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광주비엔날레가 39일간의 본격적인 여정을 시작했다. '떠오르는 마음, 맞이하는 영혼'을 주제로 주제전과 GB커미션, 파빌리온프로젝트, 5·18민주화운동 특별전 등으로 진행된다. 주제전에는 40여 개국 69작가가 참여해 450여 작품을 선보인다.

이번 광주비엔날레에는 세계적인 작가들의 대작도 있지만, 지역 작가들이 참여한 특별전도 눈길을 끈다. 옛 국군광주병원에서 열리고 있는 GB커미션과 '메이투데이'전이다. 현재에도 선명하게 남아있는 민주화운동의 흔적과 상흔을 작가들은 바라보고 말한다. 여전히 아프고 힘들지만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이기도 하다는 메시지다.

옛 국군광주병원은 고문과 폭행으로 다친 시민 약 300명이 치료받던 곳이다. 중환자실이 있던 2층으로 올라가는 비스듬한 보행로에는 5,000포기 데이지로 만들어진 오솔길이 생겼다. 문선희 작가의 '묻고, 묻지 못한 이야기-목소리'다. 이번 전시 후면 사라질 마지막 공간에 병원의 본질인 치유를 되새기고자 데이지 꽃길을 꾸몄다는 작가의 의도가 울림을 준다.

메이투데이전에는 이 외에도 12명의 지역 작가 작품들이 전시됐다. 하얀 진흙으로 기억과 시간을 드러내는 이연숙의 '아무도 모르는 일 0518', 애도의 현장에서 피운 향이 타고 남은 재와 연기가 흩어지는 움직임을 담은 박화연의 영상 작품 '오고가는'도 과거와 현재를 잇는 재현의 통로다.

주 전시관에서도 예술이 가진 치유와 회복의 힘을 느낄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예술로 전하는 치유와 연대의 메시지는 두 차례 연기 끝에 열리는 이번 비엔날레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열쇠다. 코로나 팬데믹 속 열리는 비엔날레가 시민과 관람객들에게 위기를 이겨낼 수 있는 위로와 힘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