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자동화 기계로 운영되는 ‘무인점포’가 코로나 19와 맞물려 다양한 업종으로 확산되고 있는 반면, 방역관리는 곳곳에서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현행법상 자유업으로 분류돼 일선 지자체에서 관할 구역 내 점포 수와 현황 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데다, ‘무인점포=비대면’이라는 인식으로 인해 일반 시민들의 위생·방역수칙 경계심이 다소 떨어지고 있다.

11일 광주 일선 지자체 등에 따르면 무인점포는 업종 제한 없이 인건비 등 비용 절감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비대면’이 새로운 표준으로 제시되면서 급증하고 있다. 또 정부는 전국 50여개 지자체에 동네 슈퍼의 ‘야간 무인화’ 전환을 지원하면서 스마트 기술을 접목한 상거래 유통망을 구축하고 있다.

예전에는 동전으로 사용가능한 ‘코인 노래방’ 또는 빨래방이 가장 먼저 떠오르던 무인점포는 편의점, 프렌차이즈 아이스크림점, 카페, 문구점, 공부방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무인점포는 관할 세무서에 사업자 등록만 하면 영업 가능한 ‘자유업’으로, 지자체 신고 의무도 없고 코로나19 등 감염병 방역 수칙에 맞는 업종 상황별 지침이 없다.

이 때문에 현재 중소벤처기업부가 파악하고 있는 무인점포 수는 전국 3,000여 곳으로, 광주·전남지역에서도 최소 250여 곳이 운영중으로 추산되지만 규모나 이용자 수 등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광주 동구 충장로 등 유동인구가 많은 도심에서 운영중인 무인 사진관 등에서는 물품 소독이나 출입인 체온확인 및 명부작성 등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동구 동명동에 있는 한 무인사진관에는 촬영 소품인 가발과 모자, 플래카드, 인형 등을 여러 사람이 번갈아가며 사용했지만 손 소독제 등 위생·방역물품은 찾아 볼 수 없었다.

더욱이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순천에서는 감염자 이동경로에 있던 물건 등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검출돼, 이들 무인점포의 방역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인근 무인 편의점도 무방비한 방역 상태는 마찬가지였다. 일부 시민들은 편의점 앞 보도블럭에 앉아 여럿이 모여 술을 마시고 있거나 5인 이상 무리를 지어 흡연을 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 무인점포는 인건비 절약 등을 이유로 상주 아르바이트나 관리인 등을 따로 두기 않아 상황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도 없었다.

그나마 관리자가 상주하는 빨래방의 경우 위생용품과 출입명부가 비치됐지만 실제 출입명부를 작성하거나 손 소독을 하는 시민은 거의 없었다.

빨래방을 방문한 손님 장 모씨(27)는 “세탁기만 작동시키고 다른 일을 보러 바로 나가기 때문에 출입명부를 작성하지 않았다”며 “무인으로 운영된다는 생각에 마스크 착용 등에 경계가 소홀한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빨래방 업주 A씨는 “손님들이 머무르는 시간이 길지 않아 온도계 등을 따로 구비해놓지 않았다”며 “가게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면서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처럼 무인점포가 업종별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지만 전담부서가 없어 지자체도 해당 민원 처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광주 한 일선 자치구 관계자는 “무인 점포 지도점검을 나설 때 정부 방역지침이 없기 때문에 이용자 위주로 계도한다”며 “다중이용시설과는 달리 행정명령을 내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