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출신으로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유준상 대한요트협회장(사진)이 내년 1월에 치러질 예정인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도전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보성군 회천면 선영을 찾은 유준상 회장은 성묘를 마친 뒤 지인들과 함께한 자리에서 대한체육회장 출마를 위해 체육계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하는 등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소 대한체육회의 운영과 선거방식에 대해 언론을 통해 폭 넓은 의견을 제시했던 유 회장은 “어떠한 선택이 대한체육회 발전을 위해 도움이 되는지를 고민하고 있다”며 “100년을 내다보는 미래 체육 발전을 위해서는 그동안 원만하지 못했던 대한체육회와 문화체육관광부와의 진정한 소통과 대화가 필요한 때”라는 점을 강조했다. 현재 문체부가 비대하므로 체육부나 체육청을 신설해 전문화해야 한다는 점도 주장했다.

문체부는 정부 기관으로 국가의 체육정책과 예산을 쥐고 보조단체인 대한체육회를 지휘 감독하는 위치이지만 대한체육회는 아마추어 스포츠를 통괄·지도하는 비영리 민간단체이다. 국제적으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가올림픽위원회(NOC)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는 불가분의 관계이다.

이 때문에 문체부와 대한체육회는 사안에 따라 입장을 달리하며 대립 양상을 보이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민간단체인 대한체육회는 문체부의 힘에 밀려 어려움에 빠지곤 한다는 설명이다.

특히 올해도 대한체육회는 문체부가 대한체육회와 KOC 분리 문제를 다시 제기하자 ‘불가 방침’을 천명했고, 2030년 아시안게임 충청권 유치도 문체부에 의해 무산됐으며 내년 1월 회장 선거를 위한 정관개정 승인을 문체부에 요청했으나 4개월 넘게 미뤄지고 있는 등 곤혹스러운 처지이다. 유 회장은 “한국체육의 발전을 위해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상호 보완 작용을 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 회장은 “차기 대한체육회장은 정치권을 대신하는 회장보다 진정한 체육인 출신으로 다양한 경험과 경륜과 지혜가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어 깊게 고민하고 있다”며 “대한체육회장이라는 자리가 정치적으로 이용되거나 악용돼서도 안 되며 오직 전문체육, 생활체육, 학교체육을 균형적으로 상호 발전시킬 수 있는 소신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현재 체육계는 코로나 19로 인해 올림픽이 연기되고 전국체육대회와 전국소년체육대회, 전국생활 대축전 등 각종 체육행사가 취소되는 등 사상 초유의 사태를 겪고 있다”며 “체육인들이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체육인들의 자존심을 살려주는 것이 미래를 위해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준상 회장은 “이번 선거는 1,500여 명의 투표인단에 의한 직접 선거로 치러지는 만큼 공직선거법을 적용하고, 선거인단은 물론 국민을 대상으로 공청회나 토론회를 개최해 체육계 전반적인 업무능력과 도덕성, 애국심 등을 검증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며 “전남에서도 대한체육회장이 배출될 기회니 만큼 대한민국 체육의 새로운 백년대계를 위해 고심해 보겠다”며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말을 아꼈다.

/동부취재본부=김근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