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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의 뮤직 줌<33> 1828년 슈베르트
창조적 에너지·집념으로 풍부한 음악적 유산 남겨

2021. 07.29. 00:24:04

요셉 아벨(Josef Abel)이 그린 젊은 슈베르트(1814년 작).

생애 마지막 해에 선보인 유일한 대중음악회 성공
짧은 31년 생애동안 예술가곡·실내악 등 많은 작품
20곡의 피아노 소나타, 슈나벨·에르트만이 재조명


주제로서의 주제의 영속성은 혼성곡에서 뭔가를 수정함으로써 결과를 끌어낼 필요없이 한 주제에 또 다른 주제를 더함으로써 보장된다. 맹목적으로 착수된 주제의 모음은 슈베르트의 주제 하나와 다음 주제의 도입 사이에 어떤 구성적 역사도 없는 것처럼 삶은 그의 음악의 의도적인 목표가 아니다.<테오도르 아도르노 ‘슈베르트’, 1928>

그의 피아니스틱한 스타일은 지극히 어려운 것으로, 그것은 그의 가곡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그것은 가벼운 터치와 이 시기 빈 악기의 밝은 음색에 의해 결정된 것으로 간주된다.<한스 갤 ‘슈베르트와 멜로디의 에센스’, 1974>

짧은 생애동안 끊임없는 음악적 창작을 한 프란츠 슈베르트는 불과 그의 32번째 생일을 10주 앞두고 1828년 11월 19일에 세상을 떠났다. 31년의 짧은 생애 가운데 ‘마왕’, ‘아베마리아’, ‘세레나데’ 등을 포함한 600여 곡의 예술가곡과 피아노 5중주 ‘숭어’, 현악 4중주 ‘죽음과 소녀’ 등 20여 곡의 실내악 작품, 7곡의 완성된 교향곡부터 20여 곡의 피아노 소나타까지 많은 작품을 남겼다. 하지만 그의 명성은 비엔나에 국한된 것이었고, 그마저도 예술가곡과 작은 규모의 피아노 소품에 기반을 두고 있었다.

그의 마지막 해인 1828년 3월 26일 저녁 베토벤의 서거 1주기를 기념해 ‘슈베르트 초청 공연’으로 오로지 슈베르트 자신의 음악을 선보인 생전의 유일한 대중음악회가 열렸다. 그날 저녁의 성공적인 공연은 작곡가에게 절대적으로 필요한 금전적 여유를 주었고, 생전 처음 피아노를 구입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한 수입이 생겼다.

이로 인해 1828년 봄, 피아노를 위한 환상곡 F 단조 D.940(4월 완성)을 비롯해 ‘세 개의 피아노 소품’ D.946(5월), ‘현악 오중주’ C 장조 D.956(9월),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3곡 D.958~960(9월), ‘바위 위의 목동’ D.965(10월) 등을 완성했다. 당시 슈베르트는 창조적 에너지와 집념으로 풍부한 음악적 유산을 남겼다.

슈베르트의 건강은 1822년 성병에 감염되기 시작하면서 악화되었다. 그로 인해 절망감과 조울병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병세는 1827년 가을부터 매독이 심해져 의사의 권고에 따라 1828년 9월 케텐브뤼켄가에 있는 그의 형 페르디난트의 거처로 옮겨 빈의 외곽 비덴 지역으로 이동하게 된다. 도시에서 벗어난 슈베르트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면서 삶에 대한 의지와 창작에 대한 열의를 끊임없이 갈구했던 것이다.

슈베르트가 그의 생애 마지막 해에 사용한 피아노.
◇슈베르트의 피아노 소나타

슈베르트는 20개 이상의 피아노 소나타를 작곡했지만, 그의 소나타가 베토벤의 피아노 소나타만큼 높이 평가받지 못했다. 무슨 이유였을까? 음악학자들은 슈베르트가 피아노 소나타의 악장별 형식이나 논리가 부족하고, 음악적 자료를 다루는 방식이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이유로 ‘소나타 형식’ 안에서 음악적 요소는 풍부하지만 형식적 균형미가 결여되고, 발전기법이 부족해 구성이 다소 산만하게 들린다. 그의 소나타가 본격적으로 높이 평가받고 연주된 것은 20세기 초 아르투르 슈나벨(Artur Schnabel)과 에두아르트 에르트만(Eduard Erdmann)에 의해 재조명 되면서다. 200년 전 출판업자와 음악가들은 그의 형식을 비판하고, 음악적 결함을 지적했지만 슈베르트 사후 많은 음악가는 새로운 관점으로 그를 높이 평가하기 시작했다. 마치 그의 예술가곡과 같이, 성악가 없이 피아노로 노래하는 순수 기악곡으로 인식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그의 피아노 소나타는 단연 독창적인 작품으로 섬세한 화성 진행과 순수하고 아름다운 선율을 담고 있어 많은 음악학자나 연주자 뿐만 아니라 음악 애호가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B 플랫 장조 D.960 악보.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B 플랫 장조 D.960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B 플랫 장조 D.960은 그의 마지막을 암시하는 듯한 온화하면서 철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곡 전체를 노래로 표현하고 있는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는 슈베르트가 남긴 피아노 작품 중 ‘슈베르트다운’ 개념에 가장 명료하게 상응하는 곡으로 평가받고 있다.

작품은 절제된 화성과 감출 수 없는 아름다운 선율로 가득하다. 흥미롭게도 피아니스트 알프레드 브렌델은 이 소나타의 시작을 ‘신성한’ 영역으로 표현했다. 슈베르트의 엄숙한 내성을 제안하는 반면 그의 소나타와 같은 조성인 모차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 27번 K.595를 통해 공통적인 요소를 언급했다. 멜로디의 성악적 캐릭터, 과시하지 않는 침착함, 곡 전체에 배어있는 우수의 분위기가 그것이다.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자필 악보 초본.
곡은 전체 소나타, 느린 3부 형식, 스케르초, 론도 형식의 4개 악장으로 구성됐다.

1악장은 수많은 극복을 담담하게 때로는 평온한 분위기로 표현하고 있다. 특별히 디터 슈나벨(Dieter Schnebel)은 1악장 도입부 8번째 마디와 9번째 마디에 주목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주제 선율 뒤 베이스의 스산한 트릴은 불안한 이 곡의 이질적 요소로 불안함과 이후 행동을 촉발하는 내적 요소로 보았다. 이후 긴 여운의 쉼표는 음악과 침묵 사이의 밀접한 관계를 보여준다.

2악장은 3부 형식으로 명상적이면서 관조적으로 선율을 노래한다. 주제 선율은 그의 현악 오중주 C 장조 D.956의 2악장의 주제 선율과 매우 흡사하다. 알프레드 브렌델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피아노 소나타 가운데 1, 2악장을 그의 고별사처럼 들린다고 표현했다. 그리고 모든 것이 통제되고 고려된 것처럼 보인다고 했다.

3악장은 스케르초 형식으로 가볍지만 우아한 선율을 들려주고 있다. 슈베르트의 특징을 잘 표현한 3악장의 트리오는 섬세하면서 다양한 악상의 차이와 당김음을 통해 음악적 재치를 들려주고 있다.

4악장은 발전부가 생략된 론도·소나타 형식으로 경쾌한 분위기의 생동감이 넘친다. 슈베르트는 음악적 내용과 형식의 조화를 만들어 화려하게 끝낸다. 브렌델은 4악장의 짧은 프레스토 코다를 ‘한숨 짓는 피로감’(슈나벨) 보다는 장난스럽고 우아한 에너지라고 표현했다.


/광주시향 운영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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