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국회 들어 더불어민주당의 최대 개혁입법으로 평가받고 있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개정안 입법의 일등공신인 박범계 의원. 공수처는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진 검찰개혁의 핵심이라며 검찰을 최소 필요한 정도로 견제할 수 있는 기구라고 밝혔다.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 부단장과 지방소멸 대응 T/F 위원으로 활약하고 있는 박 의원은 광주·전남의 경우 소멸위기지역으로 젊은 층 인구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므로 행정통합을 통해 중앙정부에 대한 협상력은 물론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행정통합형 메가시티’를 추진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균형발전과 혁신성장을 향후 의정활동 중점에 두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염원을 삶의 원천으로 적폐청산과 공정한 사회 실현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박 의원을 만났다.



- 충청권을 대표하는 3선 의원으로서 21대 국회에 임하고 있는 각오와 향후 중점을 두고 추진할 의정활동 방향은.

▲ 향후 중점적으로 추진하려는 의정활동은 ‘국가균형발전’과 ‘혁신성장’이다. 국가균형발전은 수도권 이외 지역을 균형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으로, 인구와 산업의 수도권 집중현상으로 일어나는 여러 문제를 자연스럽게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이기도 하다. 국가균형발전을 위해 지난 7월 발족한 더불어민주당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의 부단장을 맡아 활동했고, 추진단이 최근 특위로 격상됐으므로 앞으로 특위에서도 많은 활동을 할 예정이다. 또 지난해 12월 14일 출범한 더불어민주당 지방소멸 대응 T/F에도 위원으로 참여했으며, 앞으로도 지방분권을 통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혁신성장은 미래 주인공인 청년들이 기존 사업 틀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기발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토대로 부담 없이 창업할 수 있는 풍토를 만들어줘 ‘청년벤처창업국가’를 만들고자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지식재산 사업화 소득에 대해 법인세를 감면하는 특허박스 제도를 도입했다. 중소·벤처기업의 유망한 지식재산에 대한 기술탈취를 방지하고 지식재산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거래풍토 확립과 기술 및 IP거래 활성화를 위한 혁신적인 입법활동을 펼치려고 한다.



- 우여곡절 끝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이 지난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개정안 입안부터 국회 통과까지 공수처법 처리 일등공신으로 평가되고 있는데 법안통과 의미와 소회를 밝혀달라.

▲ 지난 7월 15일 공수처법이 발효됐고 이에 따른 공수처 출범이 이뤄져야 했으나 국민의힘이 공수처장 추천위원을 추천하지 않으면서 절차를 지연시켜 왔다. 우여곡절 끝에 추천위를 구성했으나 국민의힘은 중립적 기관으로부터 추천받은 후보에게까지 비토권을 행사하면서 번번이 공수처 출범 자체를 막으려는 시도를 해왔기 때문에 공수처법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 김용민·백혜련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개정안들을 모아 대안으로 공수처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게 됐다.

공수처는 검찰개혁의 핵심이다.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한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그동안 검찰을 견제할 장치가 존재하지 않았고, 그 결과 검찰은 국민이 아닌 검찰조직이 원하는 방향대로 그 권한을 휘둘러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공수처는 이런 검찰을 최소 필요한 정도로 견제할 수 있는 기구다.

검찰은 공수처를 자신들의 조직을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할 게 아니라 공수처가 출범하게된 계기와 배경을 뼈 아프게 받아들이고 자정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공수처 출범으로 검찰에 새로운 조직문화가 싹트기를 기대한다.



- 개정안이 검찰개혁의 완성이 될지 아니면 또 하나의 칼이 될지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 검찰은 현직검사만 2,300명에 달하는 큰 권력기관이며 개개인 검사가 모두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공수처는 검찰개혁의 상징인 기관이지만 그 규모는 소속 검사 최대 25명, 수사관 40명으로 검찰에 비해서는 한참 규모가 작은 기구에 불과하다. 공수처가 검찰을 원하는 대로 주무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공수처는 그동안 견제받지 않았던 검찰 내부비리와 잘못에 대해서 엄정하게 책임을 물을 수 있기 때문에 검찰이 스스로 국민의 검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 의결정족수를 3분의 2로 완화해 야당 비토권을 무력화했다거나 공수처 검사의 임기와 자격요건 변화 등 야당의 반발에 대한 입장은.

▲ 야당은 비토권이 무력화됐다고 주장하지만 공수처 도입의 전체 취지를 훼손할 정도라고 할 수는 없다. 야당은 정당한 이유를 들어 공수처장 후보에 대한 비토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해오는 모습을 보여왔다. 야당이 반대만을 지속한다고 해서 법에서 정한 공수처 출범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기 때문에 공수처법 개정을 통해 의결정족수를 완화한 것은 불가피한 면이 있었다. 또한 공수처 검사의 자격요건 완화는 기존 요건으로는 자격을 충족하는 변호사를 수급하기 어렵고, 특히 수사 5년 이상 요건을 유지한다면 사실상 법원, 검찰, 경찰 출신만 지원이 가능해 해당 기관을 견제하고자 하는 공수처법 취지를 몰각시킬 위험이 있기 때문에 요건완화는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



- 공수처법 통과 이후 여론조사를 보면 잘못됐다는 여론이 절반을 넘는데 무당층과 중도층에서 부정적 답변이 많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향후 어떻게 설득해 나갈 예정인지.

