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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고·차별…탈북민 정착 힘들다
407명 중 75명 "재입북 생각해본 적 있다" 응답
의지할 곳 없어 소외감 증폭…"인식 개선 필요"

2022. 01.20. 19:32:48

[전남매일=홍승현 기자] “탈북한 이후 3년 여간 한국에 정착하기 정말 힘들었어요. 대북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따가운 눈총을 받고 의지할 데도 없다 보니 다시 돌아가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20일 식당을 운영하는 탈북민 A씨는 중국 유학 중 ‘자유’에 대한 갈망과 기대감을 갖고 2010년 한국 땅을 밟았다.

변변한 자격증 하나 없던 그는 구직을 위해 각종 직업훈련을 받았고, 생계를 위해 아르바이트 3개를 병행하기도 했다.

회계사의 꿈을 키우며 노력한 탓에 10개 이상의 국가기술자격증 취득에 성공했지만, 회사 공개채용에서 번번이 실패했다. 재산도 없고 연고도 없는 탈북민에게 예산을 관리하는 보직에 둘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A씨는 “이곳은 노력하면 모든 걸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고 이후 우울감에 시달렸다”며 “‘북에서 계속 장교생활을 이어갔다면 더 성공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고 다시 월북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최근 탈북 1년여 만에 재월북한 탈북민 사건이 발생해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인식과 편견 등으로 ‘탈남’을 선택한 탈북민이 700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극심한 빈곤과 혹독한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들이 실제로는 소외감과 구인난·생활고로 고통을 받고 있어 안정적인 정착과 소속감 제고를 위한 실질적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발표한 ‘2021 북한이탈주민 경제사회통합 실태 보고서’ 등에 따르면 조사 대상 탈북민 407명 중 75명(18.5%)이 ‘재입북을 생각해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광주에서는 지난해 12월 기준 557명의 탈북민들이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월북을 생각한 이유로는 ‘고향 및 가족에 대한 향수’가 77.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그 외 이유로는 생계·정신건강·교육 및 진학 등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문제 발생의 근본적 이유로 탈북민에 대한 편견과 따가운 시선이 이들의 소외감과 외로움을 증폭시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로인해 대부분 가족·지인 없이 홀로서기를 해야 하는 탈북민들은 정착을 위해 직업 등을 가지고 사회구성원의 일환이 되려 노력하지만 따가운 시선으로 힘겨워 하는 실정이다.

실제 탈북민들은 부푼 꿈을 안고 남한으로 내려와 낯선 사회에 적응해 보려 했지만 차별과 편견, 비하발언으로 인해 곤욕을 겪을 때가 많았다.

평안남도에서 온 B씨는 “말투가 달라서 ‘어디서 왔냐’는 질문과 옷을 차려 입으면 ‘돈이 어디서 나서 옷을 샀느냐’ 등 의도가 보이는 말을 듣는다”면서 “탈북민이라는 사실을 알고나면 친해지기 꺼려하고 비하 발언을 일삼는 사람도 있었다”고 푸념했다.

또 다른 탈북민 C씨도 “핵실험·군사도발 등 대북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화가 난 손님들이 식당에 찾아와 분풀이를 한다”며 “내가 한 일도 아니고 지금은 한국 주민인데 정말 억울하고 대북문제가 발생할 땐 식당 문을 잠깐 닫을까 고민도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물질적 지원·복지는 충분하지만 인식 개선 등 정신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며 지자체별로 조례 제정이나 법 개정을 통한 실질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북한 이탈주민 지원센터 관계자는 “한 민족이지만 다른 환경에서 살다온 탓에 각종 교육에도 한국에 적응하기 힘든 실정이고 이러한 편견으로 인해 움츠러들고 더 소외감을 느끼는 센터 회원도 많다”며 “지역사회에서의 탈북민에 대한 인식개선이 가장 먼저 이뤄져야 할 것이고 당국에서도 실질적인 정신건강 증진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홍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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