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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전남 경제권 통합이 우선

2020. 10.28. 22:23:22

박문옥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

지난 9월 10일, 이용섭 광주시장이 광주·전남 행정통합을 제안했다. 어떤 의도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에 대응하는 광주·전남의 방식이 사뭇 다르다. 광주는 이미 광주·전남통합자문단 구성을 완료하고, 자문단장으로 박성수 전 광주·전남연구원장을 임명했다. 그러나 전남은 통합에 따른 영향과 양 시·도의 미래상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실 광주·전남의 통합 문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과거에도 2차례나 통합을 외쳤다가 실패한 사례가 있다. 1995년 처음으로 주민 직선에 의해 선출된 허경만 전남지사가 시·도 간 통합을 주장했으나 실현되지 못했고, 광주에 있던 전남도청의 남악 이전이 구체화되자 당시 고재유 광주시장이 도청 이전 반대와 시도통합을 주장했다. 그러나 두 번다 충분한 사전 검토가 선행되지 못한 집행부 수장의 즉흥적인 구호에 불과한 나머지 결과는 불을 보듯 뻔했다.



대안제시가 먼저



이렇듯 순망치한의 관계가 최근 눈앞의 이해관계에 급급한 나머지 분열과 투쟁의 관계로 치닫고 있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뿐이다. 상생을 외치면서도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군공항 이전과 민간공항 통합 문제, 나주 SRF 열병합발전소 가동 등 민감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서로 외면하고 있다. 정치권의 분열로 양 지역 간 쟁점 사항이 점차 고착화되는 양상이다. 문제 해결을 위한 대안 제시와 양보는 뒤로한 채 오히려 이러한 갈등을 부추기는 느낌마저 든다.

최근 전남도는 10월 23일 보도 자료에서, 광주시 교통건설국장의 시의회 답변 시 군공항 이전을 전제로 한 광주 민간공항과 무안공항과의 통합을 약속했다는 주장에 대해 2018년 광주시와 전남도의 협약서에는 없는 내용이라고 밝혔다. 동 협약서에 따르면 2018년 당시 광주·전남 상생위원회에서는 광주 공항과 무안 국제공항 통합을 협력과제로 선정해 실천할 것을 합의했고, 2021년까지 무안공항으로 통합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에 따라 국토교통부는 지자체 간 합의가 되면 공항을 이전한다는 내용을 토대로 항공정책 최상위계획인 제3차 항공정책 기본계획(2020~2024)에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 통합 등은 계획대로 추진한다는 내용을 올 해 1월 확정 고시하고, 무안공항으로 KTX 노선 변경과 활주로 연장, 공항 청사 편의시설 확충을 추진 중에 있다.



시·도 자치법규 정비돼야



또한 2차 공공기관 이전에 대해서도 광주·전남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1차 공공기관 이전 때는 서로 힘을 합쳐 나주 혁신도시에 국내 최대 공기업인 한국전력을 포함하여 16개 공공기관을 유치하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광주·전남이 각자 도생 방식으로 공공기관 유치에 나서고 있다. 광주는 35개, 전남은 42개 공공기관 이전 유치를 목표로 유치계획을 언론에 홍보하는 등 개별적으로 정부와 정치권을 대상으로 물밑 작업을 진행 중이다.

이렇듯 광주·전남 간 불일치한 행보에 대해 지역 여론과 학계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수도권으로의 인구 블랙홀을 막고 불필요한 과다경쟁 등 중복투자를 방지함으로써 광주·전남의 경쟁력 제고 방안으로 광주·전남의 행정 통합을 제안했다는 점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통합까지는 시·도민의 의견 수렴, 주민투표 실시, 지방자치법 개정 등 많은 절차를 거쳐야 하고, 시·도 자치법규 정비 및 행정기구와 정원 조정 등 통합 절차도 선행돼야만 한다.

지역 소지역주의에서 벗어나 광주·전남의 공동 번영을 추구하고 다음 세대에 풍요로운 미래를 물려주기 위해서도 광역행정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만 시·도민이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광주·전남 관계자는 숨김없이 정보를 제공하고,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끈질기게 양해를 구해야만 한다. 지금 당장 논란이 많은 광주·전남 간 행정 통합의 구호를 외치기보다는 부산·울산·경남의 경제권 통합 모델인 메가시티를 먼저 시도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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