▲ 공수처장 추천을 둘러싼 여야 갈등이 첨예해지면서 정쟁화된 측면이 있고, 검찰개혁을 위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조치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 및 검찰의 반발이 장기간 이어지면서 피로감을 야기했다는 시각도 있다. 특히 공수처장이 공정한 인사가 임명될 지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신 분들이 있는데 앞으로 진행될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에서 균형감을 가진 인사를 공수처장에 임명하고 공수처를 조속히 출범시켜 그 임무를 다하게 함으로써 국민들에게 재평가받도록 해야 할것이다.



- 시·도통합을 통한 메가시티 건설이 지방정치의 주요 의제가 되고 있다.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의 행정통합 논의에 대한 생각과 충청권 시·도통합에 대한 입장은.

▲ 행정수도 추진단의 ‘3+2+3’ 전략에서는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의 경우 ‘행정통합형 메가시티’를 추진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광주·전남과 대구·경북은 소멸위기지역으로 젊은 층의 인구유출이 심각한 상황이다. 행정통합을 통해 중앙정부에 대한 협상력은 물론 경쟁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 충청권은 세종시가 행정수도 역할을 하게 되는 만큼 행정통합이 아닌 충청권 메가시티를 추진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바람직하다. 충청권을 동서로 가로지르는 광역교통망을 설치해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을 충청권 메가시티 전략과 연계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방향이 논의 중이다.



- 민주당 행정수도완성 추진단 부단장을 맡고 있는데, 현재 진행상황과 향후 추진방향에 대해 밝혀달라.

▲ 지난해 7월께 행정수도 완성 추진단이 발족됐고, 부단장을 맡아 4개월간 전국을 돌면서 순회토론회를 열고 지역별 전략을 청취했다. 최종적으로 지난해 12월 9일 추진단 활동을 담은 종합보고서를 당 최고위원회에 보고했다. 최종 종합보고서 주요 내용은 권역별 메가시티 육성과 국회 세종 이전이다. 권역별 메가시티 육성은 ‘3+2+3 광역권 메가시티 전략’으로 정의할 수 있다. 수도권 1극 구조를 다극체제로 변화시키는 것으로, 수도권, 부·울·경(동남권), 충청권 등 3개의 ‘그랜드 메가시티’, 광주·전남과 대구·경북 2개의 ‘행정통합형 메가시티’, 전북, 강원, 제주 3개의 ‘강소권 메가시티’를 추진하는 것으로 각 권역을 지역에 맞는 메가시티로 육성하겠다는 것이다.

국회의 세종 이전은 여의도에 있는 국회와 세종시에 있는 행정부처간 분리로 인해 발생하는 많은 출장비 등 행정 비효율을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 문재인 정부의 국정운영을 총체적으로 평가한다면.

▲ 아직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남아 있기 때문에 국정운영에 대해 구체적으로 평가하기는 조심스럽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민심에 의해 탄생한 정부로서 권력기관 개혁을 중점과제로 내세웠고, 그 핵심은 ‘견제와 균형’이었다. 이번 국회 회기에서 검찰, 경찰, 국정원 권한을 분산하고 탈정치화하며, 공수처를 통해 다른 기관을 견제토록 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남은 임기 동안 관련 시행령과 시행규칙·훈령·예규에 들어갈 내용을 정리하고 검찰과 경찰의 상호협조 관계 구축, 인권친화적 수사 등 현장에서 검찰개혁 효과가 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최저임금 인상, 기초연금, 아동수당 확대 등으로 사회안전망을 확충했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자 중심 정책도 성과를 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라는 전 세계적 재난에 대해 그동안 잘 대응해온 점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 다만,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지만 그동안 문재인 정부에서 보여줬던 뚝심을 발휘해 분명히 코로나19와의 전쟁에서 승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오늘날 박범계 의원이 있기까지 삶의 원천은 무엇인가.

▲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에 대한 염원이다. 2002년 노무현 전 대통령 선거를 돕기 위해 법복을 벗고, 대선캠프에 뛰어든 이후 한결같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며 도전을 계속해 왔다. 노 대통령 당선 이후에는 청와대 민정2비서관과 법무비서관을 맡아 검찰 및 사법개혁에 기여했고, 국회에 입성한 이후엔 적폐청산과 공정사회 실현을 위한 공수처 출범을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 어느 길도 쉽지 않았지만 공정하고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하는 마음만으로 달려왔다.



- 지방자치법 및 경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치분권을 한 단계 진전시켰다는 평가지만 주민자치회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고, 무늬만 자치경찰제라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한 입장은.

▲ 지방자치법 및 경찰법 개정안은 자치분권에 대한 시대적 요구가 반영돼 개정됐다. 경찰법 개정안으로 국가수사본부와 자치경찰제가 도입됐다. 자치경찰제 실시로 주민 중심의 지역치안체계가 확립되고, 경찰권한이 강해진 만큼 각 전문성을 강화해야 하며 중앙에 집중됐던 권한이 분산돼 자리잡을 것이다. 지방자치법 개정안에 있어서 주민자치회 등은 행안위 논의 중 운영방안에 대한 추가적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돼 이번 개정안에는 반영되지 못했지만, 국민참여 보장이라는 측면에서 추후 입법으로 보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강병운 기자



<경력>

▲더불어민주당 당무감사위원 ▲더불어민주당 적폐청산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 ▲더불어민주당·새정치민주연합·민주통합당 대전시당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20대 국회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간사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참여정부 청와대 민정2비서관·법무비서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무분과 인수위원 ▲연세대 법과대학 졸업 ▲사법시험 합격(33회) ▲사법연수원 23기 졸업 ▲서울지방법원 남부지원 판사 임용 ▲대전지법·서울지법·전주지법 판사 ▲제 19·20·21대 국회의원

<저서>

▲어머니의 손발이 되어 ▲박범계 내 인생의 선택 ▲박변호사 이럴땐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