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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재의 와인이야기(22) 와인은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2021. 01.21. 16:17:00

파라셀서스(Paracelsus)는 약학의 아버지, 독성학을 정립한 사람이며 지금으로부터 약 500년 전인 1500년대에 살았던 사람이다. 와인에 대한 그의 통찰이 J커브 그래프(J-shaped curve)를 통해 증명되었다. “와인이 음식이 되느냐 약이 되느냐 독이 되느냐는 모두 복용량의 문제이다.”

적당량의 와인을 마시면 건강에 도움이 되지만 너무 많이 마시면 해가 된다는 J커브 그래프. 와인이 약이 되고 독이 되는 것은 단지 건강에 대한 것만은 아니고 사회적으로도 약도 되고 독도 된다.

음주운전은 독을 넘어 무기가 될 수도 있어 사회적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자제력을 쉽게 잃는 사람이 술을 너무 많이 마시면 폭력으로 이어지기도 하고 심지어는 살인으로 이어지기도 하지 않는가. 그렇다고 술이 마냥 나쁜 것만도 아니다.

국가 간 외교에서 정상들은 식사를 같이하고 왜 술로 건배를 하는가? 인간은 무엇인가를 서로 나눌 때 행복감을 느낀다. 가족 관계에서도 서로 음식을 나눌 때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지 않는가. 같은 가족이라도 식사를 같이하지 않으면 어딘가 모르게 서먹해지는 이유도 아마 서로 나눌 기회가 없어서 일게다.

식탁에서 가족끼리는 그래도 음식을 거리낌 없이 나눌 수 있지만 가족이 아닌 사람과는 먹던 음식을 나누거나 할 수 없다. 이때 술은 같이 나눌 수 있는 좋은 음식이 된다. 무엇인가 배려하고 상대에게 권하고 같은 것을 마시며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매개체. 사회가 빡빡하게 돌아갈 때 윤활유 역할을 하는 것이 술이기도 하다.

이렇게 사회에서도 독이 되기도 하고 윤활유가 되기도 하는 술. 파라셀서스는 또 우리에게 말한다. “모든 것은 독이 있다. 독이 아닌 것은 없다. 복용량에 따라 독도 될 수 있고 치료제도 될 수 있다.” 파라셀서스의 말처럼 술은, 와인은 독이라는 것을 전제로 접근하는 것은 어떨까. 약으로 접근하면 조심성이 흐트러질 수 있지만 독이라면 아무래도 조심하는 마음이 들지 않을까?

서양의학도 치료라는 것에 무게를 많이 두지만 독이라는 면에도 그만큼의 무게를 두지 않는가. 양약에는 복용량이 있는데 이는 독이 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안전하게 약이 되게 하려는 방법이다.

파라셀서스의 말을 다시 들어본다. “의학은 과학이자 예술이다.” 과학은 예술과 상반된 개념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과학과 예술은 항상 같이 있다. 기발하고 독창적이며 창의적인 예술적 사고를 통해 만들어낸 발상을 과학이란 방법을 통해 구체화 시키며 인류는 발전해왔다.

와인은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다는 파라셀서스의 외침이 있다. 또 적당량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알코올을 전혀 섭취하지 않는 사람보다 장수하지만 도를 지나치면 수명이 급격히 짧아진다는 J커브 그래프가 있다.

와인 한 잔의 양을 계산하는 과학, 와인 한 병에 몇 표준 잔의 와인이 들어있다는 내용까지 표기하도록 규정하는 호주 정부, 와인에 들어있는 폴리페놀이 심장병 위험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며 면역력을 올려준다는 많은 연구, 그럼에도 파라셀서스의 외침을 외면함으로써 많은 문제를 일으키는 우리들, 파라셀서스의 외침은 자신을 돌아보고 과함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격언을 들으라는 준엄한 경책일지도 모른다.





※유영재씨는 호주 찰스 스터트 대학교 와인 사이언스 박사와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 와인 품질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시드니 동그라미 문학회 회원으로 활동중이다. 저서로는 ‘당신은 와인을 알고 있습니까!?’와 ‘와인이 알려주는 놀라운 건강 비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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