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매일=조기철 기자] 더불어민주당의 지역적 기반인 호남지역 민심이 변화를 감지한 국민의힘의 호남 끌어안기 ‘서진 전략’이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차기 대선후보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호남에서 민주당 대선 주자들과 박빙으로 나타나면서 국민의힘 새 지도부에 이어 초선의원들과 대권 주자 등이 잇따라 광주를 방문해 호남 민심잡기에 나서고 있다.

차기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불모지’인 호남 표심 확보가 필수적인 데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영남당 프레임’이 확산하는 데 대한 선 긋기로 해석된다.

10일 광주지역 정가에 따르면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권한대행 겸 원내대표 등 당 지도부가 지난 7일 광주를 방문한데 이어, 초선의원들이 이날 다시 광주를 찾았다.

초선의원 등 11명은 이날 오전 광주로 내려와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했다. 이어 오후에는 광주 금남로 옛 전남도청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전일빌딩 246 등을 둘러 봤다.

특히 이들은 옛 전남도청 분수대 앞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항소심 첫 재판과 관련 “전두환씨는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5·18민주화운동의 진실을 명확히 밝히고 광주시민에게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전두환 전 대통령은 항소심 재판에 출석해 당시의 진실을 밝히고 국민 통합과 화합의 기회에 조금이라도 노력을 보태야 한다”고 요구했다.

야권의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유승민 전 의원도 오는 17일 광주를 방문한다. 유 전 의원은 이날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어서 메시지가 주목된다.

5·18 41주년을 맞는 다음주는 유 전 의원 이외에도 국민의힘 김기현 권한대행 등 지도부가 다시 광주를 방문 호남 구애를 펼칠 예정이다.

호남에서 윤 전 총장의 지지율 20%대를 얻고 있는 가운데 야권이 호남지역의 민심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 4~5일 전국 유권자 1,016명 대상으로 실시한 차기대선 가상 양자대결 결과에서도 의미 있는 결과가 나왔다. 호남에서 윤 전 총장은 이 지사를 상대로 23.5%의 지지율을 얻었고, 이 전 대표, 정세균 전 국무총리를 상대로도 각각 24.4%와 25.2%의 지지율을 보였다. 상대가 누구라도 민주당 텃밭인 호남에서 20% 중반의 득표력을 보여준 셈이다.

민주당도 새 지도부 선출 직후 변화와 쇄신을 강조하며 민심 잡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지난 총선에서 180석 거대 여당을 탄생시켰지만 부동산 문제 해결 실패, 민주당 소속 단체장들의 잇단 성추문, LH사태 등이 잇따라 터지면서 당에 대한 불신이 팽팽해 졌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서삼석 의원의 최고위원 입성 실패도 결국은 호남 정치인들이 지역을 우선하기 보다는 자신들의 실속만 생각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회사원 김 모씨(39)는 “현 정부가 부동산 정책 등에서 젊은 세대의 사다리를 끊어버리는 잘못된 일을 너무 많이 저질렀다”며 “다음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안 된다”고 직설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송영길 대표 등 민주당 새 지도부가 첫 지방 일정으로 광주행을 택한 것도 호남 민심 달래기 차원이라는 게 중론이다.

민주당 안팎에서는 문재인 정부에 대한 비판여론과 윤 전 총장에 대한 호감도가 동시에 반영된 결과로 해석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 불었던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 녹색 바람을 잊어선 안 된다”며 “늘 전략적 선택을 해왔던 호남이 언제든 등을 돌릴 수 있다는 뜻”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