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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희망은 어떻게 오나

2022. 04.17. 19:37:27

<열린 세상> 광주 희망은 어떻게 오나
정진탄 월간국장 겸 논설위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국민의힘 지도부와 함께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대구 유세에서 “호남이 잘 되어야 영남이 잘 되고, 대한민국이 잘 된다”고 했다. 왠지 약무호남시무국가를 연상케 했다. 호남과 영남 대결시대를 접고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상생의 미래상 일면을 지적했다.

허나 윤석열 새 정부의 내각 인선을 보니 불안해진다. 능력 위주의 인선이라고 하나 18개 부처에 광주·전남 인물은 한명도 없다. 마치 ‘광주·전남이 잘못되어야 영남이 잘 되고, 대한민국이 잘 된다’고 하는 것처럼 들린다. 한쪽의 희생으로 상생은 이뤄질 수 없음을 알아야 할진대 아무래도 국정의 험로가 우려된다. 이번 조각을 보면서 광주·전남인은 속으로 ‘한’을 차곡차곡 쌓아갈 것이다. 호남이 잘못되면 결국 영남과 대한민국이 모두 잘못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시대정신 상생의 길 모색

광주와 전남은 어떠하냐 하면, 그동안 행정통합을 추진키로 약속하며 상생의 길을 찾아 나섰다. 민선 8기를 맞으면 속도감 있는 흐름을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군 공항 이전을 둘러싼 갈등이 임계치를 넘어설 때가 있을 것으로 예측되지만 결국 상생의 길로 돌아설 것이다. 또 그렇게 가야 한다. 복합쇼핑몰 유치와 같은 문제 또한 한바탕 홍역을 치르는 동안 이해 충돌자 간의 논의와 설득, 대안 모색이 이어지며 ‘상생 정리’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 같은 충돌과 해결의 과정이 과거엔 ‘정·반·합’이란 이론으로 설명되곤 했다. 이 이론은 특히 사회·역사발전 단계를 설명하는데 유용한 도구로 쓰였다. 명쾌한 논리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준다는 점에서 이상사회를 꿈꾸는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그 청년들이 이제 중년이 돼 우리사회 곳곳에서 중요한 자리를 꿰찼지만 자성론을 듣고 있고, 그 중심에 586 퇴장론이 있다. 어찌 586에 끼었다고 퇴장해야 할까마는 시대적 변천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해 닥친 어쩔 수 없음이다.

필자는 여기서 정·반·합, 즉 맑스주의 계열 이론이 옳고 틀리다거나 586 세력이 퇴장해야 한다는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다. 역사발전 이론과 인식론적 틀은 우리 생각의 증폭일 뿐 실제 세계를 결코 완전하게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설탕물이 달다고 제 아무리 설명해본들 실제 설탕물의 단맛을 느끼게 해주지 못하는 것과 같다.

돌고 돌아 이제와 우리는 말한다, 공정과 상식을. 권력 차원의 어떤 프레임이 씌워지더라도 우리는 선험적, 경험적으로 안다. 무엇이 공정하고 그렇지 않은 지를. 다름 아닌 양심이 우리 안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공정과 상식, 사실 이것은 양심의 다른 표현이다. 양심은 인간의 ‘원점’이다. 양심만큼 인간과 현실을 꿰뚫어 보게 하는 기준은 없다. 여타 사회이론은 설탕물이 달다고 설명하는 것에 불과하다. 양심이 설탕물의 단맛, 즉 본질을 알게 해준다.

이데올로기 속에 갇히지 않은 MZ세대는 공정을 부르짖는다. 다시 말해 양심에 부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가 최고의 기준이다. MZ가 그것을 삶의 기준으로 삼고 있으니 허위의식에 물든 기성 정치권은 꼼짝 못한다. 양심, 즉 원점을 벗어난 것은 허위의식이고 이데올로기다. 사회과학은 실제 이데올로기를 허위의식으로 규정한다.

정리해 말하면 허위의식, 이데올로기, 정·반·합 모두 양심의 하위기준일 뿐이다. 현실을 읽는 임시장치에 불과한 것이다. 때문에 이런 것에 지나치게 기대어 주장하면 본질 또는 전체를 보지 못하는 결과를 낳는다. 헌데 양심은 무엇인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인간 삶의 질서를 부여해주는 그 무엇이다. 이 때문에 어떤 이는 성령과 불성, 나아가 하나님, 부처님과 거의 동급으로 본다. 양심은 실로 엄청난 것이다.

복잡다기한 문제 해법 ‘양심’

시대정신인 상생은 양심의 회복, 양심의 확대다. 양심이란 공통분모를 키우고, 개체적 욕심을 좀 내려놓는 것이다. 수년 전 광주와 대구의 코로나 병상연대가 대단한 호평을 받았다. 대구의 감염 환자들을 광주의 병원에서 치료해준 훈훈한 일이 지금도 회자된다. 어려움에 처한 대구시민을 양심의 한 갈래인 측은지심으로 도운 것이다. 영호남이 정치적 표심(욕심)으로 나뉘어도 양심을 통해선 하나가 됐다. 달빛내륙철도 건설과 아시안게임 공동유치 결의도 이런 연장선이다. 윤 당선인이 말한 대로 호남과 영남이 잘 되고, 또 그렇게 되니 대한민국이 좋아지는 사례다. 윤 당선인은 이를 되새겨야 할 때다.

우리사회, 지역 안팎의 복잡다기한 문제는 양심의 확장성으로 해결되고 치유된다. 대결이나 투쟁 같은 것은 일시적이며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란 뜻이다. 광주형 일자리가 이를 실증해준다. 미래 희망은 상생을 통하지 않고선 어렵다. 국가·지역발전, 시민의 안녕, 복지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인물은 이 같은 시대적 마인드를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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