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청년의 비중은 얼마나 될까? 올해 초 발표된 국회입법조사처 자료를 보면 OECD 국가 중 한국의 40세 이하 청년의원 비율은 가장 낮은 수준이며, 당선 시점으로 보면 국회의원은 4.3%, 지방의원은 광역의회 5.6%와 기초의회 6.6%에 불과한 것을 알 수 있다. 국제의원연맹(IPU) 자료를 보더라도 청년의원 비율은 전체 121개국 가운데 118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노르웨이(34.3%), 스웨덴(31.4%), 덴마크(30.7%) 등 북유럽 국가들은 청년의원 비율이 30%에 달하며, 프랑스(23.2%), 영국(21.7%), 독일(11.6%), 미국(11.5%), 일본(8.4%)도 청년의원 비율에 있어서 한국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교육 기회 제공

한국의 40세 미만 청년유권자는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그런데 왜 국회나 지방의회에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을까? 기성정치인에게 유리한 선거제도와 청년들의 적극적 참여가 제한되고 있는 현행 정당 구조, 그리고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의 경우 피선거권이 25세로 제한되고 있다는 점이 청년의 정치참여를 막고 있는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실제 영국과 호주, 독일, 스페인, 프랑스 등 다수의 OECD 국가들은 피선거권 연령을 18세 이상으로 규정하고 있으며, 프랑스의 청년의원 비율은 23.2%를 차지할 정도로 높게 나타나 우리나라의 모습과 매우 대조적이다. 그리고 정당의 지역구 및 비례대표 선거에 있어서 청년할당제 의무 도입, 경제적 기반이 취약한 청년층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기탁금 기준 조정 등 정책적 배려를 고려하는 것도 중요한 요소일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청년의 정치참여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위에서 언급한 정책적·제도적 지원 외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다. 바로 ‘청년의 정치교육’ 또는 다른 말로 ‘청년 민주시민교육’이다. 정치학을 배우고 전공하자는 의미가 아니다. 우리 생활 속 정치, 민주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 지방자치 시대를 살고 있는 시민으로서의 자주적 역할 등을 교육시키자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청년의 자발적 정치참여를 이끌어 내자는 말이다.

우리가 정치 선진국이라고 말하는 서양 국가들은 이미 다양한 방법을 통해 ‘정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그리고 다양한 정치참여 경험을 쌓도록 함으로써 시민의 정치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있다. 독일은 연방정치교육원과 주 정치교육원, 그리고 노동조합 및 정치재단을 통해 정치교육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며 이곳에서 다양한 교육 및 연수 프로그램을 통해 정치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은 시민단체들이 중심이 돼 각각의 연령층에 맞는 다양한 정치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정치교육’ 또는 ‘민주시민교육’을 담당하는 교육기관이나 단체 등을 쉽게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고 정당이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노동조합 등에서 간혹 실시하고 있지만 많은 인원이 참여할 수 없는 구조다. 우리는 2년마다 돌아오는 지방의원 선거와 국회의원 선거에서 약 3,800여명의 지방의원과 300명의 국회의원을 선출한다. 청년들은 전체 유권자의 3분의 1을 차지하지만 정치참여는 당선인의 5%에 머무른다. 이제 청년들이 제 목소리를 내고 자발적인 정치참여를 할 수 있도록 정치권에서의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정책결정 주인의식 절실

필자가 살고 있는 목포의 김원이 국회의원은 7월부터 ‘청년정치 아카데미’를 직접 운영, 청년들에게 정치교육 기회를 제공하고 현실정치 참여를 유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동안 정당은 당원 기여도에 따라 정치참여 기회를 제공해 왔으나 이제부터는 체계적 교육을 통해 정치에 대한 관심을 일반 청년에게도 기회를 넓히는 방향으로 선거 환경을 개선하려는 노력으로 평가된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제 내년부터 새로운 지방자치법 시행에 의한 ‘지방자치 2.0시대’가 열린다. 지역의 주인인 주민으로서 우리 지역 현안을 먼저 고민하고 정책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주인의식이 절대적으로 요구되는 시기다. 실험적으로 실시되는 ‘청년정치 아카데미’가 잘 운영돼 지역 내 많은 청년들이 목소리를 높여주길 기대한다.

/박문옥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