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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공정 개선 실기테스트
<데스크칼럼>

2020. 09.22. 19:49:47

얼마전 중학교 진학을 앞둔 초등학교 야구선수 학부모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학부모는 걱정이 가득했다. 중학교 진학을 위해 실기 테스트와 면접을 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제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가 입시면접을 봐야한다는 것에 한숨을 쉬었다. 초등학생은 성장이 시작되는 시기여서 신체가 천차만별인데 실기테스트는 일찍 성장을 시작한 아이들에게 유리한 것 아니냐고도 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대회는 커녕 훈련도 못했는데 갑작스럽게 실기테스트와 면접 일정을 발표한 것에 대해 불만의 목소리를 높였다.

엘리트 야구선수를 육성하는 광주시 중·고등학교는 그동안 학교 감독이 직접 신입생을 선발해왔으나 2021학년도 신입생부터는 실기테스트를 거치도록 했다. 광주시교육청은 중·고등학교 체육특기자 선발 방식을 실기와 면접 전형으로 변경했고, 지난달 말과 이달 초에 거쳐 이미 학교별 신입생 선발 요강을 공고했다.

이에 대해 그동안 말이 많았던 선수 선발방식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개선했다는 시각과 아직 성장기에 있는 어린 학생들, 특히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기테스트를 하는 것은 현실에 맞지 않는 처사라는 시각이 공존하고 있다.

대상 종목은 야구와 축구다. 다른 종목의 경우 선수가 부족해 테스트를 치를 여유 조차 없다. 하지만 야구와 축구는 희망자가 많고 엘리트팀을 육성하는 학교는 제한이 있어 실기테스트 방식을 도입했다는 것이 시교육청의 설명이다.

초등학생 학부모들의 하소연은 이렇다. 성장기에 있는 초등학생은 성장 속도가 달라 체력테스트에서의 공정성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초등학교 6학년때 이미 성인에 가까울 정도로 큰 아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아이들도 있다는 것, 성장기 아이들은 어느 시점에 어떻게 신체적인 변화가 발생할지 모르는데 단 한번의 테스트로 운동선수를 꿈꾸는 아이들의 인생이 결정되는 것은 너무 잔인한 제도가 아니냐는 입장이다.

광주시교육청이 내세운 것은 불공정 개선이다. 그동안 줄곧 제기돼왔던 임의적인 선수 선발방식을 개선해 실기테스트에 따라 선수를 뽑는 방식을 도입키로 했다.

그동안 각 학교는 지도자가 지역내 대회나 훈련장을 다니며 직접 보고 장단점을 파악하면서 오랜시간 지켜보던 선수를 선발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낙오된 자녀 학부모의 민원이 제기됐다. ‘실력이 훨씬 못미치는 아이가 진학을 한다. 미리 정해진 아이가 가는 것은 불공정하다’는 내용이다. 학교와 지도자의 선택이지만 그 과정에서의 비리 의혹 제보가 이어지자 교육청은 실기테스트, 그것도 감독을 제외한 외부전문인이 심사하는 테스트를 결정했다. 그동안 선수 선발방식에 있어 끊임없이 문제제기가 이뤄졌던 부분을 개선,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다른 종목의 한 엘리트체육 지도자는 초등학생을 대상으로하는 실기테스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아직 성장이 이뤄지지 않은 어린 선수들의 어떤 점을 보고 뽑느냐는 것이다. 그것도 단 한차례의 실기를 보고 판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실기테스트를 통한 야구 체육특기자 신입생 선발 방식은 광주에서만 시행된다. 공정하게 선수를 선발하겠다는 기본적인 교육청의 입장은 존중한다. 초등학교 저학년때 이미 운동을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실기테스트를 하는 것이 맞다는 의견도 많다.

하지만 실기테스트를 도입하는 방식과 시기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거의 모든 종목에서 대회와 훈련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초등학생들은 대회 조차 열리지 않았고 훈련도 못했다. 선발방식 변경은 일찍 결정됐어야 했고 또 일찍 공개됐어야 한다고 본다. 올해 초에 준비했고, 코로나 때문에 발표가 늦어졌다고 하지만 이것은 핑계로 밖에 안보인다.

중·고 신입생 선발테스트는 11월에 열린다. 이번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야구선수는 72명, 그리고 중학교에서는 49명을 뽑을 예정이다. 20여명은 탈락할 것이다. 어쩌면 의도치 않게 탈락하는 어린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공정을 위해 도입되는 만큼 실기테스트는 공정한 환경에서 공정한 방식으로 진행되는 것이 필요하다.


/최진화 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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