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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아동학대방지 시스템 '구멍'
지자체 12곳 전담공무원 없어
5년새 아동학대 2배 이상 급증
산하 출연기관 정책연구 뒷집
제2정인이 사건 방지대책 절실

2021. 03.08. 18:56:10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정인이 사건’이후 아동학대 방지가 시급한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전남도가 관련 시스템 구축에 애를 먹고 있다.

한해 평균 2,000명이 넘는 아동이 학대로 고통받고 있지만 도내 22개 시군중 절반이 넘는 12곳은 전담공무원이 없는 상황인데다, 인력이 배치된 시군도 과중한 업무로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아동 정책 개발·연구를 수행하는 기관이 전무해 제 2의 정인이 사건 재발을 위한 인프라 구축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8일 전남도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아동학대는 2배 넘게 급증했다. 2015년에는 1,052건의 의심사례가 접수돼 이 중 757건이 실제 학대로 판정됐다.

2016년 1,633건 중 1,229건, 2017년 1,907건 중 1,417건, 2018년 2,185건 중 1,723건으로 실제 학대 증가세가 이어졌다. 지난 2019년에는 의심신고 2,453건 중 2,016건이 아동학대였고, 재신고가 접수된 경우도 238건에 달했다.

같은 기간 의심신고 총 9,230건 중 77%인 7,142건에서 실제 학대가 확인됐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해 10월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을 각 자치단체에 두도록 했다.

그동안 민간 위탁기관인 아동보호전문기관에 맡겨 온 아동 학대 현장 조사와 학대 여부 판단 등의 업무를 공공기관에 맡긴 것이다.

이를 통해 강제조사를 비롯해 신속·효율적인 조사와 강력한 보호조치 등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정부는 판단했지만, 일선 시군 현장에서는 전혀 반영되지 않고있다.

전남도내 22개 시·군 중 현재 아동학대전담공무원이 배치된 시·군은 목포, 순천, 나주, 구례, 화순, 장흥, 영암, 무안, 함평, 신안 등 10곳에 불과하다.

순천, 나주는 별도의 아동인권팀을 신설해 조사 공무원과 전담요원을 배치하고 있지만 대다수의 시·군은 1명이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어 효과적인 업무 대응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강선우(더불어민주당·서울 강서 갑)의원도 최근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고 나섰다.

강 의원이 행정안전부와 아동권리보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1월 기준 전국 229개 지자체 중 보건복지부의 아동학대전담공무원 배치 기준을 충족하는 곳은 56곳으로 24%이며 한 명도 배치하지 않은 곳이 102곳(45%)에 달했다.

전남지역 의심사례 신고 건수 대비 전담공무원은 49.1명이 필요하지만 인력 부족으로 1인당 112건을 담당, 업무 과중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강 의원은 “원활한 아동학대 대응업무를 위해서는 내근직 1명, 폭행 위협 등을 고려한 외근직 2명 등 최소 3명은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도내에 아동학대·복지와 관련된 정책을 개발하고 실행하는 기구가 사실상 전무하다는 점이다.

아동·청소년 분야와 관련된 전남도 산하 출연 기관은 청소년미래재단, 여성가족재단, 복지재단 등 3곳이다.

학대 피해자나 가출청소년 등 긴급 보호가 필요한 위기 아동·청소년을 보호하는 업무는 청소년미래재단이 맡고있다.

기구로 봤을때 청소년미래재단이 아동학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하지만, 정책 개발·지원 등 연구 기능 수행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다.

반면, 복지재단과 여성가족재단은 연구 능력을 갖추고 있지만 17개 시도 중 가장 인력이 적은데다 장애인, 노령층분야 사업실행과 정책개발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실제 도내에서 아동·청소년 분야에 대한 정책연구 등의 활동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있는 셈이다.

전남도 산하 출연기관 한 관계자는 “아동복지정책의 사각지대 발굴·문제 개선 등을 위한 사업은 책임 소재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기관들이 협의체를 구성·논의한다고 해서 해결 될 문제는 아닌것 같다. 아동복지 정책과 사업의 전반적인 사항을 아우를 수 있는 인력 충원·기구 신설 등이 검토 돼야 한다”고 말했다. /길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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