분의2 가까운 의석을 획득, 단독 국회 운영을 할 수 있게 됐고, 미래통합당은 다음선거를 기약해야 했다.

그런데 압승을 거둬 기세등등하던 집권여당 더불어민주당의 상황이 요즘 좋지 않다. 당 지지율이 심상치 않기 때문이다. 지난 4.15총선에서 압승을 거둘 당시만 해도 하늘을 뚫을 기세더니 이젠 미래통합당에게 역전을 허용한 형국이다.

지난주 재확산한 코로나19 영향으로 미래통합당은 주춤하고 민주당은 반등 기미를 보이긴 했지만 지지율 추이만 놓고 보면 민주당 하락, 미래통합당 상승국면임은 분명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8월 10일~14일 8월 2주차 정당 지지도 조사를 한 결과, 민주당 34.8%, 통합당 36.3%로 지지도가 역전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로, 지난 2016년 10월 조사 이후 3년 10개월만에 민주당 지지도를 앞서는 수치라고 리얼미터측은 밝혔다.

일주일 후인 지난 18일 같은 기관 조사에선 민주당이 38.9%를 기록, 37.1%의 통합당을 근소한 차로 앞서긴 했지만 두 당의 격차는 오차 범위 내였다.

사실 지지율이라는 것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든 것은 사실이다. 왜냐하면 지지율은 항상 변화하려는 속성을 지니고 있고 무엇보다 지지율은 오르면 떨어지고, 떨어지면 다시 오르려는 양면성을 지닌 때문이다.

그렇지만 지지율은 과학적 측면도 있다. 무엇보다 현대의 정치나 정책 입안·추진 등 모든 면에서 민심의 추이가 절묘하게 반영된다는 점에서 과학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특히 지지율은 정치집단 등 조사 대상의 심리까지도 파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갈수록 중시되고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 지지율이 추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실수와 실정이 반복되며 점수를 잃었고 야당은 그 반사이익을 본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고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사건에 대해 민주당이 보인 애매한 태도, 부동산 정책 실책 등은 지지율 추락의 결정적 요인이었다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민주당은 지지율 추락의 이유를 분명히 받아들이고 자성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동안의 통합당 행태를 찬동할 순 없지만 그렇다고 180석 가까운 의석을 획득, 의회권력을 독차지한 민주당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행보를 이어간다면 국민들은 더욱 싸늘한 시선을 보낼 것이 분명하다.

미래통합당 역시 깨춤만 춰선 안된다. 여당의 실책이 이어지긴 했지만 여당은 여전히 절대적인 의회의 권력을 갖고 있는 만큼, 소수 야당임을 자인하고 국민들 편에 서지 않으면 수권정당의 모습을 갖추기 어렵다.

정치란 선거를 통해 여야로 갈린다. 더 많은 지지를 받아야 권력을 쥐게 되는 법이다. 이런 차원에서 순간의 여론 흐름에 일희일비해선 안되지만 순응하지 않으면 패배는 불가피하다.

답은 단순하다. '두루 이롭게 한다'는 정치 정의 중 '두루'라는 표현을 실천만 하면 될 일이다. 힘과 고집을 앞세운 깡패적 사고를 지양하고, 소수를 포용, 세세한 곳까지 살피는 어렵지만 쉬운 길을 가면 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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