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년 인터뷰-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는 재임 중 가장 뜻깊게 생각하는 개혁입법 성과는 5·18 관련 3법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5·18역사왜곡처벌법 처리는 이제 그 누구도 광주정신을 훼손할 수 없다는 엄숙한 선언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플랫폼 기업이 되면 광주·전남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중심, 동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이며, 재생에너지 생산의 또 하나의 허브가 신안이라며 그것을 묶어 체계화하는 일을 꼭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호남 지역민들과의 소통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오해’라고 해명했다. 호남은 이낙연을 성장시킨 뿌리이자 동지다. 늘 고향을 잊지 않고 국가 전체를 생각하면서 좋은 지도자로 성장해 나가겠다며 응원을 당부했다.

이 대표는 또 자신의 정치적 비전에 대해 지금은 국민의 삶을 보호하고 코로나19 이후의 미래 비전을 말씀드려야 할 때라며 말을 아꼈다.



- 윤석열 검찰총장 복귀와 함께 당내 기존 ‘권력기관개혁TF’를 ‘검찰개혁특위’로 확대 개편해 검찰개혁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방침인데, 그 이유와 구체적인 활동방향은.

▲ 공수처 출범과 권력기관 개혁 3법을 통해 큰 틀에서의 검찰개혁 제도화·입법화는 일단락됐다. 검찰개혁 2단계는 우선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이 정착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검찰권 남용, 불공정 수사, 정치개입 등 고질적 병폐를 뿌리 뽑고, 개혁적 요소들을 내면화시킬 것이다. 기소와 수사 분리를 제도화하는 방안을 검찰개혁특위 중심으로 마련하겠다. 특위는 이를 포함해 검찰개혁에 관한 여러 의견들을 용광로처럼 녹여 정리할 것이다. 새해부터 수사·기소 분리, 민주적 통제 강화, 공수처 출범 등 달라진 환경에 검찰이 잘 적응하도록 돕는 일도 필요하다.



- 당대표로 재임하면서 공수처법과 경찰청법, 공정경제 3법, 5·18 관련법 등 많은 개혁입법 성과를 이뤘다는 평가다.

▲ 1987년 민주화 이후 최대의 입법 성과를 거뒀다. 정치·경제·사회 모든 영역을 망라하는 개혁을 이뤄냈다. 가장 뜻깊게 생각하는 성과 중 하나는 ‘5·18 3법’이다. 특히 5·18 역사왜곡처벌법 처리는 이제 광주정신을 훼손할 수 없다는 엄숙한 선언이다.

권력기관 개혁 3법 통과 역시 의미 있게 생각한다. 24년을 기다렸던 공수처가 출범을 눈 앞에 두고 있다. 국정원은 더 이상 정치개입을 하지 않을 것이고, 경찰의 역량과 책임은 더욱 커졌다. 이번 입법 성과로 대한민국이 더 민주적이고 더 공정하며 더 정의로운 국가로 나아갈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고 생각한다. 이런 성과는 광주·전남 시·도민 여러분의 한결같은 지지와 성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광주 군공항 이전사업이 표류하고 있다. 수원·대구 군공항과 달리 기존 부지 땅값이 이전비용에 미치지 못해 지자체 간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일각에선 ‘신공항 특별법’ 입법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 군공항 이전문제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과 기대는 잘 알고 있다. 군공항 이전은 문재인 정부 100대 국정과제에 포함된 사안이다. 지자체는 물론 정부와 국회의 적극적인 협력이 동반돼야 사업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국비 투입 필요성에 저 역시 공감한다. ‘군공항이전지원법’의 빠른 처리를 위해 국회 국방위와 국방부 등에 지속적으로 의견을 전달하겠다. 군공항 이전은 지역민의 불편을 해소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조속히 결론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정부가 한국판 뉴딜 지역사업 신속 실행을 위해 지역균형을 고려한 뉴딜공모사업 가점 부여 등 검토계획을 발표했다. 하지만 공모 선정 시 균형발전지표(균형위)와 지역발전도를 광역단위의 일괄 반영을 검토하고 있어 광주·전남은 불이익이 우려된다. 낙후지역을 배려해야 한다는 의견이 비등하다.

▲ 광역단위로 균형발전지표와 지역발전도를 반영하는 것은 균등한 사업선정, 지역맞춤형 사업배분, 뉴딜효과 배가 등이 목적이다. 현재 광주는 AI 중심 디지털뉴딜, 에너지자립도시 실현을 위한 그린뉴딜, 광주형 일자리를 토대로 하는 휴먼뉴딜을 추진 중이다. 전남은 스마트복합항만 구축 중심의 디지털뉴딜, 해상풍력발전 설비 구축을 통한 그린뉴딜, 휴먼헬스케어 밸리 조성사업 등 휴먼뉴딜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전남의 특성을 살린 구상이라 생각한다. 한국판 뉴딜사업을 추진함에 있어 어느 지역도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을 것이다.



- 광주·전남이 군공항 이전사업, 나주SRF 가동 등을 둘러싸고 묘한 신경전을 벌이면서 상생에 금이 가는 모양새다.

