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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간 경계조정도 못하면서 시·도통합이라니…”
“현안 하나라도 해결해봐라”…지역 민심 싸늘
“코로나19 시국에 통합제안 생뚱맞다” 지적도
■ ‘광주·전남 행정통합’ 지역민 반응

2020. 09.16. 18:13:42

지역 이슈로 떠오른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바라보는 지역 민심은 냉담했다. ‘코로나19 시국에 뜬금없다’는 반응부터 ‘지역현안을 하나라도 해결한 다음에 행정통합을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목소리가 나왔다.

일각에서는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대비해 행정통합을 논의해야 할 시점이고, 이에 대한 절차와 사업 구체화 등이 동반돼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광주·전남 행정통합에 대해 광주지역 여론은 크게 3가지다.

‘갑작스런 제안에 생뚱맞다’, ‘군공항 이전 등 지역현안을 하나라도 해결하는 게 먼저다’, ‘이용섭 시장의 정치적 노림수다’는 내용이다.

시민 김 모씨(동구 두암동·49)는 “이용섭 시장의 행정통합 제안은 갑작스럽게 튀어나와 뜬금없다”며 “시·도민이 과연 통합을 원할지도 미지수다. 광주·전남이 합쳐진다면 어떻게 합쳐지고, 시와 도 중에 누가 우위에 서는지 등에 대한 애매한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전직 기초의원 김 모씨(북구 일곡동·60)는 “광주가 통합하자고 하면 통합이 되냐”며 “지역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문제를 혼자 결정하고, 발표한 것은 아닌 것 같다. 행정통합을 꺼낸 배경에 의문이 생긴다”고 밝혔다.

광주시청 내부에서도 찬반이 나뉘고 있다. 대구·경북, 대전·세종처럼 행정통합을 이제부터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과 행정통합에 따른 인력배치 등 행정 불이익 등을 고려해야 한다는 반대 목소리가 팽팽하다.

공무원 A씨는 “광주·전남은 한 뿌리이고, 동일 생활권이다”며 “광주시민 대부분이 전남 출신이다. 시·도 통합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매우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다가올 미래에 대한 준비과정으로 본다”며 “기존 두 차례 통합논의가 소득 없이 마무리됐지만, 이번에 다시 활발한 논의를 통해 새로운 지역발전 출발점으로 삼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공무원 B씨는 “행정통합을 하려면 지역현안을 해결한 다음이 순서일 것이다”며 “정부도 처음에는 행정통합 모범사례로 교부금·보조금·인력배정 등을 우선순위로 챙기겠지만, 통합되면 파이가 줄기 때문에 역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시장의 행정통합 제안 취지는 공감하지만, 절차와 과정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일각에서는 이 시장의 정치적 전략이라는 평가를 내놓기도 했다.

지역 국회의원실 A보좌관은 “행정통합은 이뤄져야 한다”면서도 “지역여론을 수렴하고 절차와 과정을 거쳐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지역 국회의원실 B비서는 “코로나19 시국에 갑작스런 행정통합 제안은 당황스럽다. 사전 논의 없이 제안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며 “미래 화두가 될 인구감소와 지역소멸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광주전남연구원에서 행정통합에 대한 장단점과 시너지 효과 등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지역 국회의원실 C비서는 “이 시장이 행정통합 의제를 던진 배경이 궁금하다.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하지만 행정통합을 제안하며 의제를 본인 중심으로 가져갔다”고 의문을 던졌다. 또 “행정통합이 부각되며 구간경계조정은 수면 아래로 묻히게 됐다”며 “지방선거 전에 구간경계조정을 마무리하겠다는 이 시장과 국회의원들간 논의는 뭐가 되느냐”고 언급했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이 시장의 이번 제안은 국면전환용 승부수였고, 의제선점에는 일단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 광주시당에서 추석 전에 자치구간경계조정 토론회를 열기로 했는데 행정통합 제안에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될 것 같다”고 우려했다.

광주지역 모 기관장은 “광주와 전남은 같은 뿌리니까 같이 가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 행정통합에 따른 장점과 지역발전에 대한 구체성을 갖고 이야기해야 한다. 자치단체장 재임기간은 짧다. 행정통합에 대해서는 신중해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전남도의회 A의원은 “광주에서 통합을 제안한다고 해서 무조건 받아들일 수는 없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통합에 대한 지역민들의 생각이다”고 말했다.

A의원은 또 “통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필요성·목적·당위성 등을 갖고 도민들을 설득해야 하는데 그 부분이 없이 먼저 입장표명을 하고 방향설정을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앞으로 이해득실·필요성·당위성 등 통합과 관련된 사항을 면밀히 검토하고 집행부와 협의하겠다.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면 공론화시켜 도민들의 의견을 수렴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황애란·길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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