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시가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까지 어겨가며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을 감싸고 있다. 30억 원 정도의 후원금을 관리하며 5억여 원의 운영비를 쓰는 조그만 재단에 지도·점검 권한을 가지고 있는 광양시가 휘둘리는 모양새다.

광양시를 상대로 (재)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에 관한 정보공개청구를 했다. 세간에서 돌고 있는 의혹을 밝히기 위해 재단의 비지정후원금 사용 내역과 세입·세출 결산서, 직급별 급여 내역, 재단 지도·점검에 관한 자료 등을 요구했다.

한 해 동안 사용한 세입과 세출 결산서는 15개 항으로 나눠 단 한 장으로 정리해서 답해왔다. 그조차도 여기저기 조작의 흔적이 보인다. 급여 내역도 총액으로만 제시하고 직급별 세부 내역은 없다. 비지정후원금 사용 내역도 결산 자료가 아닌 예산서를 보내왔다.

광양시의 성의 없는 답변에 실망을 넘어 조롱당한 느낌마저 든다. 재단 지도 점검에 관한 내용은 ‘영업상 비밀침해’라는 이유로 공개를 거부했다. 기부자로부터 기부금을 받아 대상자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의 업무 중 시민들이 알아서는 안 될 영업상 비밀이 무엇이란 말인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는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국정운영의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공공기관은 정보를 공개할 의무가 있음을 규정하고 있다. 광양시는 ‘영업상 비밀’이라는 상식에도 맞지 않는 이유를 근거로 국민의 알 권리를 무시하고 법률을 우롱하고 있다.

이 정도면 두 가지 중 하나일 가능성이 크다. 담당 공무원이 넘을 수 없는 권력자가 개입하거나 뒤에서 받치고 있을 수 있다. 또는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밝힐 수 없는 비리가 많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렇게까지 꼭꼭 숨길 이유가 없다.

비밀은 드러나기 마련이다. 숨길수록 세간의 이목은 집중된다. 공개를 미루거나 회피하는 순간 합리적 ‘의혹’은 ‘사실’이 된다. 광양시는 지금이라도 광양시사랑나눔복지재단에 관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전남취재본부=권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