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 노조가 택배사들의 합의 위반을 이유로 29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을 선언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택배 분류작업을 택배사가 전담하기로 합의한 지 엿새 만이다. 설 연휴를 앞두고 총파업에 따른 택배대란은 피해야 한다.

택배 노조는 사회적 합의 이후에도 택배 현장이 달라지지 않은 점을 총파업 이유로 들며 택배사에 즉각적인 합의 이행을 촉구했다. 노조는 택배사들이 지난해 10월 자체적으로 발표한 규모 말고는 추가로 분류 인력을 투입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사실상 합의를 파기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합의의 공식 명칭은 '과로사 대책 1차 합의문'이다. 추가적인 사회적 논의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택배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보면 더욱 그러하다. 2차, 3차 논의에서는 택배비 인상, 택배 노동자의 분류 작업 투입 시 대가 산정, 작업 시간제한 규정의 이행 방안 등 관련한 모든 문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 갈등의 불씨를 없애야 한다.

택배회사와 노조 간 갈등에 시민들은 더욱 불안하다. 택배사와 노조 간의 어렵사리 맺은 사회적 합의가 이렇게 깨져서는 너무 곤란하다. 더구나 설 연휴를 앞두고 CJ대한통운·우체국·한진·롯데 택배 등 주요 택배사의 파업이 현실화하면 물류 시장의 일대 혼란과 소비자 피해가 불가피하다.

설 연휴 택배 특수기에 분류인력 투입이 이에 미치지 못하면 택배기사들은 또다시 살인적인 분류작업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추가 합의를 통해 하나씩 풀어나가는 게 합리적이다. 하지만 우선 당장 급한 것은 이틀 앞으로 다가온 총파업이다. 양측이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아 역지사지의 마음으로 한 발짝씩 양보해 최악의 상황만은 피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