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역
문화
스포츠
기획
특집
오피니언
사람들
열린세상
전매광장
데스크칼럼
사설
에세이

어느 장애인복지관장의 바람

2020. 10.29. 18:25:41

김미란 광주시 시립장애인복지관장

“애를 안고 ‘너랑 나랑 지구에서 없어져 버릴까’ 그런 말을 했어요.”

16세 중증 발달장애 딸을 키우는 강 모씨(44)는 요즘 들어 끔찍한 생각을 하다 몸서리친다. 사춘기인 딸은 기분이 나쁘면 엄마에게 침을 뱉기 시작했다. 급기야 대소변을 방바닥에 누고, 입에 넣어 강씨를 놀라게 했다. 코로나19로 특수학교와 복지센터가 휴관을 반복하는 기간 딸의 상태는 악화됐다. 어느 신문기사다.

코로나19 사태로 사회복지시설 휴관이 계속되면서 발달장애인의 삶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발달장애인에게는 코로나 블루가 아니라 코로나 블랙이다. 일상의 패턴을 유지할 수 없고, 재활치료를 받지 못해 퇴행에 문제행동까지 나타나고 있으며, 돌봄을 오롯이 떠안은 가족은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장애인 정책 패러다임 변화 필요-

이러한 비대면 생활방식의 요구는 특히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에게 크나큰 위협으로 다가온다. 보고, 듣고, 움직이는 것에 제약을 받는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들이 겪는 어려움은 비장애인과는 차원이 다르다. 혼자서는 의사소통, 식사, 이동 등 거의 모든 일상생활이 어려운 중증 장애인들에게 이러한 어려움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제한적인 장애인복지시설 운영과 불가피한 돌봄 공백은 장애인의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많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한 정책 패러다임 변화가 필요하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장애인의 삶을 통합적으로 고려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새로운 행동양식에 맞는 새로운 정책적 대응 필요성이 대두된 것이다.

공적 영역에서 돌봄이 필요한 것이다. 시립장애인복지관을 근간으로 돌봄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7,960명의 발달장애인 돌봄공백 방지와 일상생활 영위를 위해 근본적 대책 마련을 위해 고심했다. 광주장애인부모연대 등 관계 단체와 TF를 구성하고, 지난 9월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지원하기 위해 5대 분야 10대 과제를 정책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전국 최초로 ‘최중증 발달장애인 융합돌봄 지원센터’를 설치해 중증 발달장애인을 공적 영역에서 보살필 수 있도록 했다. 또 최중증 발달장애인을 1대 1로 돌볼 수 있도록 장애인복지관에서 제공하는 낮시간 활동지원 및 저녁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전담인력과 함께 지낼 수 있는 ‘주거모델 Level 3’을 도입해 행동치료와 돌봄을 병행하는 한편, 주말을 비롯한 휴일에도 최중증 발달장애인들의 돌봄을 지원할 계획이다.

-코로나19 대응방안 매뉴얼 시행-

전문가들은 코로나19가 평등하지 않은 감염병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 사회적 약자인 장애인에게는 보건·의료 문제를 넘어 생활문제로 직결된다는 점을 항상 자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이후 장애인 정책은 ‘장애인의 일상적 삶의 영위’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필두로 한 감염병 확산방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중대 과제에 직면해있다.

향후 유사상황 발생으로 다시 나타날 수 있는 돌봄 공백 등 문제점 해소를 위해 종사자 시차출근 등을 통한 긴급돌봄 강화·비대면 프로그램 제공 등을 시행한다. 또 시설 관계자·학계 전문가 등과 함께 지역시설 여건에 맞는 대응 운영방안 매뉴얼을 체계화해 세부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장애인이 행복한, 주체적이고 동등한 삶’의 실현을 위해 사회적 공감과 장애인 당사자의 참여를 통한 실태분석과 정책개발 및 시행을 통해 지속적으로 장애인과 비장애인간 격차를 해소해 나가는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

/김미란 광주시 시립장애인복지관장

실시간 HOT 뉴스

가장 많이본 뉴스

정치

사람들

경제

사회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