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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감성 기르기

2021. 08.02. 14:52:08

이정선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미국의 다니엘 핑크(Pink, D)는 앨빈 토플러 사후 뜨는 미래학자 중 한 명이다. 그는 ‘새로운 미래가 온다’라는 저서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를 하이컨셉과 하이터치 시대로 정의한다. 전자는 예술적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능력으로 패턴과 기회를 감지하고 예술적인 미와 감정의 아름다움을 창조해 내며 훌륭한 이야기를 창출해 내고, 언뜻 관계가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를 결합해서 뭔가 새로운 것을 창조해 내는 능력을 말한다.

하이터치는 공감 능력으로 다른 사람들과 공감하고 미묘한 인간관계를 잘 다루며 자신과 다른 사람의 즐거움을 잘 유도해 내고, 목적과 의미를 발견해 이를 추구해 내는 능력을 말한다. 결국 창의적이고 가슴 따뜻한 사람이 시대적 아이콘이 된다는 의미다.

-창의성 교육과 인성교육

이 중에서 하이컨셉을 키우는 교육을 창의성 교육이라 한다면, 공감역량을 키우는 교육이 감성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창의성 교육은 차치하고 인성교육을 하는 사람들에 따르면 감성을 기르기 위해서는 먼저, 자기 자신의 감정을 알아야 하고, 다음으로 그 감정을 조절할 줄 알아야 하며, 마지막으로 그 감정에 맞게 적절하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그러면 감성, 혹은 감수성(sensibility)이)란 무엇인가? 사전적으로는 이성에 대립되는 개념으로 인간 의식의 정서적 성향을 가리킨다. 문학적으로는 처음에는 사랑, 동정심, 연민 등을 잘 느낄 수 있는 성격을 뜻하다가 이후에 아름다움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성격을 뜻하게 됐다. 그러나 최근엔 감수성을 감각, 사고 및 감정에 있어서 경험에 반응하는 특징적 능력을 가리키는 데 주로 사용한다고 한다.

감성은 논리적이고 지적 판단을 강조하던 이성의 시대 혹은 과학의 시대에는 불합리한 감정적 반응을 나타내는 것쯤으로 치부됐다. 그러나 이성과 더불어 감성도 인간생활의 기본적인 영역이라는 점에서, 특히 교육적으로는 IQ(두뇌지능)와 더불어 EQ(감성지능)를 중요하게 간주하면서 그 가치를 재발견한 것이다. 교육방법에 있어서도 단순히 지식으로 아는 것을 넘어 가슴으로 느끼고 몸으로 체화한다는 점을 강조함으로써 감성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학교폭력을 다루는 인성교육에서도 이해와 공존을 위해 공감역량을 키우는 감성의 중요성이 재인식되고 있다.

분석적으로 따져보면 감성의 역할은 크게 세 영역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먼저 이론적 인식에서는 이성적 사고를 위한 감각적 소재를 제공한다. 다음으로 실천적·도덕적 생활에서는 이성의 지배와 통솔을 받을 감정적 소지를 마련한다. 마지막으로 미적 인식에서는 자신의 순수한 모습을 나타냄으로써 인간적 생의 상징적 징표가 된다.

이를 현실에 적용해보면, 예컨대 이론적으로 인권의 개념을 지식으로 아는 것이 아니라 가슴으로 느끼는 인권 감수성을, 도덕적 실천에 있어서 측은지심과 자신의 잘못을 깨닫고 뉘우치는 마음을, 그리고 꽃을 보고 미적으로 아름다움을 느끼는 정서를 감성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감성을 키우는 것이 곧 공감 능력을 기르는 한 방법이다. 공감 능력은 대상이나 상대방의 처지와 상황을 알고 이해하거나, 상대방이 느끼는 상황 또는 기분을 비슷하게 경험하는 능력을 말한다. 즉 다른 사람의 입장에 서서 그 사람의 눈으로 보고 그 사람의 감정을 느끼는 능력이다. 공감 능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자신을 다른 사람의 처지에 놓고 생각하며 그 사람의 느낌을 직관적으로 이해한다. 감성이 풍부한 가슴이 따뜻한 사람은 ‘이성과 조화’ 속에서 대상을 이해하고 포용하는 공감 능력이 더 뛰어날 것은 논리적으로도 당연한 귀결이다. 우리가 단순히 정서순화라는 차원을 넘어 논리적으로, 실천도덕적으로 그리고 미적으로도 감성을 키우려는 이유이다.

-교육적 의미의 공감역량

실천적으로 이러한 감성을 키우기 위해 학교에서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첫째, 진정한 의미의 학생 봉사활동을 확대해야 한다. 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함으로써 어려운 사람들의 상황을 직접 목격하고 도와주며 타인의 아픔과 어려움을 공감하고 보다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자신의 존재가치를 몸으로 느끼게 될 것이다. 둘째, 학교폭력 및 갈등 조정을 위한 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회복적 생활교육 및 갈등조정위원회 등을 활성화해 잘못에 대한 사과와 용서의 과정을 경험함으로써 역지사지와 포용의 마음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셋째, 학생의 심미안을 키울 수 있는 생태적 환경 조성과 예술교육을 강화해야 한다.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을 통한 감동은 학생의 심미안을 키우고 정서적 안정감과 풍요로움을 채울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감성은 단순히 꽃을 보고 아름다움을 느끼는 정도의 수동성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공감역량으로 발전할 수 있을 때 진정한 교육적 의미가 있다 할 것이다.

/이정선 전 광주교육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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