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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방식 그대로…사진관 43년 외길인생
■골목길 착한가게-영상칼라
일본 서적으로 독학…광주시민 희로애락 산증인
필름카메라 대중화 기대…"장인정신 갖고 운영"

2020. 10.25. 17:04:19

박승수 대표가 스캔한 사진을 출력하고 있다.

“필름 카메라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 않길 소망하는 마음과 대중화를 꿈꾸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광주시 서구 양동 초등학교 부근에 있는 영상칼라 박승수 대표(72)의 포부다. 영상칼라는 지난 1977년 서구 돌고개에 문을 열었다.

박 대표는 43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광주시민의 희로애락이 담긴 필름을 현상·인화해왔다. 아날로그에서 디지털시대로 바뀌면서 인화·현상 기계만 3번이나 교체했다.

사진도 흑백에서 칼라로 바뀌었고, 현상도 45분에서 25분 그리고 18분으로 단축되는 등 박 대표는 사진의 변화의 흐름과 함께했다.

박 대표가 사진관을 열게 된 계기도 독특하다. 삼양타이어(현 금호타이어) 재직 당시 담당 업무 중 하나가 회사 자료사진을 촬영하는 일이었다. 박 대표는 삼양타이어 공장의 새마을운동 자료를 만들면서 사진의 매력에 푹 빠졌다. 당시엔 사진을 배울 곳이 별로 없어 일본 서적을 뒤적이며 독학으로 공부하고 기술을 익혔다. 그리고 퇴사 후 꿈에 그리던 사진관을 열었다.

박 대표가 운영하는 사진관은 옛 방식 그대로 운영된다. 필름을 현상기에 넣어 스캔하고, 인화기에 약품처리를 해 사진을 출력하는 방식이다.이처럼 옛 방식을 고수하는 사진관은 광주·전남에서 박대표가 유일하다.

디지털 인화·현상기를 광주에서 최초로 도입해 지역방송에 소개될 만큼 박 대표는 사진 트랜드에도 민감해 했다. 사진의 발전에 뒤쳐지지 않게 늘 연구해온 탓에 변화에도 빠르게 적응했다. 포토샵이 막 나올 무렵에는 아들에게 기술을 배우는 등 기술력 향상에 대한 열정도 남달랐다.

이런 박 대표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휴대전화와 디지털카메라가 보편화 되면서 사진관은 사양길을 걸었다.

박 대표는 “과거에는 관공서에서 자료사진을 맡기기도 하는 등 일감이 많았다”면서 “하지만 디지털이 보편되면서 관공서는 사진을 파일로 첨부하기 시작했고, 사람들도 필름 카메라보다는 디지털카메라를 선호하게 되면서 점차 일감이 줄어들었다”고 회고했다.

사진관을 운영하던 동료들이 하나둘 가게 문을 닫으면서 박 대표 또한 폐업을 고민했다. 하지만 산부인과 의료용 사진 현상의뢰가 계기가 돼 현재까지 문을 닫지 않고 있다.

박 대표는 “밥벌이가 되질 않다 보니 사진관 폐업을 고민할 무렵 의료용 사진 현상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면서 “문을 닫아버리면 타 지역으로 현상을 의뢰해야 할텐데 생명을 다루는 매우 급한 상황이니 가게의 문을 닫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의료용 사진 현상으로 근근이 가게를 유지할 무렵 신기한 일이 벌어졌다. 최근 복고풍이 인기를 끌면서 필름 카메라를 현상을 의뢰하는 청년들이 하나둘 늘기 시작했다. 현재 광주는 물론 전남지역에서도 박 대표의 가게를 찾는 손님들이 점차 늘고 있다. 하루 평균 10~20명의 손님이 필름을 맡긴다. 현상과 스캔까지는 1만 원, 출력은 70년대 가격 그대로 300원을 받고있다. 더 많은 사람이 필름 카메라를 찾아주기 바라는 마음에 가격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필름 카메라가 대중화돼 현상 인화해주는 곳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면서 “앞으로도 장인정신을 갖고 가게를 운영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나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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