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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람의 조화 ‘신안군’, 색으로 물들다

2021. 03.08. 14:09:00

좌측부터 ▲안좌면 박지도 아스타 ▲선도 수선화 ▲도초면 수국 ▲병풍도 맨드라미

자연과 사람의 조화 ‘신안군’, 색으로 물들다

바다 위의 꽃 정원! 신안군은 유인도, 무인도 할 것 없이 특색 있는 볼거리로 넘쳐난다. 파도와 억겁의 시간이 빚어 경이롭다. 신안군은 자연이 내준 그대로를 섬이 지닌 특성에 맞게 디자인해 뜨거운 주목을 받아왔다.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고 공존하도록 다양한 색깔을 입혀 성공을 거듭하고 있다. 늘 푸른 생태환경과 사계절 꽃피는 섬 조성을 위해 꽃과 나무를 심는 플로피아섬 조성사업이 대표적이다. 특히 작은 섬을 관광지로 가꾸기 위해 펼치고 있는 색깔 마케팅은 큰 이슈를 낳고 있다. 섬에 자생하는 꽃과 나무를 이용해 마을에 화려함을 더한 색을 입히는 데
주력하고 있다. 눈길 머무는 곳, 발길 닿는 곳마다 비경과 절경이지만, 관광 자원화와 상품화엔 역부족인 현실을 극복한 사례로 꼽힌다. 신문, 잡지, 방송 등에 앞다퉈 오르내릴 만큼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중이다. 지붕과 담장에 색을 입힌 작은 섬들이 화려하게 변신 중이다.

글 신안=이주열 기자

◇ 코발트블루, 샛노랑, 주홍, 보랏빛으로 물든 10개의 신안섬

병풍도는 맨드라미 꽃과 닮은 색으로, 노란 원추리 꽃과 붉은 섬이 제법 어울리는 홍도와 함께 주홍색이 넘쳐난다. 보라색으로 승부수를 띄워 국내외 이목을 집중시킨 퍼플섬, 수선화의 섬 선도는 노란색으로 채색을 마쳤다. 수국의 섬 도초와 해당화의 섬 비금은 코발트블루로 색깔을 맞췄다. 낡고 오래된 지붕을 바꿔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독특한 멋을 뿜어내는 섬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이 이국적인 멋에 흠뻑 빠져들고도 남는다.

◇ 생태적 특성 고려한 퍼플섬 ㅡ‘반월·박지도’

대한민국 대표 관광 100선 중 하나인 퍼플섬은 온통 보랏빛이다. 아름다운 바다와 갯벌, 문브릿지 등 보랏빛 색채로 이야기하는 국내 최초의 유일한 섬, 반월과 박지는 언택트 관광지로도 명성을 떨치고 있다. 전국 어느 지자체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색깔’로 승부수를 띄워 성공을 거둔 사례다.
‘가고 싶은 섬’ 반월·박지도 주민들이 지역특성을 살려 섬을 가꾸기 위해 지자체와 손을 맞잡은 결과다. 섬에 자생하는 보라색 도라지 군락지와 꿀풀 등의 생태적 특성을 고려했다. 농업과 맨손 어업에 의지했던 주민들은 사계절 보라색 꽃이 피고 지는 ‘꽃동산’으로 만들기 위해 너나 없이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2007년부터 205억여원을 들여 섬 전체를 보라색으로 디자인했다. 목교와 해안 산책로에는 라벤더와 자목련, 수국이 피어난다. 마을 지붕과 창고, 앞치마와 식기, 커피잔, 자동차도 보라색이다. 작은 섬의 기적이 국내를 넘어 세계적으로 주목받았다. 퍼플섬에는 지난 2년 동안 관광객 50만명이 찾아와 보라색을 즐겼다. ‘휴가철 찾아가고 싶은 33섬’으로 선정된 데 이어 홍콩의 유명 잡지인 ‘유 매거진(U magazine)’에 여행 명소로 소개됐다. 독일 최대 위성TV 방송국 프로지 벤(Prosieben)도 섬 구석구석을 알렸다.



