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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에서 국민의힘에 표를 준다는 것
오선우 정치부 기자

2021. 11.21. 16:03:34

오선우 정치부 기자

몇 년 전만 해도 상상도 못할 일이었다. 광주에서 보수정당에 투표한다는 것은. 자유한국당 시절 호남과 5·18에 대한 그들의 왜곡과 폄훼는 극에 달했다. 정치권 세력 싸움과 지지층 결집을 위한 수단으로 광주는, 오월영령은 더렵혀졌다.

자유한국당을 입에 담는 것조차 용인되지 않았다. 사상 최악의 이념 대립과 지역 갈등은 정치 프레임에 휩싸여 맹목적인 비난과 증오로 귀결됐다. 상호 간의 이해를 조정하며 사회를 바로잡아야 할 ‘정치’는 되려 갈등을 조장하고 질서를 흩뜨렸다.

광주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5·18 40주년을 맞아 ‘진상규명’의 목소리가 드높던 지난해 6월, 대구와 부산 시민들에게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생각을 들은 적이 있다. 정도의 차이일 뿐, 5·18은 폭동이며 민주당은 영남을 억압하고 나라를 좀먹는 무리에다 광주가 그 본거지라는 것에 동조할지언정 부정하지는 않았다. 영·호남은 그렇게 서로를 맹목적으로 멸시해 왔다.

불과 1년 후, 지역 색깔이 가장 강하고 이념과 사상이 대쪽같은 광주에 ‘보수’의 바람이 불어왔다. 정부와 민주당에 염증을 느낀 국민의 불신과 피로감에 더해 ‘이준석’이라는 변화와 혁신에 대한 소망의 바람이었다. 예전보다 자유롭게 국민의힘을 논할 수 있게 됐다. ‘이준석 신드롬’에 힘입어 당원 가입률도 전례없이 폭증했다. 선입견 없이 개인의 판단에 따라 이념과 사상을 논할 수 있는 ‘진정한 정치’의 싹이 텄다.

그러나 최근 국민의힘의 행보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전두환 옹호’, ‘개 사과’ 등 잇단 망언으로 논란 투성이다. 예비후보들의 스킨십이나 공약을 보면 구애는 커녕 ‘괄시’ 수준이다. 상대 실책에 기반한 진정성 없는 ‘선거용 정치쇼’만 반복한다면 호남 구애, 정권 교체는 요원할 것이다.

광주에 불어온 보수의 바람이 한 계절 그치는 계절풍이 될지, 1년 내내 불어오는 무역풍이 될지는 대선까지 남은 4달여에 달렸다. 전혀 다른 노선의 지역을 보듬을 각오를 새롭게 다져야 한다. 호남에 대한 진정성과 특색 있는 정책의 실현 가능성을 보여줄 때, 마침내 광주에서 보수정당에 표를 줬다는 사실을 숨기지 않게 될 것이다. 민주당이 그 이상 와신상담의 자세로 각성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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