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지역
문화
스포츠
기획
특집
오피니언
사람들
전매광장
화요세평
열린세상
데스크칼럼
사설
에세이

지방의회와 두 마리 소
오선우 정치부 기자

2021. 11.22. 18:49:36

지방의회 의원들의 의정활동 결과를 살피다 보니 문득 ‘황희 정승과 두 마리 소’라는 이야기가 생각났다. 황희 정승이 농사철 밭을 갈던 검은 소와 누렁소를 보고 누가 더 일을 잘하냐고 묻자 농부가 다가와 귀에 대고 작게 누렁소가 더 잘한다고 대답한 일화다. 남의 단점을 함부로 말해서도, 남과 비교해서도 안 된다는 교훈을 준다.

그러나 남의 허물을 들추고 지적하는 일은 기자라면 응당 해야 하는 숙명이다. 대상이 공무원이나 정치인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누가 일을 안하는지, 못하는지를 따지다 보면 자연스레 처지가 비슷하거나 같은 그룹에 속해 있는 다른 이들과 비교할 수밖에 없다.

지방의회 의원들을 바라보는 관점과도 결이 같다. 의원 전체가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열정과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지역민들이 만족할 만한 성과를 모두가 내지는 못한다. 개중에는 능력 자체가 부족한 이들도 있고, 능력은 있으나 의지가 부족한 이들도 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제8대 광주시의회 3년 반 동안의 결과물에 나타나 있다. 의장단 구성 과정에서의 알력다툼과 파행, 의원 개인의 비리나 사생활 문제는 물론이고 의정활동 면면에도 드러난다. 임기 말로 갈수록 의원들을 압박하는 분석과 평가, 비판은 더 거세질 것이다.

끝나가는 임기라고 대충할 게 아니다.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자치분권 실현을 앞둔 상황에서 정작 의원들의 마음가짐과 자질이 바뀌지 않는다면, 지역민의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지는 것은 물론 수십 년간 지방의회에 꼬리표처럼 따라붙는‘무용론’을 떨칠 수 없다. 적어도 정치판에 계속 남아 있고 싶다면 남은 기간 어떻게 하면 현안을 한 개라도 더 처리하고, 지역민의 목소리를 한 마디라도 더 들을 수 있을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

지역민들은 6개월 후 내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투표로 의원들을 심판할 것이다. 누가 검은 소이며, 누가 누렁소인지.

정치

사람들

경제

사회

기사 목록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