◇'따뜻한' 맨드라미 꽃 섬 ㅡ‘병풍도’

병풍도는 따뜻함과 친근함을 상징하는 주홍색 마을로 탈바꿈했다. 논과 밭, 김, 새우 양식, 염전 외 변변한 관광자원 하나 없는 섬이었다. 2017년 전남도 ‘가고 싶은 섬’에 병풍도에 딸린 소악·기점이 선정되면서 하나둘 사람이 찾아들었다. 섬티아고로 불리는 12사도 조각상과 순례길은 방문객을 끌어모았으나, 정작 작은 섬에는 볼거리마저 녹록지 않았다. 더구나 병풍도는 가고 싶은 섬에서 제외되면서 주민들의 상실감도 컸으나, 오히려 하나로 뭉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국가균형위원회와 농림축산식품부가 주관한 새뜰마을 사업 공모에 선정돼는 기쁨을 맛봤다.
오는 2022년까지 낙도 주민의 기본적인 생활 수준보장을 위해 20억을 쏟는다.
마을 기반시설 개선도 활기를 띌것으로 기대된다.수년 전 몇몇 주민들이 맨드라미 소금 시제품을 생산한 것을 계기로 차와 약용으로 쓰임새가 많고 품종도 다양한 맨드라미 꽃을 ‘돌파구’로 정했다. 개화 시기가 3~4개월 정도로 꽃이 피는 기간이 길고 품종에 따라 늦서리가 올 때까지도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이유 중 하나다. 햇볕과 온도, 수분만 맞춰주면 절화용으로 하우스 재배도 가능해 꽃이 활짝 핀 시기도 조절할 수 있다. 주민들은 앞동산에 황무지로 버려진 야산을 힘을 모아 개간하고 정성을 들여 맨드라미를 돌봤다. 수풀과 잡목들만이 우거진 척박한 땅에 희망을 심기 시작한 것이다. 10km, 12만m²에 46품종 200만본의 화려한 맨드라미 꽃들이 날아오를 날이 머지않았다.

지도읍 선도 채색전후


◇ 붉은 섬 ㅡ‘홍도’

해질 무렵 섬 전체가 붉게 물드는 홍도. 흰동백·풍란 등의 자생지로 약 274종의 식물상과 50여종의 새, 희귀종으로 보호되는 다양한 동물상이 서식 중이다. 홍도천연보호구역(천연기념물 제170호)으로 지정돼 있다. 섬치곤 꽤 높은 깃대봉(367m)을 중심으로 대부분 산지다. 남문바위와 시루떡바위, 독립문바위 등 이름만큼이나 신비함을 간직한 기암괴석으로 둘러싸여 있다. 바다와 세월이 내준 주상절리 또한 일품이다. 계절에 따라 바뀌는 풍경이 변화무쌍한 매력적인 섬이다.
지난 2010년 박우량 신안군수가 홍도를 방문해 섬 명칭과 붉은색의 자연비경이 어울릴 수 있는 주홍색으로 섬을 물들이자고 제안했다.
색감을 내세운 마케팅은 주효했다. 해마다 15만명 이상이 걸음하는 대표 관광지로 관광객들의 만족도가 높다. 곳곳에 설치된 포토존은 호응을 얻으며 핫플레이스로 자리잡았다.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노란 원추리와 조화도 절묘하다. 옛날 홍도 사람들은 보릿고개를 겪을 때 원추리 싹과 잎은 나물로, 뿌리는 전분으로 활용해 배고픔을 견뎌 냈다. 타박타박 길을 따르며 넘실대는 원추리 물결이 일품이다. 산과 바위틈에서 자태를 뽐내는 샛노란 원추리는 장관이다.

