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역
문화
스포츠
기획
특집
오피니언
민주 역량의 시험대, 자치구간 경계조정
김지환 광주시 자치행정과장

2020. 10.26. 18:34:55

김지환 광주시 자치행정과장

민주 역량의 시험대, 자치구간 경계조정

김지환 광주시 자치행정과장



6월 항쟁으로 이뤄낸 1987년 민주 체제와 함께 지방자치제가 부활한지 30여 년이 지났다. 그간 지방자치제는 지역사회의 민주 시스템을 구축하고 주민의 민주화 역량을 배양하여 궁극적으로는 대한민국의 민주 발전에 기여해왔다. 현재는 자치분권과 주민주권을 중심으로 한 지방자치법 전부 개정을 통해 성숙한 지방자치로의 도약까지 앞두고 있다.

자치구는 이러한 지방자치의 가장 기초가 되는 기본 단위다. 선거를 통해 주민의 대표를 선출하는 최소 선거단위이며, 지방행정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기초 행정단위인 동시에, 사회적 동질성을 공유하는 공동 생활권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자치구간 균형 발전은 지역 사회의 민주적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키고, 주민 편익을 최대화하기 위해 필수적이다. 또한 자치구간 불균형을 해소하는 경계조정은 단순한 구역 획정을 넘어서 지역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결정이다.



경계조정의 필요성

그동안 광주공동체 내부에서 경계조정에 대한 요구는 지속적으로 존재해왔다. 1986년 광주직할시로 승격된 이후, 9번의 크고 작은 경계조정이 시행됐지만, 택지개발 등을 통해 도심 외곽으로 신도심이 개발되고 그에 따른 인구이동이 발생하면서 자치구간 인구 편차의 불균형은 더욱더 심화되고 있다. 2020년 9월 기준으로 인구수가 가장 적은 동구는 10만 1천명, 가장 많은 북구는 43만2천명으로 4배 이상의 차이를 보인다.

이는 정치적 측면에서 기형적인 선거구, 행정적 측면에서는 행정효율성 감소 및 심한 재정자립도 격차, 주민생활 측면에서 보면 지역간 인프라 차이의 원인이 되고 있다.



경계조정, 지금이 적기

경계조정의 필요성은 2014년부터 지속적으로 정치권을 중심으로 제기되어왔다. 우리 시도 경계조정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여 2017년 각 자치구, 정당, 학계, 언론,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경계조정 준비기획단을 구성해 공론화 장을 마련했다.

2018년에는 경계조정의 구체적 방안 마련을 위한 용역을 실시하고, 8번의 회의와 시민설명회·설문조사 등을 통해 각계의 의견을 반영하여 소폭, 중폭, 대폭 3개의 안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경계조정안을 최종 확정하고자 했으나, 안타깝게도 일부 편입대상 주민들과 의원 등의 반대로 경계조정 논의는 잠정 중단됐다.

그러나 지금, 다시 경계조정 논의에 불씨가 당겨졌다. 정치권에서는 다시 시의회, 구청장, 국회의원 간담회를 통해 경계조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에 함께 했고, 시민단체들도 경계조정 논의 재추진에 환영의 뜻을 밝혔다. 또한 총선이 끝나고 지방선거까지 2년이라는 충분한 시간이 남은 지금, 경계조정에 적기라는 평가다.



공명지조의 교훈

공명지조(共命之鳥). 아미타경에 등장하는 몸 하나에 머리가 두 개 달린 새를 말한다. 공명조는 머리 두 개가 교대로 하나씩 깨어 있는데, 어느 날 머리 하나가 맛있는 열매를 혼자 먹어버리자, 이에 화가 난 다른 머리가 복수를 위해 독이 든 열매를 먹었다. 결국 두 새는 하나의 몸을 공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두 머리 모두 죽음을 맞이했다. 이 일화는 서로 욕심만 챙기면 공멸에 이르는 운명공동체를 묘사한다. 경계조정 논의를 목전에 두고 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우리는 공명지조의 일화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번 경계조정 논의는 광주 민주 역량의 시험대가 될 수 있다. 독재정권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쟁취한 혁명의 역사를 경험한 광주는, 지난 30년간 지방자치를 통해 민주주의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여러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번 경계조정을 둘러싼 갈등의 고리를 현명하게 풀어낸다면 광주가 다시 한 번 민주주의 선도도시임을 증명할 수 있다고 믿는다.

경계조정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주민의 삶’이다. 경계 자체에 매몰되지 않고 경계 너머 주민의 삶을 먼저 생각한다면, 경계조정 문제를 해결하는 지름길을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실시간 HOT 뉴스

가장 많이본 뉴스

정치

사람들

경제

사회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