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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세평>치명적인 0.4℃ 지키기 위한 중앙은행 노력

2021. 11.15. 17:27:30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 기획금융팀 전재환 팀장

며칠 전 초등학교 2학년 아들 녀석이 온 방을 돌아다니며 전기콘센트를 뽑느라 분주했다. 전기콘센트를 다시 결합하기 귀찮았던 나는 왜 그러냐고, 녀석과 잠시 실랑이를 벌였지만, “지구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전기를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녀석의 말에 대꾸도 못하고, 지구 보호에 관심이 없다는 핀잔만 듣게 되었다. 초등학생 아들도 당연한 듯이 말할 정도로 기후변화는 우리 삶 속에 밀접하게 다가왔다.

기후변화, 어디까지 온 걸까? 최근 IPCC(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각국 기상학자, 해양학자 등 3,000여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UN 산하의 정부간 협의체로 1988년 11월 설립)는 2011~20년 중 지구표면의 온도가 산업화 이전(1850~1900년 평균) 대비 1.09℃ 상승한 상태로 인류 삶에 중대한 피해를 야기하는 온난화 티핑포인트인 1.5℃까지 0.4℃밖에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0.4℃를 지키기 위해서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촉구하는 한편 국제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기후변화에 대한 인류의 대처는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과제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기후변화, 실물경제 큰 영향

중앙은행도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 인류로서 기후변화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하나, 기후변화가 화폐를 발행하고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중앙은행과는 무슨 관계를 갖는 것일까? 언뜻 쉽게 이해되지 않는 조합이다. 하지만 경제적인 관점에서 살펴보면 기후변화는 홍수로 인한 재산피해, 기온 및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농·축·수산물 생산성 변화 등의 물리적 피해를 일으키며, 탄소중립사회 이행과정에서 탄소집약 산업 위축, 생산비용 증대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을 유발하는 등 실물경제 전반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기후변화는 우리 지역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전남지역의 해양풍력 등 친환경 산업에 대한 투자, 이와 반대로 지역 주력산업인 철강, 석유화학 부문 등에 대한 규제 논의 등이 일례라 볼 수 있다. 즉 앞으로는 기후변화는 글로벌 경제 및 지역경제에 새로운 유형의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의미다.

이에 선진국 중앙은행들은 자국 정부의 경제정책을 지원한다는 목표 하에 기후변화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위험을 평가하고, 중앙은행의 신용정책 수단에 기후요소를 반영하는 등 기후변화에 본격적으로 대응하려는 모습이다. 특히 유럽중앙은행(ECB)과 영국중앙은행(BOE)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정책 체계에 기후변화 요소를 반영하고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생활 속 적극 동참 필요

한국은행도 2020년 이후 기후변화 관련 대응 전략을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시작하였다. 한국은행내 ‘기후변화 대응 TF’를 구성하여 한국은행 차원의 대응전략을 모색하는 데 전력을 기울였으며, 최근 그 노력의 일환을 ‘기후변화와 한국은행의 대응방향’이라는 보고서로 정리하여 보도자료로 배포한 바 있다. 보고서에는 앞으로 한국은행이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부문으로의 자금공급을 원활히 유도하고자 대출 및 담보제도 등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검토하는 한편 한국은행이 보유하고 있는 외화자산의 친환경 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려갈 계획임을 담고 있다.

기후변화는 장기에 걸쳐 인류 모두에게 영향을 주는 현상으로 일시에 정부 조직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인 만큼 이제는 국민들도 기후변화 대응에 같이 동참할 때라고 생각된다. 기후변화라는 거대 담론을 논의하다 보면 자칫 해결책을 정책적인 요소에서만 찾지만, 실상 기후변화에 대한 대응은 우리의 생활 속 사소한 것부터 시작되는 일이다. 쓰지 않는 전기제품의 전기콘센트를 뽑는 것, 올 겨울 내복을 입고 난방온도를 낮추는 것, 우리도 같이 동참하다 보면 작아보이지만 치명적인 0.4℃를 지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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