지도읍 선도 치유농업 꽃차 교육 수료식 참가한 박우량 신안군수


◇ ‘수국 섬’ 도초, ‘명품 섬’ 우이도

‘환상의 정원’의 팽나무 숲길 옆으로 햇빛에 반짝이는 2.72km에 이르는 월포천의 끝자락, 여름이면 수국으로 뒤덮이는 도초 지남리 마을은 코발트블루로 단장을 마쳤다. 수국공원은 13만5,910㎡에 전통정원과 온실, 수국정원, 잔디광장, 주차장, 저류지 등의 시설이 들어섰다.
변치 않은 길, 숭고한 길, 소박한 길, 겸손한 아름다운 길이 오롯하다. 느티나무와 향나무, 단풍나무, 동백나무 3,000주가 병풍처럼 드리웠다.
수국의 종류는 무려 14만본 200만송이에 이른다. 지난 2013년부터 88억원을 들여 바다 위의 꽃 정원을 가꾸는 중이다. 축제 첫 해 1만2,000명의 관람객이 수국공원을 찾았다. 역사와 문화자원 등 유구한 명소가 넘치는 우이도는 천혜의 환경 또한 으뜸이다. 반려동물과 동반 여행이 가능한 곳으로 만드는 목표를 세웠다. 명품 섬답게 고급스러움을 상징하는 코발트블루로 채색을 마쳤다. 뛰어난 생태환경을 바탕으로 천만 애견인들의 찾는 특별한 섬을 만들겠다는 포부다.
우이도는 모래사구와 바닷길, 해수욕장, 산책로를 둘러보는 맛과 멋이 손색이 없을 만큼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여행장소로 제격이기 때문이다. 바다가 탁 트인 곳에 반려동물 전용 호텔이 문을 열고 동물병원과 애견 전용 해수풀장도 함께 조성된다. 모든 민박과 숙소는 애견동반이 가능하고, 앞으로 지어질 카페와 식당도 출입을 환영한다는 방침이다. 반려동물을 맞이할 주민들도 사전준비를 철저히 하고 있다. ‘동물에 대해 알아보기’, ‘개와 함께 사는 법’을 주제로 잇따라 교육도 열리고 있다.



◇천일염과 섬초의 섬 ㅡ ‘비금 죽치·용소마을’

활기가 넘치고 역동하는 생명력의 섬 비금도는 전국 최초로 천일염을 생산한 햇볕 소금의 본고장이다. 서울 가락동시장의 40%를 점유하는 섬초(시금치) 고유
브랜드를 특허·등록한 고장이기도 하다.
천일염전의 시초인 대동염전은 떡메산을 배경으로 규모와 인문적 경관이 뛰어나다. 해양문화를 대표하는 내촌마을 옛 담장은 등록문화재 제283호로 길이가 3,000m에 이른다. 토속적인 한국미와 정서를 간직하고 아늑함과 여유가 있다. 향토유적 제8호로 지정된 용 방죽으로 널리 알려진 용소마을은 코발트블루 색으로 정비를 완료했다. 마을 앞 천연 못에서 용이 살았다는 설화가 내려온다.
해양수산부가 주관한 지역 특화개발으로 선정돼 맞춤형 마을 가꾸기 사업이 한창이다. 주민들의 정주여건 개선과 마을공동체 활성화에 목표를 뒀다. 마을안길 배수로와 가로등 정비, 아스콘포장 등 기초생활기반 시설과 하드웨어 사업을 꼼꼼히 추진 중이다. 방죽을 활용한 다양한 관광자원 개발에도 힘을 모았다. 부유식 보행로와 용 방죽 마을 숲, 벽화, 산책로 조성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죽치마을은 10여억원을 들여 색다른 경관조성에 전력을 쏟는다. 등산로를 놓고 우물을 복원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활발히 전개해 내년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마을 뒷산에 대나무가 많이 자라고 선왕산과 기림산을 잇는 구릉에 큰 재가 있어 죽치다.

