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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시장 후보에 대한 시대적 요구

2022. 03.27. 19:08:06

<열린세상>광주시장 후보에 대한 시대적 요구
정진탄 월간국장 겸 논설위원


지난 대선에서 광주 표심은 일단 두 가지 점에서 놀라웠다. 하나는 막판 결집을 이룰지, 그러면 어느 정도일지를 놓고 설왕설래가 있었지만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에게 84.8%의 표를 몰아줘 ‘당연하지만 비당연한 느낌’을 줬다. 역대급 비호감 선거란 수식어가 붙고, 이 후보에 대한 지지율이 여러 여론조사에서 상당기간 60%대 후반에 머물렀기 때문이다. 또 하나 의외였던 점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12.72%를 득표한데다 광주의 강남으로 불리는 봉선 2동에서 21.87%, 이곳 제5투표소에서는 40% 가까이 표를 얻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후보가 이런 저력을 발휘하기는 처음이다.

다 아는 얘기를 반복하는 이유는 민주당 텃밭 유권자들의 충성도가 매우 높다는 점, 그러면서도 동시에 텃밭에서 뭔가 꿈틀대는 징후가 있음을 엿보게 하기 때문이다. 1980년대 민주화 투쟁시절 횡행하던 사회계급론에 입각하면 봉선 2동의 경우 중산층 이상, 즉 ‘가진 자’의 투표 심리를 표출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 물론 종부세 등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관련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해 야권 후보에게 두드러진 지지를 했다고 할 수 있다. 부동산 단가가 높은 수완지구 등에서도 유사한 성격의 투표 행태가 살짝 비치긴 했다. 그러나 봉선 2동 제5투표소처럼 윤 후보의 득표율이 치솟지 않았다.

‘가진 자’ 투표 심리 반영된 듯

봉선 2동을 포함한 봉선동은 옛날부터 부촌으로 의사와 같은 전문인·식자 계층이 많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의 투표 성향이 단순히 부동산 실정에 발끈해서인지 아니면 또 다른 이유가 있어서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부자동네인 이곳 주민들이 민주당의 광팬이 아닌 것은 분명하다. 옛날식 운동권 용어를 빌리면 기층민중과는 다른 정치적 성격을 보인다. 이를 단순 도식적으로 말하면 광주에 부자가 많아지면 민주당의 텃밭은 불안해질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물론 자칭 ‘강남 좌파’들이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이데올로기적, 정치적 성향이 다른 일부 세력은 민주당의 ‘가스라이팅’(심리 조작)을 지적한다. 텃밭 유권자들의 현실적 인식·판단 능력을 떨어뜨려 지배력을 유지해 간다는 것이다. 민주당에서 경제적 풍요를 느끼게 하는 정책-예를 들면 복합쇼핑몰 유치-을 제공하지 않거나 잘 펴지 못해도 이를 탓하기보다 결국 민주당 팬으로 되돌아간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기층민중이 민주당에 돌을 던질 일이 있더라도 그러지 못하게 된다는 뜻이다. 정말 그런 것이라면 이는 엄청난 해악이 아닐 수 없다.

오죽했으면 이런 인식의 틀까지 동원됐겠는가를 민주당은 따져보고 반성해야 한다. 선거 때마다 민주당에 압도적 지지를 보낸 것은 그때마다 구국의 결단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기름진 텃밭, 풍요로운 지역발전을 위한 염원이 강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알고 있으면서도 이를 실행에 옮기지 않으면 가스라이팅이란 말이 유행할 수밖에 없다. 당선시켜주면 그때뿐이라는 푸념이 얼마나 많은가.

이념적 대립, 진영 간 갈등, 정국 주도권 차원에서 지역 유권자들이 민주당을 거의 종교적 수준의 믿음으로 밀어줬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는 큰 혜택을 볼 것이다. 이 지점에서 민주당 후보, 특히 광주시장 후보는 시민들의 정치적 상실감과 앞으로 우려되는 경제적 소외감을 어떻게 헤쳐갈 지 그 일단을 내비쳐야 한다. 웅크린 국토의 서남부를 일으켜 세울 묘책을, 묘책이 마땅치 않으면 일에 대한 열정을 보여줘야 한다.

시민 행복, 상생 비전으로 실현

유권자들은 분명히 알고 있다. 지방선거는 일꾼을 뽑는 것이지 정치꾼을 뽑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더욱이 극단적 진영싸움의 한쪽이었던 윤석열 새 정부를 상대해야 하는 광역단체장으로선 정치적 날을 세워서는 일이 풀리기보다 심각하게 꼬일 수 있다. 지방뿐 아니라 중앙 여러 부처에서 다년간 공직 생활을 토대로 새 정부 내에서 행정적인 말발이 먹히게 하는 그런 이가 필요하다.

주지하는 것처럼 광주시장 자리는 권력 차원의 대권 승부수를 띄우거나 이를 돕는 자리가 아니다. 오로지 지역 발전을 위한 청사진과 실천력을 가진 이에게 돌아가야 한다. 광주는 노사 상생형 광주형 일자리, 인공지능(AI) 중심도시다. 4차 산업혁명의 시기 미래 지역발전과 시민 행복은 대립각으로 오는 것이 아니라 상생 비전으로 온다. 이런 시대적 소명을 감당할 이가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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