▲ 광주·전남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지역균형 뉴딜의 심장부와도 같은 곳이다. 상생을 해야 할 때다. 어렵더라도 시·도가 마주 앉아 신뢰를 회복해 나가야 한다.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의 리더십이 필요하다. 대구공항 이전 사례에서 보듯 광주·전남 상생발전의 길을 찾기 위해 시·도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론화 절차를 밟는 것도 필요하다. 상황이 장기간 표류되지 않도록 광주시·전남도 등이 함께 하는 당정협의를 신속히 추진토록 하겠다.



- 지난 정기국회에서 광주시와 전남도가 만족할만한 국비예산을 확보하는 성과를 올렸다. 이 대표께서 지역현안사업에 관심을 보여준 덕택이라고 본다.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광주·전남지역이 지금 준비해야 할 과제에 대해 조언을 한다면.

▲ 한국전력을 신재생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만드는 것을 제안드린다. 덴마크 동(DONG) 에너지가 북유럽 친환경 재생에너지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한 것처럼 한국전력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허브로 성장하기를 희망한다. 세계는 화석연료에서 재생에너지로 전환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50년 탄소제로를 선언했다. 탄소배출을 제로화하지 않으면 그런 제품은 수출할 수 없는 시대를 눈 앞에 두고 있다. 한전이 신재생에너지 플랫폼 기업이 되면 광주·전남을 뛰어넘어 대한민국의 중심, 동아시아의 허브가 될 수 있다. 재생에너지 생산의 또 하나의 허브가 신안이다. 그것을 서로 묶어 체계화하는 일을 꼭 해보고 싶다. 당과 정부, 지자체 간 논의를 발전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



- 지방자치법 개정안이 최근 32년 만에 국회를 통과하면서 자치행정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부분에서 진전됐다는 평가다. 하지만 주민자치회 조항이 통째로 삭제됐고, 재정분권 방안이 미흡한 데다 시·군·구 단위 자치경찰제를 위한 입법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한 견해는.

▲ 새해는 고 김대중 대통령이 목숨을 걸고 단식으로 지방자치를 부활시킨지 30주년이 되는 해다. 32년 만에 통과된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은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 이번 개정안을 통해 자치입법권과 행정 효율성이 강화되고,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이뤄져 새로운 시대에 걸맞은 지방자치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 점 충분히 이해한다. 정부안에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빠진 주민자치회 조항이 대표적이다. 주민자치회는 현재 지방자치분권 특별법에 의해 시범운영 중이다. 아직 조문이나 운영방안을 가다듬기 위해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것이 상임위원들의 의견이다. 글짓기로 치면 퇴고시간이라 생각하면 좋을 듯하다. 재정분권 방안이나 자치경찰제 입법조치 역시 논의 필요성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 이 대표가 추구하는 정치적 비전에 대해 밝혀달라.

▲ 미완의 개혁입법 과제들이 남아 있다. 이 중요한 시점에 당대표인 제가 마치 대선후보인 것처럼 저의 상표를 내놓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지금은 국민 삶을 보호하고 코로나19 이후의 미래 비전을 말씀드려야 할 때다. 올해 초 기자회견에서 이를 위한 방안들을 발표하겠다.



- 가장 큰 지지기반인 호남지역 언론 및 의원들과의 소통 부족이 문제로 부각되고 있다. 지역민들과의 소통과 접촉면 확대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할 것인지.

▲ 호남과의 소통 부족은 오해다. 대표 취임 이후 호남지역 언론과 꾸준히 소통해오고 있다. 대표와 현장을 연결해주는 당대표 특보단 단장에 이개호 의원을 임명했고, 함께 해주신 현역의원들 중 호남 출신이 가장 많다. 주요 당직에 있는 호남지역 의원들과도 활발히 협업하고 있다. 호남은 이낙연을 성장시킨 뿌리이자 둥지다. 호남이 저를 낳아 주셨으니 앞으로 키워주셔야 한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모든 것을 쏟아부어 노력하겠다. 늘 고향을 잊지 않고, 국가 전체를 생각하면서 좋은 지도자로 성장해 가겠다. 진심 어린 마음으로 지켜봐 주시고 응원해주시길 바란다. /서울=강병운 기자





<경력>

▲광주제일고 ▲서울대 법학학사 ▲동아일보 동경주재 특파원 ▲동아일보 편집부·국제부 부장 ▲대통합민주신당·새천년민주당 ·민주당 대변인 ▲노무현대통령 당선자 대변인 ▲민주당 원내대표 ▲중도통합민주당 최고위원 ▲제18대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위원장 ▲민주당 사무총장 ▲한일의원연맹 수석부회장 ▲제37대 전라남도 도지사 ▲제45대 대한민국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공동 상임선대위원장 ▲제16·17·18·19·21대 국회의원 ▲더불어민주당 코로나19 국난극복위원회 상임위원장



<수상>

▲경찰기독신문 대한국인 대상 정치인 부문 ▲국정감사 NGO모니터단 국정감사 우수의원 ▲국회사무처 입법 및 정책개발 우수 국회의원 ▲국제평화언론대상 의정부문 최우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