◇수선화의 섬 ㅡ‘선도’

몇 해 전 지도읍에 딸린 섬 선도는 수선화를 심어 작은 섬의 기적을 일궈냈다. 열흘간 다녀간 관광객이 1만 2,000여명에 이를 정도로 선도가 들썩거렸다. 수선화를 테마로 한 꽃의 향연은 섬 축제의 신기원을 이뤘다. 색깔도, 키도, 모양새도 제각각인 수선화는 동네 어귀에서 집 마당에서, 언덕에서 흐드러지게 피었다.
군락을 이룬 수선화 꽃밭은 하늘을 이고 바다를 보듬으며 바람 따라 햇살을 품고 환상적으로 빛났다. 마을 한 켠에 핀 수선화를 섬 전체에 심어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발길을 사로잡았다. 올해는 수선화 품종에 따라 개화 시기가 달라 아쉬웠던 점, 관광객 이용 편의시설 부족 보완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수선화의 섬,선도는 노란색으로 마을 전체 지붕을 채색했다.



■ 인터뷰|박우량 신안군수

“ 모든 섬마을 주택 지붕을 무지개 색깔로 단장해 신안군 전체를 관광 상품화하겠다.”


박우량 신안군수는 “섬이 불편한 곳이 아닌 살만한 곳으로 만들기 위해 특색을 살려 무한한 매력을 지닌 신안의 멋을 널리 알리겠다”며 “앞으로 343개 마을 모든 지붕 색을 아름답게 바꾸겠다”고 말했다. 박 군수는 “심한 해풍으로 마을 내 건물과 담장이 빨리 노후화돼 주거환경개선이 시급한 실정이었다”면서 “수차례에 걸쳐 색채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다양한 의견을 나눠 종합적으로 반영해 계획을 촘촘히 수립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색다른 자연경관과 섬마을의 독특한 특색이 있는 지역으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기존에 분포된 지붕 색상 분석과 주변환경 등을 면밀히 검토했다”고 밝혔다. 현재 홍도와 장도, 병풍도, 선도, 비금죽치, 용소, 도초 지남리, 우이도, 반월·박지도 등 10여개 마을의 지붕 채색을 마친 상태다. 작은 섬을 중심으로 컬러 마케팅을 펼친 결과 가시적인 성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고 자부했다.
박 군수는 “맨드라미 꽃 색깔과 같은 진한 주홍색의 병풍도와 수선화 꽃 색깔과 같은 노랑색을 입힌 선도에 관광객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많은 언론의 집중적인 보도와 관심에 섬마을의 인지도도 동시에 높아져 주민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는 “군 재정여건상 전체 마을을 동시에 추진하기 어려운 현실을 감안해 우선 중앙부처의 각종 공모사업인 일반농산어촌개발과 어촌뉴딜300, 가고 싶은 섬, 새뜰마을 사업 등에 선정된 지역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좌면 출신인 근대미술의 거장 수화 김환기 선생의 작품 세계에서 많이 표현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며 신안군 이미지에 걸맞는 코발트블루 색상으로 읍·면 소재지 마을을 바꿀 목표도 확고히 했다. 통일된 경관 형성과 지역주민의 주거환경을 쾌적하게 조성하겠다는 게 박 군수의 구상이다.
박 군수는 “흑산도와 당사도, 자라도, 자은 둔장 마을 등 10개 마을에 전통문화와 독특한 자원을 살려 다양한 색채작업으로 새로운 관광컨텐츠를 제공하는 등 방
문객들에게 이색적인 볼거리를 제공하겠다”는 의지도드러냈다.
한편, 박 군수는 “청정바다와 비옥한 땅에서 생산되는 마을의 우수 농수산물을 널리 홍보하고 부단한 판매활동에도 더욱 힘쓰겠다”며 “지역의 인지도를 향상시키고 주민의 소득을 높이는 데도 전력을 쏟겠다”고 덧붙였다.


이주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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