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김종찬 기자] 광주 북구가 주민 생활 인프라 시설 구축을 추진하면서 구의회 예산 심의 등 기본적인 행정절차를 무시해 뒷말이 나오고 있다.

북구는 특히 올해 건립 계획인 공용 주차장과 행정센터 신축 등 상당수 사업 과정에서 의회 의결 과정을 생략해 집행부 일방적인 구정운영과 소통 부재가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1일 광주 북구의회에 따르면 의회는 지난 9일 제26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북구청장이 제출하고 행정자치위원회(행자위) 심의를 거친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가결 처리했다.

‘공유재산 관리계획’은 ‘공유재산 및 물품 관리법’ 10조에 따라 각 지자체는 관리하는 공유재산(생활SOC 등 공공시설물)을 취득·관리하기 앞서 수립하는 계획안이다. 법령 상 계획안의 수립·취소·일부 변경은 반드시 지방의회 의결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북구는 이를 소홀히 했다가, 황급히 관련 절차를 진행했다. 이러한 사실은 지난 1일 오전 열린 의회 행자위 ‘우산동 생활SOC 복합화 사업’ 공유재산 관리계획 심의 과정에서 드러났다.

해당 사업의 골자는 우산동 264-18번지 부지 지하 1층에 62면 규모의 거주지 주차장을 건립하고, 당초 3층 규모로 신축 예정인 우산동 행정복지센터 청사를 5층까지 증축, 북구센터 생활문화센터·다함께 돌봄센터로 활용하는 것이다. 사업비는 주차장 건립비 40억 원, 증축 비용 18억 1,000만 원 등 60억 원에 육박하는 규모다.

행자위 심의는 우산동 생활SOC와 관련한 제489호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에 대한 회계과의 제안 설명으로 시작했다.

이어 의회 전문위원이 ‘충분한 시간이 있었지만 의회의 공유재산 심의·의결 없이 추경예산안부터 짠 것은 원칙과 절차를 중시하지 않는 행정행위다’라는 취지로 구정 검토보고를 했다.

발언을 청한 기대서 의원은 지난해 10월 해당 사업의 재정투자심사를 진행한 기획조정실을 불러 “추경 예산안에는 (사업 예산이 이미) 올라와 있고, (공유재산관리계획) 심의를 이제서야 받고, 전날엔 현장을 다녀오고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어 “이는 맞지 않는 수순이다”며 “의회를 경시하는 행위들은 그냥 지나가버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주차장 설립 사업의 주무부서인 교통지도과는 “(의회) 심의를 예산 성립 전에 받아야 되는데 사실상 늦었다”며 행정 하자를 시인하는 취지로 답했다.

다른 의원들도 공유재산심의위 사전 심의 자료를 요청하는가 하면, 구청·구 의회의 원만한 소통을 주문하기도 했다.

한양임 의원은 “중간에 해결이 안 된 부분까지도 한 번 정도는 의원들한테 와서 설명할 수 있지 않았을까”라면서 “왜 절차를 무시하는 지에 대해서는 분명히 앞으로 우리 행정이 자각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한편, 북구 우산동 생활SOC복합화 사업은 내년 6월 완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총 사업비 58억 1,000만 원 중 국비는 32억원, 시비는 11억8,500만원이 투입된다. 나머지 사업비는 북구 예산안에서 충당해야 한다. /김종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