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7일 전남도는 12개 광역시·도 향우회와 ‘전남사랑도민증’ 발급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각 시·도 향우회장에게 1호 도민증을 전달했다. 이날 협약에 따라 앞으로 전남도와 각 시·도 호남향우회는 ‘전남사랑도민증’ 발급 지원과 향우의 권리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향우를 대상으로 ‘전남사랑도민증’ 발급 홍보와 신청서 접수·이송·교부를 지원하는 등 도민증 발급에 공동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전남사랑도민증’을 소유한 향우는 전남지역 주요 관광지와 숙박·레저시설 이용료 할인 등 도내 70여 가맹점에서 다양한 혜택을 받을 수 있고, 관광·휴양을 비롯한 전남 방문 시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고향세’ 기부 지역경제 기여

필자는 지난 2018년 도민행복소통실에 이 사업을 제안했고, 같은 해 12월 조례개정 등을 통해 관련 근거를 마련했다. 그리고 이후 3년 만에 이뤄진 성과이므로 감회가 남다르다. 특히 고향에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호남향우회는 애향 정신으로 함께 힘을 보태왔기 때문에 이날 행사 의미는 매우 뜻깊다.

작년 방사광가속기 유치에 있어서 호남향우회는 전남을 응원했다. 또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법 제정에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해주었으며, 코로나19로 고향이 힘들 때는 농수산물 구매운동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집중호우로 인해 전남 동부권에 많은 수해 이재민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입은 고향민들을 위해 재경향우회는 1억원을 지원하기도 했다.

고향을 잊지 않고 애정을 보내준 출향도민을 위해 전남도가 먼저 예우하고, 혜택을 드리려는 이런 사업은 각 지역에 흩어져 있는 수많은 향우들에게 감동을 주고 고향 사랑으로 이어지리라 생각한다.

산업화 과정에서 농촌을 떠나 대도시로 이동한 호남 출향도민은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그만큼 전남의 인구는 급속도로 줄어들었으며 지난해 말 대비 올 7월 현재 약 1만여명이 고향을 떠났다. 이는 비단 전남에서만 일어난 일은 아니다. 수도권을 제외한 전국의 상황이 마찬가지이며, 일부 지역은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사람이 떠나버린 지방은 일자리와 교육, 의료는 물론 각종 사회기반시설이 약화되고 인구유출을 더욱 심화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그리고 지방재정을 약화시키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한다. 그만큼 인구문제는 지방 생존에 있어서 꼭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다.

하지만 인구유출로 인해 발생하는 여러 문제는 우리가 쉽게 해결하기 힘들며, 특히 재정문제가 그러하다. 필자가 처음 전남도에 이 사업을 제안했을 때 일본의 ‘고향세’를 언급했고, ‘고향사랑기부제법’ 시행에 앞서 선도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현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고향사랑기부제법’(일명 ‘고향세’)은 출향인이 자신의 고향 또는 특정 지자체를 지목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내고 세액공제 등의 혜택을 주도록 하는 법안이며, 일정 한도 내에서 자치단체 특산품을 답례로 지급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지역경제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의 경우도 우리와 같은 고령화와 이농 현상으로 어려움 겪어오다 2008년 고향세를 도입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고 있으며, 자신이 원하는 특산품을 고르는 ‘고향세 자판기’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재정 부분에 있어서도 6조원에 가까운 지방세수가 추가로 유입되는 효과가 검증됐다.

-출향민, 우리 이웃이자 형제

필자가 위에서 ‘고향세’ 사례를 언급했으나 지방과 출향민 관계의 중요성을 지방재정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아니다. 비록 직장과 교육 등 다양한 이유로 고향을 떠났지만, 출향민은 우리와 같은 경험을 하고 같은 문화공동체를 형성하며 살아왔던 이웃이고 형제다. 지난해 수해와 코로나19로 전남도민이 어려웠을 때 호남향우회가 앞장선 이유도 필자와 같은 생각이기 때문이다.

행정기관의 예우와 관심이 출향민에게 애향심을 고취시키고 그들을 다시 우리 전남으로 이끌 수 있다고 필자는 생각하며, 인구절벽 시대를 맞이하는 전남의 발전을 이끌 수 있는 원동력으로 승화되길 기대한다.

/박문옥 전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