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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포츠 담론
김석환 광주스포츠과학연구소장

2022. 01.13. 15:59:53

코로나19의 상처가 깊다. 스포츠도 마찬가지다. 크기와 형태만 다를 뿐이다. 한국 스포츠는 시대적 변화에 직면해 있다. 스포츠 강국의 지위마저 흔들린다. 2020도쿄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단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메달 순위 16위를 기록했다. 금메달 수만 보면 1984년 로스앤젤레스 대회 이래 37년 만에 가장 적은 숫자다. 진실은 차가운 법이다. 지금의 선택과 실행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 환골탈태를 통해 새로운 역사를 맞아야 한다. 무엇을 해야 할까?



‘파인만 알고리즘’과 ‘회복력’



알고리즘(algorithm)은 대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아랍의 수학자 ‘알 콰리즈미’의 이름에서 따왔다. ‘어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정해진 일련의 절차나 방법’을 의미한다. 미국의 이론물리학자이자, 양자전기역학의 재규격화 이론으로 1965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처드 파인만은 어떤 문제라도 풀지 못할 것이 없는 기발한 문제 해결법을 제안했다. 위대한 이론은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설명한다. 세 단계로 이루어진 파인만 알고리즘이다. 첫째, 해결하고자 하는 문제를 종이에 쓴다. 둘째, 골똘히 생각한다. 셋째, 답을 쓴다. 이 방법은 의외로 큰 힘을 발휘한다. 가장 큰 장점은 구체적 전략을 세울 수 있고,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여 실마리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 더불어 구체적 질문의 형태로 쓰다 보면, 앎의 부족을 파악할 수 있다. 스포츠 정책 입안자는 이 알고리즘을 활용하기 바란다.

회복력(resilience)이라는 용어는 ‘다시 뛰어 오른다’라는 뜻의 라틴어 리실리오(resilio)에서 비롯됐다. 시스템 내·외부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불안정성을 극복하여 원래 기능을 회복하는 능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우리가 현대사회에서 맞닥뜨리게 되는 위험요인은 예측 가능성이 어려워지고 있으며, 원인을 단일 요소로 규정하기 힘들다는 점이다. 예측 불가능성은 문제의 복잡성에 기인한다. 오늘날에는 다양한 분야에서 개념이 확장되어 새로운 질서와 규범을 모색하는 노력 또는 능력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활용된다.

한국 스포츠의 문제점은 현장과의 괴리가 심하다는 점이다.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사항들도 문제점이 많다. 변화의 속도는 빠르지만 관련 정책들이 이를 따라가지 못한다. 따라서 회복력은 현장의 문제점을 반복적으로 유발하는 구조적 문제의 개선을 통해 이전과 다른 시스템을 만들어내는 창발성(emergence)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이해해야 한다. 즉, 문제 발생의 악순환 고리를 끊어 위험요인을 구조적으로 감소시키고, 기존 시스템과는 다른 새로운 질서와 규범, 가치를 가진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우리만의 ‘이야기’ 필요



역사는 이야기로 구성된다. 미래는 다가오는 것이 아니라 창조하는 것이다. 방황은 그만하면 됐다. 땜질식 스포츠 정책은 철퇴를 맞았다. 과거와 같은 방식으로 대책만을 발표하면서 다른 결과를 원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지금까지의 정책들은 입안부터 집행까지 일관성이 결여됐고, 문제가 있을 때마다 단기적 대응과 처방에 치우친 정책들을 되풀이했다. 정부는 스포츠 정책의 실패를 인정하고 체계적이고 상식이 통하는 실행 가능한 정책을 수립할 책임과 의무가 있다.

어둠이 깊을수록 별은 빛난다. 차기 정부는 정책의 일관성을 가지고 거시적 관점에서 근본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 한국 스포츠의 구조개혁 시스템을 정비할 수 있는 국가체육위원회나 체육청 등의 설립을 통한 컨트롤 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기득권 세력의 방해를 물리치는 것도 중요하다.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현장에서 땀 흘리는 선수들이 눈에 보이지 않는다고 없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목소리는 힘이 없어 잘 들리지 않을 뿐이다. 문이 닫혔는지 알아보려면 먼저 문을 밀어봐야 한다.

고대 그리스에는 시간을 의미하는 단어가 두 개 있었다. 크로노스(chronos)와 카이로스(kairos)다. 크로노스는 일반적인 시간이다. 시계 속의 분, 달력 속의 달이다. 카이로스는 딱 맞는 적절한 때를 의미한다. 이번 대통령 선거는 무르익은 기회다. 스포츠 정책에 관심을 갖고 시대적 비전과 공약을 검증해야 하는 이유다. 정책은 과감해야 하지만, 동시에 치밀하고 정교해야 한다. 과거는 미래를 위한 물음이다. 가만히 있다가는 ‘오징어 게임’의 대사처럼 “이러다 다~하~죽어”라는 말이 현실이 된다. 행동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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